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가 무약촌
편의점 의약품 접근성, 무약촌 실태, 안전상비약 정책 등 우리 사회의 약 구입 환경과 제도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현장 르포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국민 건강권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편의점 의약품 접근성, 무약촌 실태, 안전상비약 정책 등 우리 사회의 약 구입 환경과 제도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현장 르포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국민 건강권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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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시내 한 드러그스토어. 매대 전부가 감기약부터, 수면약, 피부약, 위장약, 설사약, 변비약 등 각종 의약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같은 감기약이더라도 어린이 감기약부터, 코감기약, 목감기약 그 종류도 다양했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진통제를 10여개씩 담는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유명 위장약부터 진통제를 한가득 담은 관광객들에게 복약지도는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 계산대에선 직원은 기계적으로 제품 바코드를 찍은 뒤 빠르게 봉투에 제품을 옮겨담기 바빴다. 이처럼 일본이 편의점, 드러그스토어 등 시내 곳곳 어디서나 쉽게 상비약을 접하게 될 수 있었던건 2014년부터다. 그 해 개정된 약사법을 통해 일본은 모든 상비약을 편의점과 드러그스토어에서 별다른 복약지도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약사법 개정 당시 일본은 의약품 분류체계 전반을 손봤다. 먼저 의약품을 크게 의료용의약품,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했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제1류, 제2류, 제3류 분류 체계를 각각 의약품,
무약촌의 의약품 서비스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안전상비의약품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시간 운영 업소'로 한정된 규제만 풀어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가능한 편의점 수가 1만여개 더 늘어난다. 화상투약기 보급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의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만5580개다. 하지만 전국에서 안전상비약을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 수는 4만4075개에 그친다. 약사법 시행규칙을 보면 감기약이나 소화제, 해열진통제, 파스 등의 안전상비약을 팔려면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만 가능하다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전국 편의점의 79%만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심야시간 이용객이 적어지는 지방 편의점들이 최저임금, 전기료 등 운영비 부담을 이유로 24시간 운영을 포기하고 있다. '24시간 연중 무휴' 규제만 풀려도 산술적으로 전국의 1만1505개의 편의점에서 추가로 안전상비약 판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특히 공공심야약국 운영시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이 사실상 13품목에서 11품목으로 줄면서 품목 대체와 확대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약사단체인 대한약사회는 의약품 오남용과 편의점 내 안전상비약 판매 관련 관리 부재 문제로 품목 확대에 반대한다. 대신 소비자 편의성을 위해 공공심야약국을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안전상비약 13개서 11개로 줄어━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약사법'에 따라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안전상비의약품은 13개 품목이다. '타이레놀'과 '어린이부루펜시럽' 등 해열진통제 5개, '판피린' 등 감기약 2개, '베아제정' 등 소화제 4개, '제일쿨파프' 등 파스 2개로 2012년 처음 제도가 도입된 후 품목이 변동된 적은 없다. 그런데 지정된 품목 중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10정)'과 '타이레놀정 160㎎(8정)'은 2022년부터 생산이 중단됐고 현재는 단종됐다. 재고 소진 이후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다. 사실상 안전상비약
