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블루스' 2013 우리의 자화상
직장인들의 애환, 일과 삶의 균형, 사내정치, 출퇴근 고충, 휴가, 성과급 등 현실적인 고민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인의 직장 생활을 생생하게 조명합니다.
직장인들의 애환, 일과 삶의 균형, 사내정치, 출퇴근 고충, 휴가, 성과급 등 현실적인 고민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인의 직장 생활을 생생하게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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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분위기가 안좋다보니 일하기가 불안합니다. 로비를 해도 수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러다보니 저가수주도 많아 회의감마저 급니다." 건설자재와 기계 등을 전문적으로 운반하는 H운수 영업이사 임정제(가명)씨는 요새 일하기가 무섭다. 30년 넘게 운수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요즘 같아선 일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다. 결혼을 앞둔 막내아들을 생각하면 답답하다. 건설산업 자체가 침체를 겪고 있다 보니 '밥줄' 자체가 끊어질 상황이어서다. 국내 도로나 교량 등 SOC(사회간접자본) 공사 물량이 거의 없어 공급물량 자체가 없을 뿐더러,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도 대부분 몇 년씩 멈춰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엇보다 운수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졌다. 과거 우수죽순으로 생겨난 운수업체들이 서로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몫을 여럿으로 나누다 보니 수주를 하더라도 규모가 매우 작다. 25톤 덤프트럭 편도 200㎞를 기준으로 기름값과 기사인건비 등을 포함해 평균 30만~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사는 한 중견기업 차장인 A씨는 1년전 구입한 자동차의 계기판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 계기판엔 벌써 3만5000㎞가 찍혀 있다. 국내 자동차의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6000㎞인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한해 주유비로만 400만원 이상 들었다. 그나마 LPG 자동차인데 이 정도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 가족과 동해를 여행한 것을 빼면 오로지 집과 회사, 출·퇴근으로만 만든 주행거리다. 그의 회사가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만들어진 '대기록'(?)이다. A씨는 "지난해 회사가 강남에서 송도국제도시로 이사를 가면서 출·퇴근 거리가 무려 100㎞ 이상 늘었다"며 "통근버스가 있지만 이동이 번거로워 어쩔 수 없이 차량으로 출·퇴근하는데 주유비 등 부담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회사 근처로의 이사를 고민했지만 일찌감치 포기했다. 맞벌이하는 아내의 회사가 현재 살고 있는 집 근처여서다. 외벌이를 감수하기엔 주택담보대
#결혼정보회사 입사 4년차인 김모씨. 올해로 서른한 살이 되자 가족들의 압박이 심해진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더니...남들 결혼만 돕다가 처녀귀신되겠다." 아침 출근길 엄마의 잔소리도 갈수록 수위가 높아진다. “처녀귀신이라니...” 스물여덟 살 때 이후 남자친구가 없었으니 그는 벌써 싱글 5년차다. 처음엔 소개팅이라도 많이 했는데 서른을 넘기면서 뜸해졌다. 답답한 속내도 몰라주는 친구들의 말이 더 야속하고, 속을 뒤집어 놓는다. "너 결혼정보회사 다니잖아. 그럼 멋진 남자 회원들 많이 만나는거 아니야?" 물론 맞다. 그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회원들과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상담을 한다. 남자 회원들 중에는 수십억원대의 자산가부터 내로라하는 전문직까지 다양하다. 솔직히 '내 스타일'인 남자 회원이 눈에 들어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뿐. 결혼정보 회사는 원칙적으로 직원이 회원의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남들과 똑같이 돈을 내겠다고 해도 당장 회원으로
A씨는 최근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했다. 남들은 이제 취직 고민은 없겠다며 모두들 부러워하지만 A씨의 속마음은 편하지 않다. 왜냐하면 또 다른 관문인 '부서배치' 때문이다. A씨가 연수기간이 끝난 뒤 배치 받은 부서는 자신의 전공과 거리가 먼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었다. 모두 자기가 원하는 부서에 들어갈 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십분 이해하면서도 A씨가 내심 섭섭한 이유는 애초 지원했던 직군이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채용설명회 당시 인사 관계자가 자신의 전공을 물으면서 특정 직군에 부합할 것 같다고 추천해줘 그쪽으로 지원했다. 신기술 연구‧개발과 관련된 전공을 공부한 A씨는 당연히 해당 직무가 이와 관련될 거라 여겼지만 실상을 알고 보니 전혀 딴판이었다. 해당 직무는 현장에서 불량을 줄이기 위해 기기를 설비‧개선하는 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연수 기간에 만난 선배에게 "직군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는 말을 들으니 더 속이 상했다.
