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100명 배출한 마을의 비밀

박사 100명 배출한 마을의 비밀

양병무 인간개발연구원장
2007.02.01 12:15

[CEO를 위한 논어이야기]이인위미(里仁爲美)

논어를 보면서 유명한 `맹모삼천지교`를 연상케 하는 구절이 이인(里仁)편 첫머리에 나온다.

 

“이인위미(里仁爲美), 택불처인(擇不處仁), 焉得知(언득지) : 풍속이 인후한 마을에 사는 것이 아름답다. 인후한 마음이 있는 곳을 택하여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 ”

 

공자 사상의 핵심은 인(仁)에 있다. 인자(仁者)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교육의 목적이 되다. 인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仁(인)한 곳에 머물러야 한다. 이인(里仁)이란 '仁(인)이 있는 마을에 사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이인위미는 좋은 동네에 사는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다. 왕대밭에서 왕대 난다고 했다. 훌륭한 인물들이 배출된 곳에서 역시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 이는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는 박사가 100명이나 배출된 박사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서는 1963년에 송병덕씨가 미국에서 처음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송 박사의 옆집, 앞집, 뒷집에서 박사가 나오더니 박사들은 동네에서 마을로 퍼져갔다. 집안마다 박사가 하나도 아니고 둘 셋씩 나오는 경우도 있어 자식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고 한다.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유엔총회의장 등을 지낸 한승수씨도 바로 이 마을 출신이다.

 

이렇게 많은 박사가 배출된 근원이 어디에 있을까. 환경에서 찾기도 한다. 이 지역은 바로 앞에는 북한강이 가로막고 또 뒤에는 높은 산이 있어 교통이 유난히 불편했다. 주민들은 다른 지역사람들보다 더 부지런하고 인내심이 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여기에다 이 곳 주민들의 착하고 어진 마음과 학문을 숭상하는 풍속이 있었기에 자녀교육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이인위미(里仁爲美)한 마을이라 박사 배출의 산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공자가 활동하던 농경시대에는 지역이 이인위미(里仁爲美)의 대상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산업사회와 지식사회에서는 그 범위도 학교, 직장, 종교단체 등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로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직장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는 까닭이다. 직장이 사람을 키우고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면 인후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행복한 경영이야기’란 책으로 유명한 조영탁 사장의 휴넷에 초청을 받아 직원들에게 ‘주식회사 장성군의 혁신 성공전략’을 주제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이 때 직원들의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사장이 직원들의 행복에다 최우선 순위를 두다보니 모두가 행복해 보였던 것이다. 기쁨과 보람이 넘치는 직장이라면 역시 이인위미(里仁爲美)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일요일이 기다려지는 교회는 이인위미(里仁爲美)한 곳이다. 감자탕 교회에서는 교회 홈페이지에 매일 성도들의 사진을 올린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다. 웃는 사진만 올리는 것이다. 웃지 않으면 사진이 올라올 수 없기 때문에 성도들이 웃다보니 행복한 교회가 되어 이인위미(里仁爲美)의 모델교회로 성장했다. 성당이나 절도 예외일 수 없다. 기쁜 마음으로 찾아가고 싶은 공동체가 되면 그 자리가 바로 이인위미(里仁爲美)한 곳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미 이인위미(里仁爲美)가 확보된 공간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 이인위미(里仁爲美)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조직문화는 한 사람의 꿈과 비전과 사명에 의해서 바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리더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 영향력이 크든 작든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이인위미(里仁爲美)의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인자가 되어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질고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분명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 가정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아름다운 가치관과 비전이 살아 숨쉬는 里仁爲美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 세계화, 정보화시대의 무한경쟁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도 보람과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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