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복무감사서 화환·조화, 차량 사적 이용 지적
국민의힘 4선 출신…해임 판단의 근거·절차 설명 필요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30일 전격 해임됐다.
해임 사유로는 화환·조화 발송과 차량·운전자 사적 이용 등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장의 공금 사용에는 엄격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임기가 남은 기관장을 해임하는 결정이라면, 어떤 위반이 어느 정도 발생했고, 왜 해임이 필요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홍 사장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8월 취임했다. 당시 부여받은 임기는 3년이었다. 그는 국민의힘 출신으로 17·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정치인이기도 하다.
국회 상임위를 대부분 농해수위 소속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농정통' 국회의원 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와 정치적 기반이 다른 전임 정부 인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만큼, 이번 결정은 감사 결과뿐 아니라 정권 교체 이후 공공기관 인사라는 맥락에서 농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주장처럼 정치적 이력만으로 해임을 정치적 축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판단의 핵심은 감사에서 확인한 행위와 처분의 수위다.
화환이나 조화를 누구에게 어떤 명의로 보냈는지, 기관 업무와 관련된 경조사인지 개인적 관계에 따른 지출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차량과 운전자 이용 역시 목적과 횟수, 기간, 비용을 확인해야 위반의 실체와 무게를 평가할 수 있다.
부당 사용액이 얼마인지, 반복적이거나 고의적인 행위였는지, 홍 사장이 어떤 소명을 했으며 감사에서 이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도 농식품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의 정확한 해임사유가 공개되지 않다보니 홍 사장 해임이 과도한 처분인지, 기관장으로서 신뢰를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한 위반에 따른 결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단순히 위반사항이 있었다는 설명을 넘어, 농식품부가 해임 판단에 적용한 규정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PICK!
유사한 위반에 대한 다른 기관장 처분과 비교해 기준이 일관됐는지, 소명과 최종 결정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홍 사장은 이날 해임결정이 알려지자 이임식도 없이 쫓겨나듯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장이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 동시에 정부가 기관장을 물러나게 할 때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설명이 필요하다. 위반에 대한 책임과 인사권 행사의 정당성은 함께 검증돼야 한다.
aT는 농식품 수출과 유통, 수급안정 등 농업 현장과 식품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맡는다. 기관장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라 해도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후임 인선의 기준을 분명히 하는 일은 정부의 몫이다.
비상경영체제 전환에 그칠 것이 아니라 aT 주요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전임 정부가 임명했고, 현 정부와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는 사실이 해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반대로 전임 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감사 책임을 피할 수도 없다.
결국 농식품부의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가르는 것은 구체적인 위반 사실과 일관된 처분 기준이다. 정부는 홍문표 사장을 해임했다는 결론과 함께, 왜 해임까지 필요했는지 그 근거를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