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銀의 '황당한 예금이자시스템'

HSBC銀의 '황당한 예금이자시스템'

진상현 기자
2007.07.05 08:54

수시입출예금 휴일이자 고무줄 지급..최근에야 조정

HSBC은행이 국내 영업을 시작한 이래 수시입출식 예금의 휴일 이자 계산 방식을 줄곧 국내 은행들과 다른 형태로 적용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십수년동안 이에 대한 성의있는 고객 설명이나 시정 노력이 없다가 최근에야 조정에 나서 자신들의 '글로벌 시스템'에만 집착한 나머지 현지고객 보호를 등한시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HSBC은행은 이달 1일부터 수시로 돈을 넣거나 빼 쓸 수 있는 개인 수시입출식 상품에 대한 이자 계산 방식을 다른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입출금일을 기준으로 바꿔 적용키로 했다.

HSBC은행 관계자는 "지난 2월 출시했던 다이렉트뱅킹과 관련해 민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존 수시입출식 상품의 이자 계산 방식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기준을 변경하게 됐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HSBC은행은 이전까지는 실제 입출금일이 아닌 원장에 입출금이 기록되는 영업일을 기준으로 이자를 지급해 왔다. 원장에는 은행이 문을 여는 영업일을 기준으로 입출금일이 적히기 때문에 휴일, 공휴일, 주말 중에 입금이 이뤄지더라도 기록은 휴일 직후의 영업일에 입금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출금을 언제했느냐에 따라 허점이 발생한다. 토요일 입금했다가 화요일 등 영업일에 출금하면 은행이 사후적으로 원거래시점을 추적해 토·일요일 휴일이자를 정산해 고객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공교롭게 토요일 입금했다가 일요일 출금하는 일이 생기면 기록이 남지않아 하루치 이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이경우 당연히 국내 은행들과 같은 기준으로 이자를 주겠거나 생각했던 고객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HSBC은행 관계자는 "거꾸로 평일에 입금을 해 휴일에 출금을 한 경우에는 출금일이 다음 영업일로 찍혀 고객들이 이자를 더 받는 경우도 있었다"며 "은행의 이해관계 보다는 HSBC의 글로벌 시스템이 한국 은행들의 방식과 달라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기업 수시입출식 상품의 경우에는 휴일 중에 입출금이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아직 기준 변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HSBC은행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너무 늦은 '뒷북대응'이라는 지적이다. HSBC은행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난 1982년부터 25년, 개인영업을 시작한 1998년부터 9년 동안 제대로 된 고객 안내나 시정 조치도 없었기 때문이다.

HSBC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HSBC은행을 이용하는 수시입출금 고객들이 많지 않아 문제 의식을 크게 갖지 못한 것 같다"며 "최근 검토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바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HSBC은행 사례가 현지 소비자들의 편익 보다는 자신들의 '글로벌 시스템'을 지나치게 고집하는 선진 금융기관들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시스템을 고집하다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 경우"라며 자신들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고객에 차이점에 대한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만 그것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HSBC은행은 지난 2월 출시한 다이렉트 뱅킹의 경우 국내 은행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자를 지급해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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