"전주 이전요? 생이별이나 다름 없죠." 국민연금의 팀장급 직원인 A씨는 전주 이전 얘기가 나오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소주를 '원샷'했다. 그 순간 기금 420조원을 굴리고 있는 '슈퍼갑'의 모습은 사라졌다. 기러기 아빠 신세를 눈앞에 둔 가장의 쓸쓸한 표정만 그의 얼굴에 남았다. 국민연금은 이른바 '전주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5년 공단이, 2016년 기금운용본부가 전라북도 전주시로 연고를 옮긴다. A씨는 "세종시만 돼도 그나마 가깝다고 느껴지는데 전주는 체감 거리가 너무 멀다"며 소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총각, 처녀 직원들이야 "몸만 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혼한 직원들은 배우자의 직장과 자녀 양육 문제 등 각종 고민거리가 넘친다. A씨만 해도 아내가 서울에서 계속 직장을 다니길 희망하는 바람에 생이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 이전을 걱정하는 것은 A씨만이 아니다. 직원 두세 명만 모여도 대화 주제는 전주 이전으로 모아진다. 안정된 환경에서 국
대한민국에서 600명만 갖고 있는 직업이 있다. 이들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뛴다. 출근 시간은 보통 아침 7시. 정해진 퇴근 시간은 없다. 바쁠 때는 일터에서 잠을 청하는 게 다반사. 온갖 민원 처리는 물론, 각종 정책, 법안도 통달해야 한다. 수백명의 사람을 만나고 '동해번쩍 서해번쩍' 전국을 쏘다니기도 한다. 때로는 그 사람의 '입'이 되기도, '손 발'이, '머리'가 되기도 하는 그들. 바로 국회의원 보좌관이다. 이들에게도 휴가가 있을까. 있다. 하지만 '운'이 좋아야 한다. ◇"휴가요? 그게 뭐에요? 먹는 거에요?" 국회에 들어온지 8년차가 된 보좌관 김석현씨(가명)는 지난 3월 이틀간 쉰 것이 올해 휴가의 전부다. 자신이 모시는 새누리당 A의원이 업무차 해외에 나가있는 틈을 타 휴가를 다녀왔다. 그도 남들처럼 7~8월에 여름휴가를 가고 싶지만 언감생심. "사실 올해 휴가를 아예 못 갈 뻔 했는데 그나마 다녀왔으니 다행이죠. 특히 어떤 돌발상황이 발
# A이동통신사 기획팀에 근무하는 최과장(36)은 경쟁사 휴대폰을 이른바 '세컨폰(second phone)’으로 쓰고 있다. 회사에서 주는 휴대폰에 통신료가 보조되긴 하지만 법인 명의여서 개인적 용무로 통화할 때는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다. "자네는 폰이 2개네?"라고 말을 건네는 상사에게 "하나는 회사 시연폰", "경쟁사폰 테스트 중"이라며 둘러대 보지만 상사도 사실을 다 아는 눈치다. # B케이블방송사(SO 유선방송사업자)에 다니는 김부장(45)은 요즘 이사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내년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이 학교 문제로 아내가 강남학군을 고집하며 이사를 가자고 하기 때문. 3000만원이나 더 늘어날 전셋값도 부담이지만 직장 상사가 알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김부장이 다니는 A사는 강남권역 케이블 사업자가 아니어서 이사를 가면 자사 방송 가입을 해지하고, 경쟁사 서비스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가입자가 줄면서 안그래도 회사 분위기가 험악한데 영업담당 부장이 가입자를
여름휴가를 목 놓아 기다리던 A전자부품업체 박성호(32·가명) 대리의 얼굴은 요즘 흙빛이다. 야심차게 계획한 여름휴가 계획이 물거품이 된 탓에 표정관리가 되지 않는다. 불과 3주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좋았다. 부서회의 때 팀장이 "여름휴가 계획을 모아 달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휴가 계획은 일찍 세울수록 좋은 법. 상사가 예상보다 일찍 휴가 계획을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물론 처음에는 살짝 긴장도 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원하는 휴가 날짜와 상사의 계획이 겹치는 상황이 올까 싶어서다. 부서 내 휴가기간 희망 날짜가 겹친다면 자연스레 후배인 박 대리의 날짜가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팀장부터 차장, 과장에 이르기까지 박 대리가 원하는 휴가 날짜와 겹치는 상사가 없었다. 이게 웬 떡인가 싶어 당당히 8월 중순 휴가 날짜를 적어 내고 계획을 짰다. 남들 다 간다는 해외여행, 나도 한 번 가보자 싶어 유럽행 티켓을 끊었다. 다음 날 박 대리는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의 조언
