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대신 자체 기술로…현대차·기아 車공장 '스마트 전환' 속도

외국산 대신 자체 기술로…현대차·기아 車공장 '스마트 전환' 속도

강주헌 기자
2026.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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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기술. /사진제공=현대차·기아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기술. /사진제공=현대차·기아

지난 16일 미디어에 먼저 공개된 경기 의왕시 현대차·기아 의왕연구소 전시장. 완성차 한 대가 터널 모양의 장치 안으로 들어서자 차체 외관을 따라 검사가 시작됐다. 3D(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차량 외관의 불량 여부를 가려내는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영상 인식)' 장비다. 그동안 외국산 시스템이 맡아온 공정이지만 이 장비는 광학계와 알고리즘부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까지 현대차·기아가 직접 개발했다. 불량 차량 유출을 막으면서 설비 유지관리 비용과 신차 투자비도 줄일 수 있다.

현대차(312,000원 ▲16,500 +5.58%)·기아(110,200원 ▲4,300 +4.06%)가 이같이 공장 핵심 설비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기술로 바꾸고 있다. 외관검사 장비에 이어 물류로봇, 공장 정보를 찾아 분석해주는 AI(인공지능)까지 직접 만들어 표준화한 뒤 국내외 공장에 차례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오는 19~21일 '이포레스트(E-FOREST) 테크데이 2026'을 열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이포레스트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로 올해 7회째인 테크데이에서는 SDF 기반 기술과 자율화·자동화, 에너지 솔루션,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등 제조 신기술 200여건이 전시된다. SDF는 공장 설비와 공정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로 모아 관리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설비 성능과 품질,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생산 방식이다.

현대차·기아는 공장 안에서 부품을 실어 나르는 물류로봇도 직접 만든다. 표준 사양을 정해 로봇의 하드웨어 설계와 주행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제작비용을 약 30% 절감한다. 충·방전 성능이 좋은 LTO(리튬티타네이트산화물) 배터리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조합해 2시간 걸리던 충전 시간을 최대 12분 수준으로 줄였다. 그동안은 물류 자동화 사업마다 로봇을 새로 검토하고 제작해 비용이 늘고 품질도 제각각이었다.

작업자가 묻는 내용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 분석해주는 제조 특화 AI '이포레스트 폴라리스'는 지난 9월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여러 제조 시스템에 흩어진 가동·품질·설비 보전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사내 문서와 전문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답변을 내놓는다. 작업자 경험에 의존하던 원인 분석과 조치 방법을 데이터로 쌓아 표준화할 수 있다.

로봇 도입 기간을 줄이는 기술도 나왔다. 지금은 로봇을 처음 들일 때 사람이 움직임을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이 기술은 시뮬레이션으로 로봇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만들고 3D 비전 센서로 차체와 용접 도구의 위치·방향을 파악해 가상 경로와 실제 로봇 움직임의 오차를 바로잡는다. 새 생산라인을 처음 꾸리고 양산을 준비하는 기간과 투입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내년 6월 개발 완료가 목표다. 작업자가 손으로 끼우던 도어 가니시와 웨더스트립(문틈을 막는 고무 부품)을 로봇이 장착하는 고난도 조립 자동화 기술도 전시됐다.

현대차·기아는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신기술을 먼저 검증하는 '마더 플랜트'로 삼고 있다. 이어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와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거쳐 기존 글로벌 공장으로 이 기술을 순차 확대한다. 2030년 HMGICS에서 가상공간 기반 자율화 제조시스템을 고도화하고 2032년 이후 미래 신공장에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투입하고 공장 전체를 자율화하는 기술을 본격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E-FOREST센터장(상무)은 "기존에는 공장별로 개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투자와 데이터가 분산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시스템 중심의 구조를 하나의 표준 제조 플랫폼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화의 목적은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안전하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제조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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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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