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위한 논어 이야기]거직조저왕(擧直措儲枉)
애공(哀公)은 공자의 조국 노나라의 마지막 왕이다. 왕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문자 그대로 슬픈 왕이었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 왕위를 물려받았을 때 10세 전후의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왕은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고 모든 실권은 맹손씨, 계손씨, 숙손씨의 소위 ‘삼환’씨가 잡고 있었다.
장성하면서 비애와 답답함을 느낀 애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거직조저왕(擧直措儲枉), 즉민복(則民服) 거왕조저직(擧枉措儲直), 즉민불복(則民不服) :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등용하고 정직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는다.“
삼환씨는 왕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좇아 횡포를 일삼았기 때문에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공자가 이를 통탄하며 정직한 사람을 등용해야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당시 권력의 실세였던 삼환씨를 비롯한 지도층이 정직하지 못해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고 일깨워준 것이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우리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사가 문제가 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공자시절이나 지금이나 인사가 만사라는 사실을 올바르게 인식하면 될 텐데 그것이 안 되는 것을 보면 인사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왜 어려운 것일까. 공자의 진단대로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직한 사람은 누구인가. 무엇보다도 투명한 사람이다. 정직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사람을 정직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투명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원칙이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이 공개된다는 자세로 일을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변칙을 선호하는 사람은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요즈음 지방자치단체 단체장 중에는 모든 일정과 판공비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체장의 움직임과 재정의 투명성을 시스템화한 것이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밀실에서 하지 않고 인사위원회를 만들어 공정하게 처리하면 그 만큼 정직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다면평가를 실시하여 상사 동료 고객 부하로부터 다각적인 각도에서 평가를 받으면 그 만큼 정직성은 높아질 것이다.
정직한 사람은 또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발탁할 때 사심에 치우치면 곤란하다. 학연이나 혈연 또는 지연에 따라 사람을 등용하면 능력 있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정말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또 자신과 성향이 비슷하다고 해서 등용하면 이 역시 화를 자초할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성공한 지자체 단체장으로 이명박 서울시장과 김흥식 장성군수를 선정하여 대담을 한 적이 있다. 이들은 인사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프로젝트와 교통시스템을 개편할 때 “최고전문가를 찾으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을 찾으면 일을 쉽게 할지는 모르나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적재적소에 능력있는 사람을 배치한 것이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김흥식 장성군수 역시 능력주의 인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군수가 되자마자 토호세력과 지역언론에 의해 휘둘리던 인사문제를 능력주의로 돌파했다. 연공과 연줄이 아니라 능력을 최우선으로 인재를 선발하여 전문가로 양성했다. 장성군의 명품으로 자리잡은 ‘장성 아카데미’도 초대교육계장을 7년씩이나 봉사하게 하면서 교육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능력을 기준으로 인사를 하고 한 자리에서 3-4년씩 장기간 동안 근무케하여 전문가로 양성한 다음에 이동을 시키고 있다. ‘주식회사 장성군’은 정직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한 데서 그 성공요인을 찾을 수 있다.
나아가 정직하고 능력있는 인사를 찾으려면 삼고초려를 해야한다. 지식사회는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최근 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찾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인재를 중시하는 풍토가 점점 정착되는 모습을 본다.
공자가 제시한 인사원칙인 거직조저왕(擧直措儲枉)은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면 백성과 구성원들이 존중하며 자발적으로 따르게 된다.
독자들의 PICK!
그렇지 않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등용하면 원망과 불평이 돌아온다. 자신의 인사원칙은 거직조저왕(擧直措儲枉) 인지 아니면 거왕조저직(擧枉措儲直)인지를 스스로 점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