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규제 대상 판단 어려워" vs 농식품부 "라면·과자 규제 가능성"
미국, EU 등 해외 초가공식품 규제 속도 속…K푸드 수출 10억달러 돌파
김원이 의원 "해외 규제 움직임, K푸드 상승세에 걸림돌이 돼선 안 돼"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소비자 건강 관리를 이유로 라면·과자 등 초가공식품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대응은 현황 파악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 수출액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주요 제품 다수가 가공식품인 만큼 해외 규제 장벽에 발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품목별 가이드라인과 관계부처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한국의 라면·과자·베이커리 제품·탄산음료·즉석 냉동식품 등 설탕·소금·포화지방·첨가물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초가공식품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식약처는 판단 유보 상태다. 국제기구나 외국 규정에 초가공식품의 정의와 관련 규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규제 적용대상이나 품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두 기관 모두 수출제품별 성분·영양 기준 분석이나 해외 인증 준비 지원, 공동 대응 일정 등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해외 주요국은 초가공식품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10월 유화제·증점제·향료 등 특정 첨가물이 들어 있으면서 포화지방·나트륨·첨가당이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비영양 감미료 등 법에서 정한 감미 성분을 포함한 식품·음료를 초가공식품으로 규정했다. 또 일부 초가공식품의 학교급식 제공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법률(AB 1264)도 제정했다. 지난 28일에는 소매용 식품 대상 '비초가공식품 인증제' 도입 법안(AB 2244)이 주지사 승인 절차를 통과했다. 초가공식품이 아님을 인증하는 표시를 부착해 소비자가 건강 제품 여부를 선택하도록 돕는 제도다. EU(유럽연합) 역시 지난해 12월 발표한 심혈관 건강계획에서 초가공식품 대상 조세 부과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푸드 수출액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가 이달 3일 발표한 올 1~7월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8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라면 수출액은 1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른 기록이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해외 규제 전담 인력을 갖추기 어려운 중소·중견 기업에는 국가별 규정 해석과 성분 분석, 필요에 따른 원료 배합·포장 변경 등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K-푸드가 K-한류를 이끌고 있는 지금 해외 규제 움직임이 그 상승세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한국 제품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한 만큼 K-푸드의 세계적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초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