10년차 김 과장은 이직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있었던 인사이동 때문이다. 기획부서에서 '에이스'라는 소리를 들으며 일하던 그는 하루아침에 CS(고객서비스) 부서로 발령을 받았다. 사전에 단 한 번의 면담이나 언질도 없었던 '깜짝 인사'였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부서에 귀천이 어디 있겠냐며 애써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인사철도 아닌데 갑자기 이뤄진 조직개편에 혹시 자기가 업무상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 보기도 했다. 하지만 팀장급 인사 내용을 보고 난 뒤에야 자신이 소위 '라인'을 잘못 탔다는 걸 깨달았다. 김 과장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줄을 선 것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는 오히려 사내정치에는 어두운 편이었다. 일 년간의 취업재수 끝에 그토록 원하던 직장에 들어왔고, 일이 재밌어 자진해서 휴일근무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운 좋게도 노력을 인정해 주는 상사를 만나 회사생활은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높지 않은 연차에도 핵심부서에서 중요한 업무를
A사 중국 법인에 근무하는 K 차장은 요즘 한국에 있는 직장 후배들에게 카카오톡을 보내느라 바쁘다. 회사 차원에서 후임자를 모집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후임자를 찾지 못하면 1년 더 중국에서 근무해야 할 처지. 이미 아내와 아이들은 더 이상 중국에서 살기 싫다며 무조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해 놓은 상황이다. K차장은 “물가가 오르면서 생활비가 서울 생활과 맞먹는다”며 “먹거리도 불안하고 몰려드는 외국인 때문에 국제학교도 교육 여건이 나빠졌다”고 털어놓았다. 과거에는 대다수 중국 주재원들이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었던 탓에 아내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물가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가사도우미를 쓰기가 쉽지 않게 됐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산제품만 이용하다 보니 오히려 생활비가 더 든다. 대부분 주재원들은 음료수와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애들 먹거리만큼은 한국산만 구매한다. 한국 가격의 1.5배를 주고 구매해야 하지만
에너지 관련 모 공기업에 다니는 박종화(39, 가명) 차장. 그는 지난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만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기관 평가와 기관장 평가 모두 D등급을 받았기 때문. 박차장이 몸담고 있는 공기업은 지난해부터 비리와 사고가 끊이지 않은 탓에 올해 성과급을 한푼도 못받는다. 그는 "사건사고가 많거나 기관장이 갑자기 그만둔 기관은 평가가 좋지 않아 성과급이 안나온다"며 "성과급이 통상 1000만 원 정도는 나왔는데, 올핸 한푼도 못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관장 평가나 기관 평가가 좋지 않으면 공기업 직원이란 이유로 최악의 경우 상여금이 없다"며 "개인별 성과에 따라 연봉을 주는 일반 사기업이 부럽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공기업에 다니는 김경석(39, 가명) 차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의 전력수급 대책 발표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20% 의무 절전 정책 때문. 실내 냉방온도는 28도 이상을
"자기야~ 올해 여름엔 꼭 좀. 잘 좀 해봐 ㅠㅠ". "아...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봐봐. ㅜㅜ".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7년차 과장, 한 모씨(35). 바야흐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휴가철이 코앞이다. "내 올해는 기필코 '광복절 황금연휴'를 내 것으로 만들겠노라". 연초부터 와이프와 휴가 스케줄을 짜며 다짐에 다짐을 했건만. 웬걸. 느느니 '한숨'이요, 쌓이느니 '스트레스'다. 한 과장, 벌써 3년째다. 남들과 달리 훌훌 털고 떠날 조건은 이미 모두 갖춰져 있다. 언젠가는 2세를 가질 생각이지만 '쿨'(?)하게도 부부는 아직 애가 없다. 남들은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자녀 없는 맞벌이)이라며 부러워한다. 애가 딸린 것도, 그렇다고 휴가 비용이 궁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외국물' 한번 먹기 참 어렵다. 일이 꼬이기 시작한 건 4년 전, 경영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다. 처음 발령이 났을 때만 해도 모든 게 '판타스틱(환상적)'했다. 주위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