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수정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역사교과서 수정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류철호 기자
2009.01.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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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저자들 "즉각 항고할 것"

법원이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념 편향 논란을 빚은 '한국 근·현대사(고교용)' 교과서를 수정키로 한 것과 관련해 저자들이 "수정을 금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의 역사교과서 수정작업이 힘을 얻게 됐으나 저자들이 기각 결정에 불복해 항고할 뜻을 밝히면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재판장 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8일 김태웅 서울대 교수 등 금성출판사 소속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저자 5명이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낸 저작인격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출판계약서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수정·개편지시가 있을 때 저작자들은 원고와 자료를 금성출판사에게 인도하고 출판사는 교과서를 수정·개편한다는 약정이 있다"며 "출판사는 이 같은 약정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수정명령 범위에서 교과서를 개편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저작자들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저자 측 소송대리를 맡고 있는 김도형 변호사는 "결정문을 검토한 뒤 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과부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6종 253개 항목을 검토해 55건의 수정권고안을 마련, 지난해 10월말 금성출판사를 비롯한 5개 교과서 발행사에 수정지시문을 보냈다.

이후 출판사들은 지시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전했고 김태웅 교수 등 저자들은 이에 반반해 지난달 15일 "출판사가 직권으로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며 법원에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김 교수 등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검정을 거쳐 과거 6년간 일선 학교에서 사용된 책을 현 정권의 역사관에 맞게 마구 수정하는 것은 교과서검정제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출판사에는 출판권만 있을 뿐 저작자들의 동의없이 임의 또는 직권으로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며 "무단으로 내용을 수정할 경우 저작인격권 중 저작물의 내용이나 형식, 제목을 그대로 유지할 권한인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달 17일 '역사교과전문가협의회'의 검토를 거쳐 금성출판사 등 6개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내용 중 206곳을 수정, 보완키로 최종 결정했다.

수정될 내용은 교과부 권고 53건, 집필진 자체수정 102건, 단순 문구 조정 등 추가수정 51건 등이다.

발행사별로는 '좌편향 교과서'로 낙인찍힌 금성출판사가 교과부 수정권고 38건, 자체수정 26건, 추가수정 9건 등 7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앙출판사가 40건, 두산출판사와 천재교육이 26건, 법문사 25건, 대한출판사 16건 등으로 집계됐다.

주요 수정 사례는 △미·소 군정과 관련해 서로 성격이 다른 사료 비교 △8·15 광복과 연합군의 승리에 대한 부정적 기술 △김일성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기술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 등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각 결정이 났기 때문에 예정대로 교과서를 수정해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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