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배 가르나"..국가 명운 걸린 'K반도체' 볼모로 잡은 삼성노조

"거위 배 가르나"..국가 명운 걸린 'K반도체' 볼모로 잡은 삼성노조

박종진 기자, 최지은 기자
2026.03.30 17:30
삼성전자 노사, 교섭 타임라인/그래픽=김다나
삼성전자 노사, 교섭 타임라인/그래픽=김다나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노동조합이 이를 거부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중단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노조가 성과급 제도 변경을 위해 국운을 좌우하는 첨단전략산업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것을 두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은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재원(영입이익의 10%)을 뛰어넘는 영업이익 13% 수준의 보상안을 내놨다.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일 때 삼성전자의 인력 규모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결과로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선인 연봉 50%를 월등히 초과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노조는 '상한선 50% 폐지'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교섭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올해 시장의 실적 예상치를 바탕으로 추정할 때 성과급만 1인당 최소 수억원이 예상되지만 이 같은 배분 방식을 고정하자는 의미다. 그러면서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률 6.2%, 무주택 직원 대상의 최대 5억원 지원(연 1.5%·10년 분할상환) 등의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 탈환 등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중요한 시점에 노사 협력 대신 대립이 지속되자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연봉 1억5800만원의 초고임금 노조가 실질적인 보상안을 거부하고 성과급 제도의 형식적인 변경을 내세우며 교섭을 중단시킨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와 원자재가 급등, 물류 대란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말 22만원대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조가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가지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며 "국민 정서와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노조는 강경한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측 제시안을 보면 기존 OPI 제도의 50%를 초과하는 성과급은 자사주로 지급하는 안이 포함돼 있는데 결국 임직원 임금을 가지고 삼성전자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보유주식이 우호 지분이 될지도 의문이지만 시가총액이 1000조원 넘는 회사에서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자사주가 5조원이든 10조원이든 그게 지배구조 유지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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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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