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종합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외국인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만 외국인 대상 자체 대출상품 출시는 별도의 신용평가모형과 위험관리 체계가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외국인 고객 확보나 수익 목표도 별도로 설정하지 않았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외국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12일 열린 외국인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 대상 대출상품 출시 계획에 대해 "여신 서비스는 아직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은 한국인과 다른 신용평가모형이 필요하고 많은 인프라도 갖춰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신분증과 본인명의 휴대전화를 보유한 만 19세 이상의 국내 거소를 둔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외국인 통장, 체크카드, 신용카드, 해외송금 등이다.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는 연 1.8% 금리, 체크카드는 국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평일 결제금액의 0.2%·주말 0.4% 캐시백 등을 내국인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해외송금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로 송금할 때 수수료는 무료이며, 수취수수료는 전액 면제다.
다만 이날 대출 상품은 출시되지 않았는데, 장기적인 과제로 돌린 것이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은 한국인과 생활환경이 다르고 체류기간이 있어 국외로 나갔을 때의 신용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우선 외국인이 국내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 해외송금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예적금과 오픈뱅킹, 대출비교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외국인 금융서비스의 수익이나 고객 확보 목표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 서비스는 수익적 관점보다는 외국인들이 겪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포용적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많이 이용해 주신다면 수신 잔액 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겠지만 구체적인 숫자 목표는 설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객의 계좌가 금융사기에 악용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안 체계도 강화했다. 특히 국내 체류기간이 만료된 외국인의 계좌가 제3자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체류기간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은 국내 거주기간이 정해져 있어 체류기간이 만료된 이후 정보가 악용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거래를 단계적으로 차단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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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도 안면인증 기술을 적용했다. 이상거래가 탐지되면 즉시 셀카 인증을 요구하고, 본인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거래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배 캠프장은 "체류기간이 만료돼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의 계좌가 한국에서 계속 사용된다면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추가 인증을 요구해 전자금융사기에 연루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송금과 관련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임준형 카카오뱅크 매니저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룹 차원에서도 관심이 있고 외국인 고객의 수요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법제화 동향을 살펴보며 준비하겠다"고 했다.
배정호 캠프장은 "카카오뱅크의 목표는 외국인을 위한 전용 금융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내국인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외국인에게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