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이 없다"…추석 특수 놓친 홈플러스, 수요는 경쟁사로

"물량이 없다"…추석 특수 놓친 홈플러스, 수요는 경쟁사로

유예림 기자
2026.10.01 16:1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가결 및 법원 인가까지 받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큰 고비를 넘겼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2026.09.03./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가결 및 법원 인가까지 받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큰 고비를 넘겼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2026.09.03./사진=황준선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추석 연휴에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협력사 대금 정산 지연으로 상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도 운영하지 못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경쟁사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1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후 2주간인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홈플러스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407억원이다.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인 2024년 추석 연휴 전후 2주간(9월8~21일) 결제금액 2943억원과 비교하면 약 86% 감소한 규모다. 해당 수치에는 법인 계좌이체, 현금, 상품권, 간편 결제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결제액은 5131억원, 롯데마트는 1866억원이다. 홈플러스에서 빠진 추석 수요 상당 부분이 경쟁 대형마트로 흡수된 것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는 재개장 효과가 오래 가지 않으며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15일 재개장 이후 첫 주말 하루 결제액이 116억원까지 오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추석 직전 주말인 9월19일에는 결제액 44억원, 20일 43억원에 그쳤고 9월 내내 하루 결제액이 50억원을 넘지 못했다. 같은 주말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400억원대, 170억원대 결제액을 올린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상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이 매출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일부 협력사들이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홈플러스 대신 다른 대형마트로 돌린 사실도 파악됐다.

실제 홈플러스에 상품을 납품하는 한 협력사의 대표 김모씨는 "6~7개월째 물품 대금을 일부 정산받지 못해 상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추석에 홈플러스에 공급하는 물량을 평소의 10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운영하지 못한 점도 명절 수요를 놓친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마트는 통상 명절을 앞두고 사전예약을 통해 대규모 선물세트 물량을 확보하고 명절 수요 선점에 나선다. 실제 이마트의 8월6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3%, 롯데마트는 8월6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14.9% 증가했다.

상품 구색이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악순환도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재정 상황 때문에 회전이 잘되는 상품이나 마트 구색을 갖출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일부 상품만으로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로서는 매대가 비어 보이고 쇼핑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결국 매장을 찾지 않게 돼 매출이 줄고 다시 상품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예림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