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내분설'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국정감사장에서는 주장 손흥민(34, LAFC)이 이름 대신 '7번'이나 '그분'으로 불린다는 충격적인 주장까지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장 직무대행을 향해 대표팀 내부 갈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협회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물었다.
정 의원은 먼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7번'이라고 부른다는 사람이 누군지 아시냐. 사람 이름을, 선수 이름을 부르지 않고 '7번'이라고 부르는"이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직무대행은 "손흥민 선수"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위원은 "선수단 내부에서는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그냥 '7번, '그분' 이렇게 부른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모양"이라며 "단순한 별명인지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조차 껄끄러울 만큼 선수들 내부 팀워크가 불편해진 건지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대표팀의 리더십이 분란을 일으키고 총체적으로 무너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이 끝난 뒤 김민재가 작심발언을 터트린 방송 인터뷰와 내부 문제를 암시한 황인범의 믹스트존 인터뷰도 국정감사장에서 언급됐다. 정 위원은 두 선수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이른바 '96라인 동반 은퇴설'을 거론했다.
앞서 김민재는 베네수엘라와 경기를 마친 뒤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당시 그는 "솔직히 수비 선수들 보면 불쌍하다"며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 전체가 하나가 돼서 뛰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수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다 같이 머리 처박고 열심히 해야 될 거 같다"고 선수단 전체의 각성을 촉구했다.
황인범 역시 "대표팀 9년 차 정도 됐다. 변화돼야 되는 것들이 많은데 잘 안 되고 있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고 토로하며 "(협회) 회장님이 지금 안 계신 상황이다. 감독님도 '임시' 감독님으로 오셨다. 어떻게 될지 미래를 모르는 상황이다. 선수들 입장에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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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이후에는 1996년생 동갑내기 3인방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이 일부 동료들에게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은퇴 소동'까지 불거졌다. 이로 인해 92라인과 96라인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주장부터 손흥민이 왕따당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이 직무대행에게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이 세 선수와 자정을 넘어서까지 면담한 게 사실인지, 해당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물었다.
이 직무대행은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간략하게 보고 받았다. 현영민 위원장은 감독님과 협의를 통해 라커룸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표팀 안에서 계속 논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내부에서 갈등을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답변. 이 직무대행은 "많은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대외적으로는 밝힐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냐는 정 의원의 말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정 의원은 2023년 김민재의 손흥민 소셜 미디어 '언팔 논란', 2024년 아시안컵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2026 북중미 월드컵 인터뷰 보이콧을 둘러싼 선수들 간 입장 차이 등 선수단 내부 문제가 반복되어 왔다고 지적하며 협회의 적절하지 못한 대응이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손흥민과 96라인의 갈등설도 언급됐다. 정 의원은 "9년 동안 계속된 손흥민 주장 체제에 대해 96라인이라고 하는 선수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게 계속 쌓여온 것 아니냐"고 짚었다. 이 직무대행은 "그 부분은 말씀드리기가 조금...죄송하다"라며 말을 아꼈다.
결국엔 협회가 더 적극적으로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과연 축구협회가 대표팀에 관해 어떤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을지, 왜 축구대표팀은 잡음이나 갈등이 계속되는지, 어떤 감독이 들어온다고 해도 무너진 리더십을 수습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는 것 아니겠느냐"고 역설했다.
이 직무대행은 월드컵 당시 선수단 내부에서 인터뷰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안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재생산되며 불필요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임시 감독 체제이긴 하나, 모레노 감독님이 선수단 안에서 관계를 조율해 나가며 하나하나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님을 중심으로 11월 A매치 두 경기,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조금씩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대표팀 안에서 일어난 선수 간의 여러 문제를 협회가 일일이 지시하거나 간섭하기는 솔직히 쉽지는 않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