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다운 마지막 밤이었다.
아르헨티나는 7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에스타디오 모누멘탈에서 열린 베냉과 국제 친선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었다. 20년 넘게 아르헨티나의 상징으로 활약한 메시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감정이 북받쳤다.
메시는 대표팀 버스를 타고 에세이사에서 모누멘탈 스타디움으로 이동하던 도중 눈물을 흘렸다. 버스 주변에는 아르헨티나 국기를 든 수많은 팬들이 몰려 메시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현지 매체 노티시아스 아르헨티나스는 "메시가 이날 밤 베냉과 치르는 고별전을 위해 경기장으로 이동하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버스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팀 버스가 출발한 순간부터 수많은 팬들이 차량 행렬을 둘러쌌다"며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떠나게 된다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모누멘탈 스타디움 역시 일찌감치 메시를 보기 위한 팬들로 가득 찼다. 매체는 "경기장 문은 오후 4시에 열렸고, 그 전부터 주변이 수많은 팬들로 붐볐다"고 전했다.
21년 동안 입었던 하늘색과 흰색 유니폼을 이제 내려놓는다는 사실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경기장에서도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메시는 세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했고, 아르헨티나 국가가 울려 퍼지자 다시 눈물을 보였다.
메시만 운 것이 아니었다. 2018년부터 아르헨티나를 이끌며 메시와 함께 황금기를 만든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도 국가를 들으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팀 동료 엔조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시티)도 울먹였다.

이날 모누멘탈을 가득 채운 8만5000여 명의 팬들도 메시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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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에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가수 세르히오 토레스가 무대에 올랐다.
이 역시 메시를 위한 깜짝 이벤트였다. 노티시아스 아르헨티나스는 "세르히오 토레스는 다리오 산코와 함께 '로스 칼리스'에서 활동했다"며 "로스 칼리스는 메시가 특히 좋아했던 그룹으로, 대표팀 소집 때마다 즐겨 들었던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전반 10분에는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메시가 오랫동안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순간이었다.
주심이 경기를 멈추자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메시의 이름을 외쳤다. 베냉 선수들도 메시에게 다가가 마지막 무대를 축하했다.
메시는 마지막 경기에서도 여전히 에이스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들어 메시를 중심으로 화력이 폭발했다.
후반 3분 메시가 니콜라스 오타멘디(리버 플레이트)의 선제골을 도왔다. 후반 16분에도 메시였다. 이번에는 니코 파스(코모)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리고 후반 26분에는 직접 골까지 터뜨렸다. 아르헨티나가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키커로 나선 메시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대표팀 마지막 경기에서 터뜨린 마지막 골이었다.
아르헨티나는 그대로 3-0 대승을 거뒀다. 메시는 1골 2도움으로 아르헨티나의 세 골에 모두 관여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메시에게 양 팀 최고 평점인 9.3을 부여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특별한 장면은 이어졌다. 베냉 선수들이 메시에게 다가가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경기를 진행한 주심까지 메시를 찾아가 작별 인사를 나눴다. 아르헨티나 동료들은 물론 상대 선수와 심판까지 한 시대를 대표한 축구선수의 마지막을 함께 축하했다.
축구 전문 매체 433에 따르면 메시는 마이크를 잡고 "이 유니폼에 감사할 뿐이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힘든 순간에도 나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늘 이곳에 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함께하지 못하고, 아르헨티나를 위해 뛰지 못한다는 건 정말 많이 아플 것 같다"며 "내가 결정할 수 있다면 평생 이곳에 있고 싶다. 아르헨티나를 위해 뛰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메시는 이날을 끝으로 아르헨티나 A대표팀에서 21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005년 8월 헝가리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마지막 베냉전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8경기에 출전했다. 그동안 기록한 득점은 무려 126골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이다.
또 메시는 베냉전에서 도움 2개를 추가하면서 도움도 70개까지 늘렸다. 출전과 득점, 도움 모두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무엇보다 우승 트로피들이 메시의 대표팀 커리어를 완성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 첫 A대표팀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마침내 월드컵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2024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아르헨티나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39세가 된 뒤에도 실력은 여전했다. 메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이끌며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장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메시는 1골 2도움을 몰아치며 아르헨티나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가장 메시다운 방식으로 21년의 대표팀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