2017년 12월.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제5차 회의가 열렸다. 위산 작용을 억제하는 제산제,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 등의 편의점 판매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인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조정해 보건복지부에 권고하는 자리에는 약사회, 편의점 단체, 의학회, 시민단체 등 각 단체 대표 총 10명이 모였다. 회의에서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 제산제와 지사제를 편의점에서 팔 수 있게 허용하자는 논의에 대해 표결로 권고안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렇게 논의가 무르익어 갈때쯤 갑자기 약사회 측 위원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칼을 꺼내 들며 자해 시도를 벌였다. 그렇게 회의는 갑작스레 중단됐고 제산제와 지사제를 상비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논의는 7년 가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13개→11개, 같은 성분도 용량따라 품목 지정 ━ 2012년 5월 감기약, 해열제 등 일부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타이레놀 10개(100정) 한 번에 살 수 있나요"(기자) "그럼요, 몇 개 필요하세요"(약사) 약사법엔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비약을 20개 품목 이내로 정했다. 하지만 2012년 7월 13개 품목이 정해진 뒤 10년 넘게 그대로다. 이유는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소비자가 무분별하게 약물을 오남용할 수 있다"는 약사회의 반대 논리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선 이런 약사회의 논리가 무색하다. 약국 영업시간에는 소비자가 마음만 먹으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상비약을 구매할 수 있다. 한 번에 100정이 넘는 두통약을 단 한 번의 복약지도 없이 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약국서 타이레놀, 베아제 대량 구입 가능...겔포스도 수량 제한 없이 판매━지난 8일~11일 본지 기자 3명이 서울 종로, 광진, 강동 등 시내 약국과 편의점 여러 곳에서 각종 상비약을 구매한 결과, 1시간 만에 타이레놀 70개(700정)를 비롯해 훼스탈, 겔포스 등 각종 약들이 수북이 쌓였다. 방문한 약국은
약을 살 편의점도, 24시간 심야약국도 없는 이른바 '무약촌'은 노인 인구 비중이 큰 곳들이다. 평균 연령이 다른 동네의 두배에 가까운 곳도 있고, 60세 이상 고령자가 과반인 곳도 수두룩하다. 특히 전국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많은 행정동 10곳 모두 무약촌이다. 19일 무약촌 행정동 573곳의 인구 구성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은 올 4월 최신 통계 기준 60.3세였다. 전국 평균은 45세이고, 약을 살 편의점이나 심야약국이 있는 유약촌은 44.6세다. 인구 피라미드를 그리면, 유약촌은 40~50대 인구가 많아 허리가 볼록하지만 무약촌은 60대 이상이 많아 허리 아래가 볼록하다. 40~50대 인구 비중이 유약촌은 34.5%, 무약촌은 23.9%이라면 60대 이상은 유약촌이 26.8%, 무약촌은 60%에 달한다. 무약촌은 94.1%(539곳)가 주민의 과반이 60대 이상 노인이다. 이중 33곳은 60대 이상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경남 의령군 궁류면은 60대 이상 주민이 77.5
전북 남원시 덕과면에 거주하는 김복순씨(85)는 일주일에 한 번 약국에 방문해 약을 타온다. 집에서 약국에 가기 위해 소요되는 버스 시간만 약 50분.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오는 버스를 타고 하루 중 최소 2~3시간을 투자해야 약을 타올 수 있다. 김씨는 "이곳저곳이 아파서 병원이랑 약국을 일주일에 한 번은 가야 한다"며 "차가 있으면 약국에 가기 좀 편하지만 늙어서 운전도 못 하고 모든 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10일 기자가 직접 찾은 전북 남원시는 KTX가 정차하는 주요 지방 도시로 꼽힌다. '2024년 대한민국 지속 가능한 도시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는 국내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로 약 20㎞를 달려 남원 시청 인근 시내를 벗어나면 거주 인구 10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마을들이 등장한다. 이곳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약국이 하나도 없는 이른바 '무약촌(無藥村)'이기도 하다. 덕과면도 남원시에 있는 무약촌 중 하나다. 이
전국의 573개 읍면동(행정동 기준)에는 약을 살 곳이 없다. 약국은 커녕 안전상비의약품(이하 안전상비약)을 판매하는 편의점도 없는 이른바 '무약촌'(無藥村)이다. 머니투데이가 전국의 2만4855개의 약국과 209개의 공공심야약국, 4만4075개의 상비약 판매 편의점을 전수 조사해 행정동 단위로 분석한 결과다. 전국의 약국과 심야약국, 안전상비약 판매 편의점 분포 현황을 행정동 단위로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운영중인 전국의 약국수는 2만4855개다. 대부분의 약국은 저녁 7시쯤 문을 닫는다. 여기서 공백이 발생한다. 자정이나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공공심야약국은 전국에 209개 뿐이다. 전국에 3613개 행정동 가운데 0.06%의 동네에만 심야약국이 있다는 얘기다. 광역지자체 단위로 넓혀봐도 시·군·구 당 최소 한 개이상의 공공심야약국을 가진 지역은 서울, 세종, 광주, 제주 뿐이다. 서울에는 25개구에 모두 최소 한 개 이상의 공공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