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채교환 성공적 마무리…95.7% 참여

그리스 국채교환 성공적 마무리…95.7% 참여

권다희 기자
2012.03.09 16:58

민간채권단 95.7%의 채권교환 참여로 그리스가 유럽연합(EU)의 2차 구제 금융을 받을 수 있게 되며 디폴트 위기를 일단 모면했다.

이제 그리스는 1300억 유로의 차관을 받기 위한 마지막 고비를 넘겼고 오는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 유로의 빚을 갚을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호재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그리스 정부는 9일(현지시간) 오전 8시(한국 시각 오후 3시) 1720억 유로를 보유한 민간채권단이 채권교환 참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2060억 유로 가운데 그리스 법의 적용을 받는 1770억 유로의 85.8%인 1520억 유로가 '자발적으로' 교환에 응했고, 그리스 국외법 적용을 받는 채권 290억 유로 중 200억 유로가 참여키로 한 것이다.

이중 그리스 법의 적용을 받는 국채의 경우 채권자의 66%가 찬성하면 반대자도 국채교환에 강제로 응해야 하는 '집단행동조항'(CACs)이 마련돼 있는데, 찬성률이 85.8%에 달했기 때문에 CACs가 적용됐다.

즉, CACs 적용으로 그리스 법에 따라 발행된 그리스 국채 1770억 유로는 전액 국채교환이 이루어지고, 국제법, 특히 영국법에 따라 발행돼 CACs를 적용할 없는 채권 290억 유로 중 200억 유로가 국채교환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전체 민간 채권단의 국채교환 참여율은 95.7%(약 1971억 유로)에 달하게 됐다.

특히 CACs를 적용받지 않는 채권중 200억 유로가 채권교환에 응한 것이 이번 국채교환 협상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스가 디폴트 돼 원리금 상환을 전혀 못 받는 것보다는 반 이상 상각된 금액이라고 상환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끝내 협상에 응하지 않은 90억 유로의 채권자들은 향후 그리스 정부와 소송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합의된 53.5%의 상각율을 적용한다면 그리스 정부는 전체 2060억 유로 중 약 1055억 유로의 부채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그리스를 대신해 모든 채권단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공공 및 민간 채권단의 지원으로 그리스는 재정 및 구조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들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텔리스 카피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도 "성공적인 합의가 그리스의 지위를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채권단 측 대표인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채권교환 결과와 유례없는 규모의 상각은 그리스의 새로운 3개년 개혁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그리스에게 성장률과 고용을 회복하고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데 필요한 재정 및 구조개혁을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그리스에 1300억유로의 2차 구제금융을 지급하기로 했고, 구제금융 지급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 이상인 국가부채를 2020년까지 GDP 대비 120.5%로 줄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제출을 위한 분석에 따르면 민간채권단의 95%가 참여할 경우 그리스가 2020년 GDP 대비 국가 부채를 120%로 줄일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참여율이 구제 금융을 받기 위해 안심할 수 있는 수치인 셈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오후 전화회의로 채무교환안을 승인하게 된다.

채권 교환에 참여하는 민간채권단은 지난 달 협상 결과에 따라 현재 가치보다 53.5% 적은 액수만을 돌려받을 수 있다. 즉 현재 보유한 채권가치의 46.5%를 건지는 셈이다.

교환은 기존 채권보유액의 15%를 현금으로 지급받고 구 채권을 액면가와 쿠폰금리를 인하한 새로운 채권으로 교환해 현재가치의 31.5%를 보장 받는 두 가지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한편 CACs가 크레디트이벤트로 분류되면 채권단에게 CDS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유로존 취약 국가의 국채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스템에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돼 왔다. 일단 시장 반응은 그리 크지 않다. 발표 전 달러대비 0.2%가량 하락하던 유로 가치는 발표 후 낙폭을 0.25~0.3%대로 키웠지만 급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CACs를 크레디트이벤트로 분류할 지 여부는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가 결정한다. ISDA는 결정여부를 중앙유럽시(CET) 기준 9일 오후 2시(한국 시각 9일 오후 10시)에 발표한다.

CET 기준 오후 4시 반(그리스 시각 5시 반, 한국 시각 10일 오전 0시30분)에는 IIF 찰스 달라라 회장이 기자회견을 갖는다.

한편 9일 아시아 증시는 그리스 채무교환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강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엔 약세에 따른 수출 주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장중 8개월 만에 1만선을 뚫기도 했다. 마감가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9929.74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에서도삼성전자(216,000원 ▼1,500 -0.69%)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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