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PLS
내년 PLS(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시행을 앞두고 농가와 식품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십만 건의 잔류허용 기준이 필요하지만 현재 등록된 건수는 7000여개. 이대로 PLS가 시행될 경우 식품 가격 인상과 농가, 수입업체 경영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PLS가 우리 식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내년 PLS(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시행을 앞두고 농가와 식품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십만 건의 잔류허용 기준이 필요하지만 현재 등록된 건수는 7000여개. 이대로 PLS가 시행될 경우 식품 가격 인상과 농가, 수입업체 경영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PLS가 우리 식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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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 수입업체인 D사의 곽 모 대표는 최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곽씨는 인도와 중국 등지에서 홍차나 허브차를 들여와 판매하는데 내년부터는 제품이 부적합판정을 받아 국내 수입길이 막힐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갑자기 제품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다. 정부가 식품안전을 위해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제 기준에 맞춰 제품을 수입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농약은 사실상 금지된다. 정부가 내년 1월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를 시행함에 따라 식품업계와 농가 등에 PLS 파고가 몰아칠 전망이다. PLS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잔류허용기준이 있는 농약에 대해서는 기준에 따라 관리하되 등록되지 않은 농약에 대해서는 0.01ppm 이하만 허용하는 제도다. 포지티브리스트시스템(PLS) 이름 그대로 허용된 물질만 관리하고 그 이외에는 사실상 불검출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 미등록 농약을 쓰거나 잔류농약 기준치를 초과하면 부적합
#2019년 중순. 요리를 즐겨하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식도락가라 자부했던 20대 직장인 김 모씨는 먹는 즐거움이 크게 감소했다. 평소 즐겨먹던 루꼴라 피자, 고수가 들어간 베트남 요리를 시중에서 찾기 힘들어서다. 아스파라거스, 퀴노아, 레드비트 등 마트에서 즐겨 구매하던 야채, 곡물들 가격도 크게 올라 선뜻 집어들기 어려워졌고 즐겨먹던 해외 향신료는 아예 사라졌다. 수입업체들이 해당 농산물 수입을 중단해서다. 가상의 일이다. 하지만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가 전면 도입되는 내년 이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식탁의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비용이 늘어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축소될 수 있다. ◇PLS, 잔류 농약 걱정 사라지나=정부는 2011년 수입 농산물 잔류 농약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국내 농산물의 농약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PLS 도입을 결정했다. 이어 2016년 12월부터 수입 비중이 높은 견과종실류와 열대과일류에 우선 적용했고 내년부터 모든 농산물에
"그동안 식품 원재료인 농산물을 수입하면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나 선진국 기준 등 해외에서 통용되는 기준에 맞춰 엄격하게 관리해 왔습니다. 관리 사각지대를 없애야 할 필요는 있지만 허용 기준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할 경우 안전성을 인정받은 농산물 수입이 막힐 수도 있어 큰 혼란이 예상됩니다"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엄격하게 잔류농약을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부작용을 줄이고 제도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는 내년부터 PLS발 원료수급 대란이 벌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수입식품 농약 잔류허용기준(IT)을 신청하는 등 PLS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행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5년 PLS도입을 확정했지만 그동안식품업계가 대비에 소홀했던 측면도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수입규모가 상대적으로 적
"PLS(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도입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생산 현장에서 문제 소지가 다분한 부분에 대해 명확한 대책 없이 추진하는 걸 반대하는 것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PLS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최근 세부 시행방안을 발표했지만 농민들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며 반발한다. PLS 제도 자체가 낯설 뿐더러 모호한 정부 정책 때문에 가져올 피해가 크다는 토로다. 농가들의 가장 큰 불만은 제도 자체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 해당 생산 작물에 적용되는 농약이 무엇이 등록돼 있는지 알 수 없고 약제 혼용 역시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뒤늦은 대책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소(小)면적 작물은 등록된 농약 자체가 부족하고 정부가 이를 시험해 등록하는 데도 상당 기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올해 등록한다고 해도 이후 등록 농약이 없는 농작물은 방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냐는 우려도 나왔다. 농민이 농약을 하나도 안 썼지만 지난 수십년간 축적된 농약 잔류물질이 나오는
세계 각국은 수입 또는 자국 생산 농식품의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2006년부터, 대만과 유럽연합(EU)은 2008년부터 PLS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특히 일본은 PLS 도입 이전부터 농민 등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농약 안전 사용에 대한 교육과 예방에 중점을 둬 성공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는 평을 받는다. 토쿠노리 유코타 일본 작물협회 본부장은 지난 8일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수출 농산물 농약 잔류허용기준(IT) 설정 활성화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일본은 충분한 물량의 식품을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2006년 PLS 제도를 도입했고 현재 국민 식생활의 기준이 되는 제도로 안착했다"고 밝혔다. 토쿠노리 본부장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40%밖에 되지 않고, 해외 농산물 수입이 약 6조4260억엔에 달한다. 이만큼 많은 양을 수입하면서도 관련 규정을 꼼꼼히 지키고 있다는 것. 부적합 농산물이 국내에서는 적합 농산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