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의 딜레마
생산인구 감소와 평균연령 증가로 인한 연금 고갈 등 고령자 고용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조가 강력하게 정년연장을 요구한다. 기업은 고령자 고용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년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양 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생산인구 감소와 평균연령 증가로 인한 연금 고갈 등 고령자 고용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조가 강력하게 정년연장을 요구한다. 기업은 고령자 고용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년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양 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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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단일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의 중요 안건으로 정년 연장을 지목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났고 연금 수령 시점도 정년보다 뒤에 있는 만큼 정년을 64세까지 늘려달라는 것이다. 현대차 외에도 기아와 포스코, HD현대 계열사 등의 노조가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정년 연장을 핵심 과제로 넣었다. 이들 중 일부는 정년 연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입장은 난감하다. 현재 법으로 정해진 정년은 60세다. 고령자 고용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노사간 협상으로 이를 늘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또 현행 노동제도 하에서 정년을 늘리는 것은 임금과 고용유연성 측면에서 회사가 져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 청년 고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따라붙는다. 때문에 고령자 고용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심화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노사가 일자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고령자와 관련한 대부분의 통계가 고령자 고용 해결이
정년연장 이슈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청년 고용이다. 청년고용률이 47%에 그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는 곧 세대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완성차업계는 정년연장을 두고 세대 간 갈등이 심한 업종 중 하나다. 정년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를 주력으로 한 노조 측은 숙련된 노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2021년에 MZ 직원이 노조의 정년연장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을 내기도 했다. 친환경차로 바뀌는 기로에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갈등의 기저에는 한정된 일자리를 둘러싼 청년과 고령자 의견 차이가 있다. 고령자 일자리와 청년의 일자리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다수 존재한다. 예컨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민간사업체(10~999인)에서 정년 연장의 예상 수혜자가 1명 증가할 때 고령층(55세~60세) 고용은 약 0.6명
'정년을 5년 연장하면 추가비용은 16조원' 한국경제연구원이 2020년 내놓은 '정년연장의 비용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 내용이다. 한경연은 60세 이상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제도 도입 5년이 지난 시점에 60세부터 65세까지의 노동자에게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계산한 결과 한 해 15조8626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탓이 크다. 하는 업무와는 상관없이 근속연수가 늘어나면 임금이 늘어나는 구조기 때문에, 정년 연장을 할 경우 부담해야 할 임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정년연장을 도입하는 경우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직무급제나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의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7월 30인 이상 기업 1047개사(관리자급 이상)를 대상으로 '고령자 계속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정년 연장 65세가 현실화되면 국가 재정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및 공공기관 정원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임금 제도 개편 없이는 정년 연장에 따른 추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4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10년 사이 전체 공무원 수는 23% 늘었다. 공무원 수는 2010년대 초반에는 점증했지만 공공부문 일자리 중심의 정책이 추진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68만1049명에서 2020년에는 74만6267명으로 뛰었다. 2013년 62만명에서 2019년 68만명까지 6년간 공무원 수는 6만명 증가했지만, 2020년 당해에만 같은 숫자를 채용한 셈이다. 공기업·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발맞춰 채용을 늘려왔다. 공공기관 정규직 신규 채용 규모는 2017년 2만2659명, 2018년 3만3984명, 2019년 4만1322명으로 증가했다. 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 수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정년
근로자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느냐다. 단순히 기업과 노동자만의 갈등으로 바라만 봐서는 해결은 요원하다. 연금개혁 문제도 얽힌 고차방정식이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또한 필수 과제다. 근로자의 정년연장 요구의 배경엔 '소득 크레바스'(Income Crevasse)가 있다. 현재 법정 정년인 만 60세에 퇴직할 경우 직장에서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이다. 올해 63세인 국민연금 수령 연령은 5년에 한살씩 높아져 2028년 64세, 2033년에는 65세가 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소득 공백이 5년간 발생한다. 이때문에 일하는 고령자의 숫자는 늘었다. 60~64세 취업자는 2011년 127만명에서 2021년 241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취업자 중 이들의 비율은 5.18%에서 8.85%로 높아졌다. 다만 한국노총 조사에 따르면 재고용시 계약직과 촉탁직 형태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비율이 86.2%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고령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