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포르노를 말한다
IT 발달에 따라 포르노는 더욱 은밀히 광범위하게 일상을 파고든다. 기형적인 어둠의 산업도 몸집을 키운다. '웹하드 카르텔'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도 포르노로 돈을 번다. 이대로는 제2, 제3의 양진호는 계속 나온다. 포르노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익숙한 불법' 포르노에 합리적 규제와 새로운 기준을 고민할 때다.
IT 발달에 따라 포르노는 더욱 은밀히 광범위하게 일상을 파고든다. 기형적인 어둠의 산업도 몸집을 키운다. '웹하드 카르텔'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도 포르노로 돈을 번다. 이대로는 제2, 제3의 양진호는 계속 나온다. 포르노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익숙한 불법' 포르노에 합리적 규제와 새로운 기준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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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대대적인 불법 음란물 단속과 처벌에 나서자 볼멘소리도 나온다. 불법촬영(일명 몰카)과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처럼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는 엄벌해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상업적 포르노물까지 불법 음란물에 묶여 성인의 '볼 권리'가 원천 차단당하는 건 지나치다는 우려다. 포르노는 누구나 외면하지만 누구나 보는 묘한 존재다. 사회의 공분을 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54·구속) 사건은 이런 역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양 회장은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을 구축하며 음란물 불법 유통 산업을 장악해 부를 축적했다. 경찰 수사과정 확인된 음란물 수익만 최소 70억원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음란물을 소비한다는 얘기다. 음성적 시장이 만연하고 있지만 공론화를 꺼리는 사이 국내 포르노 산업은 괴물처럼 몸집을 키우고 있다. 포르노 문제를 더 이상 개개인의 체면 뒤로 숨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르노=불법
최근 직장인 김모씨(32)는 포르노 영상 다운로드 횟수를 급격히 줄였다. 대신 최근 구입한 VR(가상현실) 기기로 일본 성인용 VR 영상을 본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내려받은 후 VR 기기를 쓰면 마치 배우가 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김씨는 "기대보다 실감 난다"며 "꾸준히 영상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노 산업이 IT(정보기술) 발달과 함께 일상에 더 밀접하게 파고들고 있다. 세계 최대 포르노 사이트 폰허브(Pornhub)가 올해 초 발표한 '2017년 연간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트 이용자의 76%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접속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8100만명이 폰허브를 방문한 것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6178만명이 모바일 기기로 포르노를 본 셈이다. 반면 일반 컴퓨터(PC) 접속은 24%에 그쳤다. 포르노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체가 책에서 비디오, PC를 거쳐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폰허브 검색어 순위에서도 포르노 산업의 변화는 감지된다. 지난해 상위
# 회사원 A씨(34)는 일본 AV(성인비디오) 등 포르노를 모으는 은밀한 취미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영상은 수천 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외장 하드디스크에 연도·배우·장르별로 구분돼 있다. 주변에서는 A씨의 이런 모습을 알지 못한다.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는 A씨만의 사생활이다. # 취업준비생 B씨(29)는 또래 남성들과는 다르게 포르노를 좀처럼 즐겨 보지 않는다. 수개월에 한 번씩 보는 수준이고 웹하드 등에서 포르노를 내려받아 보더라도 꼭 삭제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 편이다. 한 번은 깜빡하고 포르노 영상을 지우지 않았는데 친구가 보고 싶다고 했다. B씨는 별생각 없이 해당 영상을 이메일로 친구에게 보내줬다. 대한민국에서 포르노는 음란물로 규정돼 법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불법이라고 해서 모두가 처벌 대상은 아니다. A씨와 B씨 가운데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답은 B씨다. 현행법은 음란물의 '소유'보다 '유통'에 처벌의 방점이 찍혀있
위디스크, 파일누리 등 국내 웹하드 사이트가 불법 포르노의 천국이 된 건 우리 사회가 포르노와 관련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않고 외면해 온 탓이 크다. 포르노를 공론화하지 못하는 사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선 사회적 논의를 거쳐 포르노 관련 규제를 체계화하고 있다. 현재 포르노를 합법화한 대표적인 국가들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독일, 영국, 호주, 일본 등이다. 물론 포르노를 합법화했다고 해서 모든 포르노를 법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폭력성, 아동 대상 유무 등 규제 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했다. 전 세계 포르노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포르노를 노출 수위에 따라 소트트코어(Softcore) 포르노와 하드코어(Hardcore) 포르노로 나눈다. 소프트코어 포르노는 성인의 나체나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보여주는 포르노다. 하드코어 포르노는 남녀의 성기나 음모가 그대로 보이거나 성행위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미국에서는 하드코어 포르노라고 해도 표현물로 법적인 보
기형적 국내 음란물 시장의 대안으로 언급되는 '포르노 합법화'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이슈다. 2016년 한 국회의원이 "성의 음성화가 문제"라며 찬성 입장을 내놨다가 사회 각계의 반발에 사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성인의 '볼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합법화 찬성 측은 국내에서 포르노가 억제되는 현실을 국가가 간섭하는 지나친 '후견주의'로 본다.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국가가 마치 부모님같이 '너는 이런 것을 보면 안 돼'라고 정해주고 관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하는 것들은 1970년대와 다르지 않은 국가의 검열"이라고 말했다. 김봉석 문화평론가는 "포르노를 문화이자 콘텐츠로 봐야 한다"며 "합법화는 개인의 선택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포르노 합법화가 불법 촬영물(일명 몰카)과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같은 디지털 성 폭력물을 줄일 수 있다는
"처음에는 '플레이보이' 같은 잡지를 보다가 빨간 비디오를 봤는데 신세계였다. 이제는 스트리밍으로 가끔 보는 정도다." 평범한 40대 회사원 장모씨(49)의 솔직한 고백처럼 포르노는 늘 우리 곁에 있었다. 국내에서 포르노 등 음란물은 불법이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춰 그 형태를 다양하게 바꿔왔다. 시선을 세계로 돌리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4차산업 분야에서도 성장성을 인정받는 분야가 포르노다. 중장년층이 기억하는 대표적인 포르노는 '빨간 비디오'다. 빨간 비디오는 1980년대 가정용 비디오(VHS)를 청소년용은 '녹색', 성인용은 '적색'의 표지 색깔로 구분한 것에서 유래했다. 암암리에 유통되던 해외 포르노도 빨간 비디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애마부인'(1982)과 '빨간앵두'(1982) 등 애로 영화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비디오대여점에서 포르노를 빌렸다. 급격히 성장한 비디오 인프라가 각 가정마다 포르노를 보급한 셈이다. 1989년 서울 YMCA에서 실시한 조
여성도 '야동'(야한 동영상)을 본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성을 적극적 성적 욕망의 주체로 보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낯선 말이다. 머니투데가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10~50대 260명(남성 154명, 여성 1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중 85명(80.1%)이 포르노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자료를 공유하는 인프라가 풍성해지며 남녀 구분 없이 음란물에 접근성이 높아진 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성들은 현존하는 포르노의 내용이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 설정에 머물러있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했다. 포르노를 종종 본 경험이 있는 20대 여성 A씨는 "야동에서는 여성이 싫다고 표현해도 남성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강압적 성관계, 남성만 수분씩 구강성교를 받는 장면 등이 당연하다는 듯 나온다"며 "실제 남성들이 현실에서 여성에게 야동과 똑같이 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몰입이 안 됐다"고 말했다. 성적 욕구가 있는 여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