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소셜커머스 진출 노림수는 '탐욕'?

대기업, 소셜커머스 진출 노림수는 '탐욕'?

김진욱 기자
2011.04.29 10:58

[머니위크 커버]긴급점점, 소셜커머스/ 8000억시장 진출하는 대형 유통기업

'그랜드 오픈, 커밍 순!'

오는 5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소셜커머스 사이트 ‘엔젤프라이스닷컴’(www.angelprice.com)의 홈페이지 대문에 걸린 문구다.

최근 이 사이트는 여타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물론 네티즌들로부터 때 아닌 관심을 받고 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대표가 롯데가 3세인 신형근 씨로 알려지면서 ‘벤처들의 장’으로 여겨진 소셜커머스에 대기업이 뛰어든다는 ‘상징성’을 가진 탓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5촌 조카인 신씨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대행 신동인 사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IT서비스 회사인 케이코하이텍을 인수한 뒤 자회사인 케이코(구 지아이코리아)를 통해 그해 10월부터 소셜커머스 사업을 차곡차곡 준비해왔다.

당초 올 4월에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연기했다는 게 케이코 측 설명. 오픈도 안 한 엔젤프라이스닷컴이지만 롯데 계열사의 제품을 비롯해 대기업 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소 소셜커머스업체들로서는 이래저래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롯데-신세계, 파워 앞세워 '공격경영'

티켓몬스터와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군소 벤처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에 최근 대기업들의 진출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롯데와 함께 ‘유통공룡’인신세계(316,500원 ▲16,000 +5.32%)도 지난해 10월 신세계몰의 소셜쇼핑인 ‘해피바이러스(HappyBuyrus)’를 오픈하며 소셜커머스 진출을 공식화했다. 오픈 이후 하루 평균 30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지난 1월까지 누적 매출도 20억원 정도 이르렀다. 최근에는 좀 더 공격적인 소셜커머스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신세계에 대한 소셜커머스업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SK텔레콤(78,500원 ▲2,100 +2.75%)역시 최근 2600만명에 달하는 휴대전화 가입자를 앞세워 소셜커머스시장 진출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휴대폰 사용자들의 멤버십 포인트와 소셜커머스를 접목해 제휴 브랜드 상품을 최대 반값에 판매하는 형식을 취한 ‘초콜릿’ 서비스가 그것. 이와 함께 회사는 그루폰코리아와 손잡고 그루폰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 중 하루 1~2개의 상품과 서비스를 초콜릿을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효성그룹도 계열사인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이하 갤럭시아컴즈)의 소셜커머스 서비스인 '소셜비(socialbee.co.kr)'를 선보이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자결제, 상품권 거래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갤럭시아컴즈(8,300원 ▲500 +6.41%)는 현재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 역사 스크린도어, 주요 포털 사이트 등에서 대규모 마케팅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CJ, 현대 등 유통 대기업도 CJ몰, 현대H몰을 통해 소셜커머스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롯데나 신세계가 소셜커머스의 직접 진출이라면 이들 기업은 소셜커머스 전문업체들과의 제휴로 인한 간접적인 진출에 가깝다.

CJ오쇼핑(57,100원 ▲600 +1.06%)은 소셜커머스업체인 헬로디씨와 손잡고 지난해 12월부터 CJ몰에서 헬로디씨 상품을 판매 중이며,현대홈쇼핑(82,500원 ▲3,100 +3.9%)도 자사 인터넷쇼핑몰인 현대H몰에 소셜커머스업체인 슈거딜을 입점시켜 소셜커머스 대세에 합류했다.

◆대기업, 소셜커머스로 뭘 노리나

대기업들의 소셜커머스 진출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지만 정작 대기업을 보는 소셜커머스 전문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군소 벤처업체들의 시장인 소셜커머스에 굳이 대기업들까지 진출해 ‘먹거리’를 빼앗아야 하냐는 것이다.

한 소셜커머스업체 관계자는 “대자본을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움직인다면 소셜커머스업체는 대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도 서서히 시장이 포화상태로 치닫는 상황인데 대기업이 진입하면 기존 전문업체의 경영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가장 큰 피해자로 소셜커머스의 혜택을 누리던 소규모 지역 상공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계열이 시장을 잠식해 나가면 영세업자에게 홍보공간을 주던 군소 소셜커머스업체도 사라져 결국 영세업자까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또 롯데처럼 자체 그룹 내 물품을 싸게 조달하는 것에 주력하다보면 소셜커머스로 홍보 효과를 누리던 영세상인들이 광고할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는 논리도 있다.

그렇다면 대기업들, 특히 대형 유통기업들은 도대체 왜 소셜커머스시장 진출을 꾀한 걸까?

유통업계 '큰손'들이 소셜쇼핑시장에 뛰어든 표면적인 이유는 수익 창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은 지난해 500억원대를 형성한 것이 이어 올해는 8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것. 현재 업계에서 받는 평균 수수료율이 20%인 점을 감안할 때 만약 10억원을 거래한다면 소셜커머스업체는 2억원을 받는 구조다. 따라서 대기업 입장에서도 소셜커머스시장을 지나치기는 쉽지 않을 만큼, 높은 수익구조라는 장점이 이번 시장진출을 유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에선 대기업의 진출이 새로운 수익창출보다는 단순히 온라인몰을 향한 견제와 제고를 터는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잘나가는 오프라인을 죽이고 온라인에 집중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다만 최저가로 대거 팔고 싶은 품목이 있을 때 할인점에서는 그걸 다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셜커머스를 활용하려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젤프라이스닷컴, 시장철수설 왜?

대기업의 소셜커머스 진출에 있어 세간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엔젤프라이스닷컴이 최근 ‘시장철수설’에 휩싸였다.

당초 4월 중 오픈하기로 했던 엔젤 측이 5월로 일정기간 오픈시기를 연장했고 현재 정식 서비스를 위한 담당직원들까지 전혀 세팅하지 못해 오픈을 접었다는 얘기가 시장에 나돌고 있는 것.

특히 런칭을 기념해 지난 4월17일 서울 롯데월드에서 열린 '엔젤프라이스 뮤직 페스티벌' 당시 그룹 소녀시대의 한 멤버가 관객에 의해 봉변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고, 당시의 티켓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이용객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점도 엔젤프라이스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콘서트는 엔젤 측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았던 행사”라며 “그 이후에도 관객들에게 공식 사과도 없었던 게 이용객들의 공분을 샀고 실제 오픈준비를 위한 직원도 뽑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엔젤 측은 오픈연기가 콘서트 때문인 것은 인정하면서도 시장철수설에 대해선 일축하고 있다.

엔젤 관계자는 “(시장철수설은) 전혀 들은 바가 없다. 현재 개발부서나 시스템부서의 직원세팅은 다됐고 사이트 준비도 마무리 단계”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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