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 동일인 제도 해부
흔히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집단은 198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집단은 동일인, 즉 '총수'가 누구냐에 따라 범위가 달라진다. 동일인제도는 경제력 집중을 막는다는 효과가 있지만 정부가 '제왕적 지배구조'를 공식화했다는 평가를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기업 환경이 변화했는데, 과거의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다.
흔히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집단은 198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집단은 동일인, 즉 '총수'가 누구냐에 따라 범위가 달라진다. 동일인제도는 경제력 집중을 막는다는 효과가 있지만 정부가 '제왕적 지배구조'를 공식화했다는 평가를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기업 환경이 변화했는데, 과거의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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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총수(동일인)로 지정됐다. 창업주 4세대 총수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예고탄이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원태 한진칼 회장도 한진그룹 총수에 이름을 올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LG그룹과 두산그룹, 한진그룹의 총수를 변경했다고 15일 밝혔다. 대기업집단으로 부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려면 총수부터 확정해야 한다. 1978년생인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사망하면서 LG그룹의 총수로 올라섰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6월 LG그룹 지주회사인 (주)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두산그룹도 박용곤 전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3월 사망해 장남인 박정원 회장은 예정대로 총수로 지정됐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창업주 이후 4세대인 총수가 등장하는 등 지배구조상 변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우여곡절 끝에 '총수 조원태'
"현대자동차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정몽구에서 정의선으로 바꾸는 건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5일 현대차그룹의 총수를 정몽구 회장으로 유지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현대차그룹의 총수 변경 가능성은 심심찮게 나왔다. 정몽구 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돌면서 총수 변경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시각도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는 말이 있지만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할 때 동일인으로 볼 수 있다"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은 지난해 총수가 이재용 부회장으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의 3세 경영인 중 한 명은 '총수 겸 부회장', 나머지 한 명은 '그냥 부회장'을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나마 공정위의 검토 대상에는 올랐다. 기존 총수가 사망하지 않은 나머지 기업집단은 아예 검토도 하지 않았다. 이미 상당수 기업집단의 기존 총수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건 1996년. 총수(동일인)로 지정된 2008년이다. 12년 동안 그룹의 회장이었지만 총수는 아니었다. 지난 1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해욱 대림 회장은 여전히 '총수 2세'다. 32년 전 만들어진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의 현실이다. 총수는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총수를 지정하는 법적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도 고민이 많다고 하지만, 대안을 찾지 못한다. 15일 머니투데이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대기업집단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19년 동안 한 번이라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곳은 103개다. 이 중 총수가 한 번 이상 바뀐 곳은 15 곳이다. 공정위는 '명백한 사유'가 있을 때만 총수를 교체한다. 하지만 그 명백한 사유는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심지어 동일인의 정의조차 법에 없다. 공정위 내부적으로 '그룹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나 법인'이라고 규정할 뿐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누구도 부정할 수
#"찌리익 삐~" 지난 13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단국빌딩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총괄과 사무실 팩스로 서류 뭉치가 들어왔다. 한진그룹 계열사 및 대주주의 친·인척 범위, 비영리법인 현황, 계열사 임원변동 사항이 담긴 문서를 스캔한 서류다.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한진그룹에 요구한 자료다. 뒤늦게 들어온 서류를 토대로 공정위는 15일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를 한진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정하고, 한진그룹의 범위를 확정했다. 당초 이러한 대기업집단 지정 서류는 지난달 12일까지 들어 왔어야 했다. 하지만 고 조양호 회장이 지난달 8일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 가족 간 협의가 늦어지자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지정 시기까지 미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이 지정돼야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기업집단의 범위를 확정할 수 있어서다. 현행법상 동일인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동일인은 자연인일 수도 있고 법인일 수도 있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특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