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관객 2만 명대로 급락…대작 공세·여러 이슈 겹쳐
약 200개국 해외 선판매로 글로벌 흥행 반전 주목

황정민, 조인성 주연의 영화 '호프'가 개봉 21일 만에 일일 관객 2만 명대로 떨어졌다. 할리우드 대작들에 이어 어린이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에도 밀리며 흥행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감독 나홍진)는 지난 5일 2만 9,925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426만 5,623명이다.
전날 6만 1,228명에서 하루 만에 관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 개봉 초 8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5일 만에 200만, 1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기세와 비교하면 가파른 하락세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감독 데스틴 다니엘 크레튼)가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지난 5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까지 등판하면서 '호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날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각각 29만 1,359명, 27만 3,994명을 동원했다.

같은 날 개봉한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감독 김수훈)도 7만 3,032명을 모으며 '호프'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전편 '사랑의 하츄핑'이 124만 관객을 동원한 데다 TV 시리즈와 완구, 공연 등으로 어린이와 부모 관객층을 두루 확보한 탄탄한 팬덤이 개봉 첫날 흥행으로 이어졌다.
외부 경쟁뿐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호불호와 출연진 이슈도 발목을 잡았다. 156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과 높은 욕설 비중, 다소 난해한 후반부 전개와 결말을 두고 관객 평가가 갈렸다. 여기에 주연배우 황정민을 둘러싼 사생활 의혹까지 흥행 변곡점에 불거지며 영화 홍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으며 천만 관객 돌파까지 점쳐졌지만 현재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작비 규모도 약 700억 원에 달해 손익분기점도 약 7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다만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권역에 선판매되며 한국영화 해외 선판매 최고액 기록을 경신한 것은 호재다. 선판매만으로 순제작비의 절반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기대만큼의 흥행을 이루지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반전을 일으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