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를 100g 차이로 실격시키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번엔 세계선수권대회로 향하다 환승 비행기까지 놓쳤다. 잇따른 선수단 부실 관리 논란 끝에 정성숙 여자 유도대표팀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뉴스1'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정성숙 감독은 13일 2026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앞에서 감독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논란의 발단은 아시안게임 여자 48kg급 경기였다. 정수진(용인대)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유도 여자 48kg급 16강에서 타지키스탄의 알리야 무미노바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시작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고, 실격패하고 말았다.
이유는 바로 계체 통과 실패였다. 정수진은 당일 오전 실시된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넘겼다. 두 번째 계체에서는 해당 체급 기준의 5%까지 초과가 허용된다. 여자 48kg급 정수진에게 허용된 최대 체중은 50.4kg이었지만, 그는 50.5kg로 측정되면서 단 100g 차이로 실격 처리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불운 혹은 체중 관리 실패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4일 정수진이 직접 입을 열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수진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합 당일 계체 추첨 결과를 감독님과 코치님이 확인하신 후 저는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해 주셨다"라며 감독과 코치에게 두 차례나 확인했으나 자신이 대상자가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결국 정수진은 코칭스태프의 안내를 믿고 경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약 300g의 죽과 바나나 200g, 스포츠음료 600g을 섭취했다. 그러나 계체 마감을 약 15분 앞두고서야 실제로 자신이 대상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정수진은 먹은 걸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자르면서 체중을 맞추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수진은 사건 이후 정성숙 감독과 코치진이 자신에게 미안하다며 할 말이 없다고 했고, 한국에 돌아가면 책임지겠다는 말만 남긴 채 다른 선수들을 지도하느라 바빴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자신에게 무수히 많은 억측과 비난이 쏟아졌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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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정수진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오늘 아침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이대로 마무리가 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하셨다"며 은폐를 종용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글을 올리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못할 수도 있단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은퇴까지 각오한 심정으로 호소했다.
충격적인 폭로 내용에 비판이 쏟아졌고, 해외에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IB타임스' 호주판은 "코칭스태프의 실수가 선수의 출전 기회를 앗아갔다"며 "여자 최경량급에서 한국을 대표할 가장 유망한 젊은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정수진에게 중대한 좌절"이라고 조명했다.
그런 가운데 또 부실 관리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정성숙 감독을 포함한 일행이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환승하던 중 비행기를 놓친 것. 약 9시간을 대기한 뒤 대체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결국 정성숙 감독은 대회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모든 책임은 지도자에게 있다. 가슴이 아프다. 정수진 선수에게 미안하고 죄스럽다"라며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계체 실패 논란을 무마하려 했다는 정수진 측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한유도회는 지난 5일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조사를 통해 계체 대상 확인 및 전달 과정과 선수단의 대응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과 원칙에 근거하여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16일 내부 평가회를 열어 조치를 결정하고, 정성숙 감독의 사임서가 제출되는 대로 공식 절차를 밟을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