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벤처 경영권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으로 벤처•스타트업계가 노심초사다. 기업가치 제고를 취지로 도입된 제도지만 자금력이 약한 벤처•스타트업 입장에선 경영 안정, 인재 확보 등에 활용할 실탄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지배구조 유지를 위한 보완책으로 꼽히는 복수의결권은 '그림의 떡'이다. 밸류업 정책의 역풍을 맞은 벤처•스타트업계 현실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으로 벤처•스타트업계가 노심초사다. 기업가치 제고를 취지로 도입된 제도지만 자금력이 약한 벤처•스타트업 입장에선 경영 안정, 인재 확보 등에 활용할 실탄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지배구조 유지를 위한 보완책으로 꼽히는 복수의결권은 '그림의 떡'이다. 밸류업 정책의 역풍을 맞은 벤처•스타트업계 현실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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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상장을 앞둔 후기 기업일수록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복수의결권의 필요성이 크지만 국내에선 상장 후 3년 내 보통주로 전환되는 구조 탓에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이 복수의결권 도입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며 혁신기업 유치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벤처·스타트업계 안팎에선 최소한 코스닥 시장에 한해서라도 제도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벤처·스타트업계와 자본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상장사의 복수의결권 활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법 제369조 1항이 의결권을 1주마다 1개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다만 2023년 벤처기업법 개정을 통해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복수의결권 도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역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다 상장 후 3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된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은 1주 1의결권을 기본 원칙으로 삼으면서도 이를 법률로 묶지 않는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내용의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서 벤처·스타트업 창업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가 벤처·스타트업에는 경영권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복수의결권 제도가 꼽히지만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6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이 벤처·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과 범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의 지배구조나 경영환경이 다른데 예외 없는 적용에 부작용이 크다는 여론이 커지자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보도:자사주 강제소각에 떨고 있는 벤처업계…중기부 구제책 마련한다] 개정 상법은 기업이 신규 매입한 자사주를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도입된 '복수의결권' 제도가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유명무실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까다로운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투자사인 벤처캐피탈(VC)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제도 활용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여파로 경영권 방어 수단이 더욱 절실해졌지만 현장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1일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말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이를 도입해 주식을 발행한 기업은 콜로세움코퍼레이션과 하이리움산업 등 단 2곳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바늘구멍' 같은 발행 요건을 꼽는다. 복수의결권을 도입하려면 누적 투자액 100억원 이상, 직전 라운드 50억원 이상 투자 유치, 창업가 지분 30% 미만 하락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벤처·스타트업계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개정 상법이 특히 비상장사의 성장을 제약할 수 있는 조치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이 스케일업(외형확대) 과정에서 중요한 인재 유치와 경영 안정을 위해 유연하게 활용해왔던 자사주까지 강제 소각 대상이 되면서다. ━"경영 안정·인재 확보 핵심 수단 뺏는 것"━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인재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스톡옵션이나 성과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기반 보상 시스템을 활용하는 게 보통이다. 이를 위해 자사주를 미리 확보해 두고, 우수 인재가 필요하거나 임직원 보상이 필요한 시점에 언제든 수시로 꺼내 활용해왔다. 하지만 개정 상법으로 자사주를 쌓아두지 못하고 강제로 비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개정 상법은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소각은 의무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업계는 이를 행정적 제약 등 여러 이유로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