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만 ESS?..전력기기·태양광·자원순환도 가세

배터리 제조사만 ESS?..전력기기·태양광·자원순환도 가세

김도균 기자
2026.10.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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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사업 진출 기업/그래픽=김현정
ESS 사업 진출 기업/그래픽=김현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경쟁 범위가 배터리 공급에서 전력 운영까지 넓어지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ESS 시장에 전력기기와 태양광, 자원순환 기업 등이 기존 사업 역량을 앞세워 속속 뛰어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배터리 저장장치 신규 설치 용량은 108GW(기가와트)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3배로 늘리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글로벌 에너지저장 용량을 1.5TW(테라와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저장장치 수요가 커지면서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기존 에너지 산업에 기반을 둔 기업들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543,000원 ▼17,000 -3.04%)은 전력기기와 배전기기 등 전력망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부터 다양한 ESS 구축 사업을 수행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텍사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같은 해 약 1400억원 규모의 200㎿h(메가와트아워)급 ESS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IT 솔루션 기업 에너닷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AI 기반 배전망 ESS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계통관리 기술을 활용한 가상발전소(VPP) 운영도 추진하고 있다.

OCI(69,200원 0%)파워도 마찬가지다. OCI파워는 국내 자체 연구개발·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태양광 발전용 인버터와 ESS용 전력변환장치(PCS)를 공급하고 있다. 또 전력변환 기술을 기반으로 태양광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와 O&M(운영·유지보수)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력변환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재생에너지 인프라 전반에 걸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원순환·바이오에너지 기업인 DS단석(12,200원 ▼10 -0.08%)도 ESS 시장 진출을 구체화하고 있다.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 청두 카이파 테크놀로지와 협력해 5㎿h급 ESS 제품 공급에 나섰다. 장비 공급을 시작으로 현장 적용과 운영 지원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을 활용해 전력 운영 분야로 사업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들 기업이 ESS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에는 저장장치 설치뿐 아니라 이를 실제 전력자원으로 활용하는 운영 역량도 중요하다는 점이 있다. 배터리 셀과 시스템 공급 외에도 전력변환장치(P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설비 구축과 유지보수, 전력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사업 역량이 필요하다. 국내 ESS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기회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을 열고 육지와 제주에서 총 1180㎿ 규모의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번 입찰 규모는 1차 563㎿와 2차 565㎿의 개별 입찰 물량을 각각 2배 이상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ESS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이제 배터리 제조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설치된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여러 지역에 분산된 전력자원을 하나의 자원으로 연결하는 역량도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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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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