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트래블② - 왜 해외여행 안 갈까]

"지난달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가격도 비싸고 볼거리도 생각보다 적었어요. 분위기도 뒤숭숭하고…"(35세 강형준씨)
최근 관광업계가 꼽는 해외여행의 걱정거리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고유가·고환율로 인한 비싼 가격과 치안 문제,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몰리는 관광객이다. 이전만큼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장기적인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다. 24일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해외관광객은 소폭 반등한 5월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으며, 5~7월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봐도 감소폭이 뚜렷했다. 6월 한국인 해외관광객은 200만 4723명으로 2023년 6월(177만 1962명)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 관계자는 "올초부터 꾸준히 해외여행 문의·상담과 예약이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 지역의 경우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국 여행이 모두 감소했으며 현지 지출도 줄어드는 등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요인은 비용 문제다. 원화의 가치 하락으로 여행 비용 부담이 늘고 있는데다 유가 문제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항공권 비용도 덩달아 치솟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0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대비 2단계 높아진 23단계로, 뉴욕을 예로 들면 유류할증료로만 36만 2600원을 부담해야 한다(대한항공 기준). 전년 동기(9만 2400원)의 4배가 넘는다.

정작 여행을 떠나도 만족도가 높지 않다. 치안 문제는 물론 일부 명소에 쏠린 관광객으로 인한 혼잡도 문제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로 몰리다 보니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으로 인한 만족도 하락이 일어나고 있다. 매년 904만명이 몰리는 루브르 박물관이나 487만명이 몰리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등이 대표적 사례다. 스페인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들 중 20%~25%가 미국·중국인이다.
해외여행 수요 감소는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수많은 해외여행객을 쏟아내는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프랑스여행업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장거리 여행(해외여행) 예약은 전년 대비 18.1% 쪼그라들었다. 영국도 항공권 구매가 12.9%(5월 기준) 감소했으며, 중국 역시 이달 시행된 출입국 규정 강화로 올해 여행객이 줄어들 전망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시스템을 전환해 수요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여행 명소의 발굴, 비용을 낮춘 대체 여행 상품 개발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2월 각국의 해외여행 수요가 줄고 있다는 관광청 통계를 인용해 "주요 여행지에서 여행객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여행객의) 수보다는 질에 집중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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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해외여행객의 수·빈도가 늘어나며 이전만큼 '해외여행은 특별하다'는 인식이 줄고,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계속 발굴해내지 못하면 매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