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전세난']서울 성북구 종암동·강동구 천호동

"전세물건이 잘 나오지도 않지만 나오면 곧바로 계약됩니다. 봄 이사철처럼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전세물건이 나오는 대로 계약이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비수기’라고 할 수도 없죠."(서울 성북구 종암동 G공인중개소 대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80%를 훌쩍 넘는 아파트들이 밀집된 서울 성북구 종암동과 강동구 천호동·성내동 일대는 전세물건을 둘러싸고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 공인중개소에선 전세물건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 나와있는 물건은 없고 보증부월세도 드물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저금리 기조로 기존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는 집주인이 늘자 전세매물 수급불균형이 심화된 상황이다. 이 지역 전세가는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부르는 게 값'이란 게 지역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된 성북구 종암동 종암SK아파트 59.86㎡(이하 전용면적)의 매매가는 2억90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전세는 2억5000만원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성북구 평균(75.4%)을 훨씬 웃도는 87.5%에 달했다.
인근 종암2차아이파크도 비슷하다. 지난달 거래된 이 아파트 84.73㎡ 매매가는 4억3000만원인데 비해 같은 기간 전세는 3억6000만~3억8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져 전세가율이 83~88% 수준이다.
인근 R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보증부월세로 돌리려다 나가지 않을 것 같아 1000만~2000만원 정도 보증금 규모를 올려 다시 전세로 내놔도 금세 계약된다"며 "전세물건에 융자만 없으면 일단 계약금을 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건도 안보고 전세계약을 하는 사례도 많다"며 "재계약이 도래했지만 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하는 기존 세입자들은 집을 보러 온 이들에게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는 상황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강동구 천호동과 성내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세물건이 거의 없어 보증금을 낀 월세 60만~100만원대 계약이 늘었다. 천호동 J공인중개소 대표는 "기존 거주자들은 직장이나 자녀교육을 이유로 서울 밖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대부분 집주인의 요구를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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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이 80%를 넘어 90%에 육박할 정도로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매매가에 육박하는 고가 전세는 자칫 경매로 넘어가거나 집값이 하락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 있는 만큼 계약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