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못하는 검사, 돌아와야 하나
10월2일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2주 앞두고 있지만 각 기관에 나가 있는 '파견 검사'를 어떻게 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어떻게 각 기관이 맡고 있는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법률 자문 역할을 검사에게 맡겨야 하는지 논의도 전무하다. 형사사법체계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나설 때다.
10월2일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2주 앞두고 있지만 각 기관에 나가 있는 '파견 검사'를 어떻게 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어떻게 각 기관이 맡고 있는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법률 자문 역할을 검사에게 맡겨야 하는지 논의도 전무하다. 형사사법체계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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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 18곳에서 일하는 파견검사가 30명에 육박한다. 파견된 기관 특성에 따라 법률 자문과 수사 지원·지휘, 금융정보 분석, 헌법재판 연구 등 하는 업무도 다양하다. 다음달 초 형사사법 체계 개편으로 검사의 역할과 권한이 달라지는 만큼 파견검사의 필요성과 배치 기준을 점검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추진단·준비단 등 비상설 기구와 재외공관·국제기구 등 해외 파견을 제외하고 국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에 파견된 검사는 27명이다. 연도별로 보면 파견검사의 인원은 △2021년 32명 △2022년 36명 △2023년 37명 △2024년 37명 △2025년 29명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금융위원회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헌법재판소가 3명, 금융감독원과 국무조정실이 각각 2명이었다. 최근 파견이 중단된 기관도 있었다. 국가정보원·감사원·보건복지부·교육부·방송통신위원회·법제처 등 6곳은 지난해부터 파견검사가 없었다. 검찰 관계자들은 파견검사의 역할이 각 기관의 요청에 따라 법률 전문성을 지원하고 기관 간 협업을 돕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다음달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기존에 특별사법경찰관을 지휘하며 수사에 관여하던 파견검사들이 남아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수사지휘권 등이 폐지되기 때문에 파견검사의 직·간접적 수사 관여는 재판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논란을 막기 위해 경제 사건을 조사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파견검사 유지 여부가 빠르게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당국 파견검사는 그간 법률 자문, 사건 조율, 영장 협조 업무 등을 맡으며 금융범죄 대응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 금감원의 조사 대상은 대부분 자본시장을 해치고 다수 피해자를 낳을 수 있는 중대범죄기 때문에 각 기관이 협력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구체적으로 금융위, 금감원 특사경들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파견검사와 협력해 조사를 진행,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해왔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의 경우 파견검사가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조사 지휘 등이 가능하게끔 돼 있다. 이 밖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용노동부 등에도 파견검사가 배치돼 특사경 수사 자문 및 지휘를 하고 있다.
수사와 무관한 일반 법률자문을 맡는 파견검사는 관련 분야의 경력이 있는 변호사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법령 해석이나 정책 검토 등은 해당 분야의 법률지식과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우수 경력자를 실제 채용할 수 있을 만큼의 유인책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18일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기관에 검사의 파견이 오랜 기간 이어진 배경에는 각 기관들이 검사의 사건 처리 경험과 협업 기능을 함께 활용한다는 점이 있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파견검사가 고발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과 리니언시 등에 대해 검찰과의 소통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기관에 상주하면서 필요할 때 바로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파견검사의 이점이다. 검사를 파견받는 방식은 경력자를 별도로 모집하고 채용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법률 지원의 필요성과 인력 확보의 편의가 맞물려 있는 셈이다. 검사에게도 파견은 기관의 정책과 행정 절차를 익히고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기회다.
다음달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기회로 파견검사를 복귀시켜 공소청 업무를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검사의 실무 경험과 자문 등이 큰 도움이 된다는 기관들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8일 법조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파견검사 제도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진짜 필요한 파견이라면 유지를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굳이 유지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며 "제도가 바뀌는 때에 한 번 정리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도 파견검사 제도와 관련된 논의는 있어왔다. 2017년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무부 예산안을 심사할 당시 외부 파견을 최소화하고 공판 검사를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제 검찰 업무를 맡을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시에는 파견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 20여개 기관이 자체 법률 사무 담당 부서를 두고도 검사를 파견받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