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취임 6주년
'아틀라스' 美 실전배치 총력
새만금에 혁신성장거점 구축
작년 車글로벌판매 727만대
전사 DX·AX 추진 경쟁력 ↑

"로보틱스, UAM(도심항공교통),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해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2020년 10월1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당시 정 회장은 '자동차기업' 이상의 비전을 강조했고 6년이 된 지금 이런 목표는 하나씩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렸다. 2월에는 9조원 규모의 새만금 투자를 발표하며 스마트시티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본업'인 자동차부문에선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의 개발·고도화를 넘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간다. 이런 과감한 변신은 로보틱스와 AI(인공지능) 중심의 미래기술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정 의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피지컬 AI' 미래비전 구체화
정 회장이 취임 6주년을 맞은 올해는 지난 6년간 현대차그룹이 축적한 경쟁력과 성장기반을 새로운 미래사업 전략으로 구체화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모셔널을 설립해 세계 최고수준의 자율주행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듬해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해 로보틱스사업을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포티투닷(42dot)을 인수, SDV와 자율주행 전영역에서 차량 소프트웨어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가속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로보틱스사업이다. 2028년 아틀라스의 양산과 미국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실전배치를 목표로 제시하고 준비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난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HMGMA 내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개소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RMAC는 아틀라스가 실제 제조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작업을 학습하고 검증하는 시설이다.
26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전략투자를 바탕으로 제철과 자동차,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현지사업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도 주목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정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제철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제철소(HPLS) 기공식을 개최했다. 총 58억달러가 투입되는 HPLS 프로젝트는 철강과 부품, 완성차를 연결하는 미국 현지 자동차 제조 생태계 구축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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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기반인 데이터, 에너지, 로봇 생산 및 실증 역량을 집약하기 위한 대규모 신규투자에 나선 것이 눈에 띈다. 대표사례가 '새만금 AI밸리'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지역 112만4000㎡(약 34만평) 부지에 로봇·AI·수소에너지를 아우르는 대규모 혁신성장 거점을 구축한다. 아울러 영남권을 자율주행 레벨4 이상 AIDV(AI 기반 자율주행차) 전환, AI 기반 제조혁신, 미래 항공 및 우주, 에너지 인프라 등 그룹 글로벌 첨단산업의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톱3' 자동차 메이커 자리매김…AX 추진도 '주목'
이같은 미래사업 추진, 체질혁신은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이 축적해온 사업경쟁력과 경영성과에 기반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판매량 3위, 영업이익 2위를 기록하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갖춘 선도기업으로서 위상을 재확인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727만여대를 판매하며 2022년 이래 완성차 판매 '톱3' 체제를 유지했다. 양사의 합산 연간 매출액은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었고 연간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처음 앞질렀다. 올해 2분기에는 합산 매출액 82조252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정 회장이 지속 추진해온 xEV(전동화차량) 경쟁력 강화전략, 수익성 중심 체질개선의 결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도입을 필두로 △전용전기차 라인업 확대 △하이브리드 공급확대를 위한 유연생산체계 확립 △수소전기차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량은 176만여대로 친환경차 누적판매 1000만대 달성 고지를 눈앞에 뒀다. 특히 올해 상반기 현대차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6만3000대, 기아는 47% 늘어난 31만6000대를 기록하며 다각화한 전동화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동시에 제네시스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중심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을 확대하며 판매와 수익 구조를 고도화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한 이후 7년8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판매 100만대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150만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톱티어 경쟁력의 배경에는 소통과 협업,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한 조직문화 혁신이 자리한다. 정 회장은 타운홀미팅 등을 통해 임직원과 소통을 이어가며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에 힘써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 양재 사옥 로비 리노베이션을 완료, 임직원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DX(디지털 전환)와 AX(AI 전환)를 전사 차원으로 추진하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도 박차를 가한다. 임직원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AI 활용이 일상화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며 미래기술기업으로의 전환기반을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