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미스터리
한국 주식시장에 지난해부터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 창구를 이용해 대규모 자금으로 단타를 치는 정체불명의 펀드가 출현해 논란이다. 코스피 대형주에서 코스닥 소형주까지 가리지 않고 단기 매매로 수익을 내는 메릴린치 창구의 행태에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메릴린치 창구 논란과 그들의 정체, 매매 패턴과 제도적 문제를 짚어본다.
한국 주식시장에 지난해부터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 창구를 이용해 대규모 자금으로 단타를 치는 정체불명의 펀드가 출현해 논란이다. 코스피 대형주에서 코스닥 소형주까지 가리지 않고 단기 매매로 수익을 내는 메릴린치 창구의 행태에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메릴린치 창구 논란과 그들의 정체, 매매 패턴과 제도적 문제를 짚어본다.
총 5 건
투자자들이 시세조종과 시장교란행위라고 지적하는 메릴린치 창구의 단타(단기투자) 패턴은 다양하다. 증권업계 브로커들은 "매일 메릴린치 창구 단타가 나타나고 있으며 단순 매수, 매도에서 공매도, 이벤트 드리븐(수익창출 기회가 발생하면 빠르게 매매하는 전략)까지 전략이 다채롭다"고 말했다. ◇오전에 사고, 오후에 팔고…"1%만 먹고 빠진다"=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은 글로벌 연기금에서 헤지펀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단타 메릴린치'로 불리는 메릴린치 창구는 짧은 호흡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단기 매매로 매우 특징적인 패턴을 보인다. 일례로 8월6일, 코스닥 종목 파라다이스는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만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다. 9시 정각 파라다이스 주가는 0.27% 오른 강보합세로 거래를 개시했다. 9시3분부터 메릴린치 창구에서 순매수 유입이 시작돼 2분, 4분, 10분 간격으로 매수 주문이 체결됐고 주가는 10시 정각에 5.96%까지 올랐다. 메릴
한국 투자자들은 메릴린치 창구가 1초에 10회 이상 빠른 매매를 하는 '초단타'를 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본지가 전문가들과 분석한 결과 메릴린치 창구에서 나타나는 매매 방식은 초단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병로 옵투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시는 거래당 0.3%의 거래세가 붙기 때문에 초단타 매매로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주식시장은 연말에 수익과 손실을 계산해 자본이득세를 내지만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매매당 0.3%의 거래세를 원천징수한다. 즉 한국 증시에서는 매매를 20회만 해도 원금의 6%가 세금으로 손실된다. 시세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자금을 가졌다 해도 초, 분 단위의 잦은 매매로 수익을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문 대표는 "어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들어와도 0.3% 거래세를 내면서 초단타 매매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때문에 메릴린치 창구에서 활동 중인 퀀트 펀드도 초단타 매매 방식을 취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가 최첨단 알고리즘 매매로 시세를 조작하고 개인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 외국계 거대 자본에 대한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 (7월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메릴린치 창구에서 발생하는 단타 매매로 한국 증시 투자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단기 매매를 하는 AI(인공지능) 펀드로 추정되는 자금이 국내 주식을 사고, 팔고, 공매도하며 시장을 자유자재로 휩쓸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017년 초부터 메릴린치 창구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이 '신출귀몰' 단타 펀드는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치고 빠져, 투자자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통상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주문을 외국인 투자자 유입으로 보고 개인이 따라 사곤 하다. 하지만 메릴린치 창구에서 매수주문이 집중돼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이들이 빠져나가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이 고스란히 손실을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의 매매가 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창
외국인 투자자의 단타(단기투자) 패턴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지만 자산운용 업계는 이를 투자 전략 중 하나인 롱숏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계적으로 숏머니(단기 투자)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 이를 외면해서는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상무)는 "최근 세계 증시는 액티브·장기 투자 자금보다 롱숏 전략을 활용해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패시브와 헤지펀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롱숏 전략을 활용한 자금이 국내 증시 하루 거래량의 약 60~80%를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IT(정보기술) 기업은 물론 철강·자동차·은행·통신 등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고 유동성도 좋아 외국인 투자자, 특히 숏머니(단기투자자)에게 최고의 트레이딩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상무는 "숏 머니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한국은 이를 활용하기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이뤄진 단타 매매에 대해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시세조종행위로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종목의 경우 이 단타펀드가 치고 빠지는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순히 단타로 시세가 움직였다고 해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시세조종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이 있는데 현재 밝혀진 내용만으로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세조종행위는 △위장거래△현실거래 △허위표시 △불법 안정조작 및 시장조성 △현선연계 등에 의한 시세조종으로 구분된다. 이중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이뤄진 단타는 현실거래에 해당된다. 다른 사람과 미리 짜고 같은 가격에 매매하거나(위장거래) 허위사실(허위표시)을 유포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다른 시세조종 요건과는 관련이 없다.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본인 명의 또는 타인 명의로 된 여러 개 계좌를 이용하거나 타인과 공모해 주식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