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짐 브레이어의 성공 스토리 '소셜'

[기고]짐 브레이어의 성공 스토리 '소셜'

이희우 IDG벤처스코리아 대표
2011.05.25 14:36

더벨|이 기사는 05월24일(15:07)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9년 여름 실리콘밸리를 찾았을 때 벤처캐피탈 선후배들께 보낸 이메일이 생각난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벤처캐피탈들도 암울한 시기를 보낼 때였다. 그때 보낸 짧은 내용이 바로 “2009년 7월 어느 밤, 호텔 안에서 바라본 실리콘밸리… 어.둡.습니다.” 그때 몇몇 분들은 답장을 보내며 웃기도 하며 공감도 해주셨다. 다시 찾은 실리콘밸리, 오후 일곱 시 무렵 호텔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윽하게 지는 노을로 아름답기만 하다. 케이블카 소리가 딸랑딸랑 들린다.

2004년을 회상해 본다. 경제잡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하는 미국 벤처캐피탈리스트 1위에 꼽힌 액셀파트너스(Accel Partners)의 짐 브레이어(Jim Breyer)는 당시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닷컴버블 시절에 결성한 펀드가 큰 손해를 보았고, 그 펀드에 투자한 유한책임조합원(LP)들이 펀드 출자를 거부하고 펀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다. 창투사(GP)에게 주는 관리보수도 대폭 삭감됐다. 그 LP들 중에는 프린스턴, 하버드, MIT 등의 대학기금도 있었다. 유일하게 스탠포드 대학만 펀드에서 돈을 빼지 않기로 하고, 손실이 난 8호 펀드를 반으로 쪼개 기존 LP들 중 일부가 재투자하는 조건으로 새로 9호 펀드를 만들었다. 후에 그 9호 펀드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수익을 낼 줄 미처 모르고….

이 기간 동안 짐 브레이어는 LP들에게 투자를 유지해 달라고 부탁하고 설득하러 다니느라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클라이너퍼킨스, 세콰이어캐피탈 등이 구글, 페이팔 등 메가딜(Mega Deals)에 투자할 때 액셀파트너스와 짐 브레이어는 철저히 소외됐다.

이 어려운 와중에 유능한 파트너들도 각기 살길을 찾으러 회사를 떠났다. 이런 순간에 그가 투자한 딜은 참으로 놀라웠다. 닷컴버블로 펀드가 축소되고 쪼개지는 쓰라림을 겪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다. 그게 바로 '소셜'이라는 세상이었다.

전세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1위인 페이스북(Facebook) 투자부터 시작해서 소셜 쇼핑의 그루폰(Groupon), 모바일 광고 서비스 애드맙(Admob, 구글에 인수됨), 소셜 게임 서비스 플레이피쉬(Playfish, EA에 인수됨), 그리고 최근에 투자한 로비오(Rovio, Angry Birds게임으로 유명)까지 제2의 닷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소셜/모바일 서비스에 집중 투자했다. 결과는 2009년까지 포브스지의 90위권 혹은 순위권 밖에 머물던 그가 2011년 4월 당당하게 1위가 됐다. 반면 구글, 아마존으로 지난 수년간 1위를 고수했던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도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가 단순히 페이스북 투자를 잘해서 올해 1위가 됐다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검색이나 결제서비스 등으로 대표되던 투자자들이 소셜서비스로 대표되는 투자자들로 세대교체가 됐다는 점이다. 이것이 실리콘밸리 투자흐름의 한 큰 축이다.

페이스북 투자를 마친 2005년 가을, 짐 브레이어는 중국 시장 진출을 결정한다.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 기업들 중 하나인 텐센트, 바이두 등에 투자한 IDG와 손을 잡았다. 최근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당당(Dangdang)과 중국판 유튜브 서비스 투도우(Tudou)에도 투자해 투자 폭을 넓혔다. 유럽과 인도까지 투자 영역을 넓혀 지금은 실리콘밸리보다 해외에 더 많은 파트너들과 인력을 두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것이 실리콘밸리의 또다른 트렌드다.

짐 브레이어의 성공스토리가 한번은 실패했거나 혹은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는 우리나라의 벤처캐피탈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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