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의원 1호, 마지막 아닌 시작”-휴먼스토리 이자스민 의원

“다문화 의원 1호, 마지막 아닌 시작”-휴먼스토리 이자스민 의원

임윤희 더리더 기자
2014.12.3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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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인식 개선, 가장 중요… 차별 없는 사회 만들기 최선

/사진=이자스민 의원
/사진=이자스민 의원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해 2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이자스민 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은 여유 없던 국정감사와 입법활동으로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여성으로서 국회에서 일하며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임을 깨달았다며 기자에게 건강에 대해 조언하기도 했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 타이틀을 지닌 이 의원은 “최초의 길이 최후가 되지 않고 발자취가 다문화사회의 초석이 되도록 신중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고자 한다”며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다문화 국회의원 1호라는 타이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다문화 국회의원 1호라는 타이틀 외에도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직접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과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입장에서 정책이 결정,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사실 정치와 나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아 처음에는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없었다. 다만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자 이주여성봉사단체인 ‘물방울나눔회’를 만들었다. 그러던 중 2010년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뜻밖에도 서울시 시의원 비례대표를 제안 받았다. 하지만 제 스스로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거절했다. 그러면서 물방울나눔회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국에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어려운 상황을 접하면서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한국여성정치연구소의 ‘결혼이주여성 의원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거기서 정책의 수요자인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정책에 반영해야 할 필요성과 방법을 배우게 됐다. 그것을 계기로 연구소의 추천을 받아 결국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정치입문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은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 외국인유학생만이 아니다. 우리 5000만 국민 모두가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이다. 하지만 다문화라는 화두를 이끌어 가는 대표자로 정치에 입문한 만큼 국회입성 자체가 대한민국이 이민사회로 한 단계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개인적으로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전국 곳곳에서 찾아주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주중•주말 할 것 없이 다문화와 관련된 각종 행사 참여 요청은 물론 다문화 인식개선에 대한 강연 요청 등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들어온다. 일정을 담당하는 비서 말로는 이미 전국을 두 바퀴 이상 돌았다고 한다. 요청하는 모든 분들을 만나 뵙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고 조금이라도 그 분들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한 분 한 분 성심을 다해 만나 뵈려 하고 있다.

/사진=이자스민 의원
/사진=이자스민 의원

국회입성 후 수상에 대한 소견은?

사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당시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상징성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국민 여러분의 큰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의정활동 성과로 당당히 평가 받겠다고 늘 다짐했다.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오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운 좋게도 ‘국정감사 우수위원’은 물론 ‘대한민국 입법대상’, ‘국회의정대상’ 등을 수상할 수 있었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상으로 격려해 주니 다시금 의지와 각오를 새로이 다지게 됐다. 더 열심히 의정활동에 힘 써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엄마로서 자녀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나.

2010년 남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지금까지 시부모님, 시동생 내외와 9명의 대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시어른은 남편의 부모가 아니라 한국에 있는 유일한 가족인 만큼 많이 의지하며 따르고 있다. 항상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 가족들의 배려 덕분에 집안 일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만 두 자녀의 엄마로서는 걱정이 많다. 주말에라도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지만 다문화 관련 행사가 주말에 집중돼 있다 보니 얼마 전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 아들과 사춘기로 한창 예민한 시기인 중2 딸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교육에 대해서는 자녀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편이지만 대신 책임감을 강조한다. 선택에 따른 결과, 그에 따른 책임은 예비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입법활동을 통해 개선하고자 하는 점은 무엇인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가장 힘들었다. 이러한 인식에 대한 개선이 저한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다문화사회를 머리로는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내 문제’가 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불행한 국제결혼가정, 미등록 체류자, 방황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대중매체에 그려지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다문화사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다문화사회를 긍정적이고 좋은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홍보와 올바른 정보제공, 그리고 인식개선교육이 필요하다.

입법활동을 통해, 그리고 제도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문화사회의 정착을 위해 국회에서의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중요 할 것 같다. 정부의 다문화정책과 관련해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아울러 다문화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은?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정책으로서의 가치를 잃는 것이라고 본다. 다문화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키는 정책이야말로 가장 시급하다. 다문화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국제결혼가정을 떠올린다.

다문화라는 자연스런 사회현상을 정책용어로 사용하고 정책대상자를 한정하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점이 참 안타깝다. 중요한 것은 아버지, 어머니, 자녀로 이뤄진 다문화 ‘가정’이라는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제이주를 온 부모나 자녀에 대한 지원이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부 또는 모의 국가와 대한민국의 가교역할을 하게 될 자녀에 대한 지원은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것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10년, 20년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수많은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주를 이룬다. 현재 12개 정부부처에서 93개 사업이 시행 중이고 17개 시군구에서 약 1229개의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업무 소관에 따른 각 부처별 사업시행은 유사, 중복, 협조체계 미흡으로 인해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집행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다문화정책과 관련된 외국인정책위원회와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외국인력정책위원회 등 3개의 통합운영을 주장했다. 다행히 올해부터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와 외국인정책위원회를 합동 운영하기로 했지만 효율성을 위해서는 위원회를 통합하고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설치가 꼭 필요하다.

의정활동을 통해 여성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법안을 주로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폭력범죄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들었는데 법안의 주요 내용이 궁금하다.

가정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특례법이 제정됐지만 그 특수성과 위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가정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우선 ‘가정보호’라는 입법목적을 삭제하고 ‘피해자와 가정구성원의 안전을 도모하고 인권을 보호’함을 분명히 했다.

즉 가정폭력이 하나의 범죄라는 인식하에 가해자 중심적 처우보다는 피해자 중심적 개입이 실질화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가정보호사건뿐만 아니라 형사사건으로 공소 제기된 가정폭력사건 역시 ‘가정폭력범죄특례사건’으로 다뤄 제재구조를 일원화했다.

또 ‘가정폭력보호지원담당관’ 제도 도입, 수사 시 위험성 평가제도 도입,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수사기간 특례규정 등을 통해 피해자와 가정구성원의 안전과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2015년에는 어디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기본적으로 환경노동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서 환경과 노동이라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에 집중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고 여성과 청소년들의 권익보호와 지위향상을 위해 특히 신경 쓸 것이다.

아울러 부모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태어난 후 ‘출생등록’조차 되지 않아 기본적인 의료 혜택에서도 제외돼 많은 어려움을 겪는 미등록이주아동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근거를 만들고자 한다. 미등록이주아동의 인격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비준 가입한 나라로서 국격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미등록이주아동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진=이자스민 의원
/사진=이자스민 의원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다문화사회를 이루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정책 또한 우리 자신만을 위하거나 정부의 과시용 정책에 그쳐서는 안되고 모든 국민들이 피부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민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전국 곳곳에서 다문화관련 행사가 많이 열리는 추세다. 다문화가족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들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여기에 적극 참여해 함께 어우러지고 부대끼면서 서로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동시에 이주민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선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미소를 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1977년 1월6일 출생

파나보메리놀고등학교

아테네오데다바오대학교 생물학과 (중퇴)

現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

서울특별시 외국인생활지원과 주무관

새누리당 가족행복특별위원회 가정폭력대책분과위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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