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공연은 랩과 떼창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따라 부르며 즐겨주세요."(뮤지컬 '소크라테스 패러독스')
공연예술 수요 확대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뮤지컬 시장이 색다른 반전을 노린다. 랩·힙합 등 잘 사용되지 않던 음악을 도입하거나 터부시되던 '떼창' 문화, 관객과의 교류 등 파격적 공연이 잇따른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장 덩치를 키우는 흥미로운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공연업계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뮤지컬 분야 티켓예매액은 3330억여원으로 전년 동기(3615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공연 건수는 2943건에서 3124건으로 되레 늘었지만, 매진시키지 못하는 공연이 늘어난 결과다. 대학로의 뮤지컬 배급사 관계자는 "평균 20~30%의 객석은 항상 빈다"며 "공연예술 관람 수요가 되레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관람수요가 정체된 것은 비싼 티켓 가격과 높은 진입 장벽 탓이다. 특히 높은 진입 장벽은 신규 관객의 발걸음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다.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음악, 까다로운 서사 등은 '회전문 관객'(N회차 관객)을 제외하면 이해조차 어렵다. 지난해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44.6%가 "뮤지컬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답했다.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크라테스 패러독스'는 우리나라의 랩과 힙합 문화를 적용한 이색적인 뮤지컬이다. 양동근, 치타 등 유명 래퍼가 배우로 무대에 섰을 정도로 파격적인 구성을 취했다. 소크라테스의 사형 재판을 소재로 해 출연 배우들이 교대로 랩을 주고받으며 극을 전개하는 장면은 마치 유명 랩 예능을 연상시킨다.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하는 뮤지컬도 흥미롭다. 영국 런던의 펍(술집)을 소재로 한 '콰이어 오브 맨'은 관객을 불러 맥주를 따라주거나 칵테일을 만들어주며 마치 한잔을 나누는 듯한 시간을 선사한다. '광화문 연가'는 '소녀'나 '옛사랑' 등 누구나 아는 노래들을 소재로 구성해 관람 도중 관객들의 '떼창'을 유도한다. '리지'나 '이터니티' 등 작품도 커튼콜, 싱어롱 회차를 따로 운영할 정도로 관객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외에도 바이올린 연주로 극을 이끄는 '파가니니'나 과학자를 소재로 쓴 '마리 퀴리',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등 이색 작품이 풍성하다. 모두 우리나라의 창작 뮤지컬로, 일부 작품은 해외에서 공연 요청이 왔을 정도로 독창적 구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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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계는 보다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려면 여러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뮤지컬처럼 어려운 종목일수록 어린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을 겨냥한 공연이 많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뮤지컬 제작사 단체의 고위 관계자는 "뮤지컬은 '공연의 정수'로 꼽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는 사람만 보는 장르"라며 "여러 수요를 만족시킬 가벼운 공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