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국민연금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의 가장 큰 출자자(LP)인 국민연금의 출자 내역이 깜깜이 공시에 가려져 있다. 환헤지 산식 비공개 등 운용상 비공개 영역은 늘어만 간다. 출자 판단과 사후 성과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한국식 선샤인법(정보 공개 투명화법) 등 대안을 모색한다.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의 가장 큰 출자자(LP)인 국민연금의 출자 내역이 깜깜이 공시에 가려져 있다. 환헤지 산식 비공개 등 운용상 비공개 영역은 늘어만 간다. 출자 판단과 사후 성과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한국식 선샤인법(정보 공개 투명화법) 등 대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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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조원(올해 2월 말 기준)의 국민 노후재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 산식부터 자산배분 회의록, 출자 대상 사모펀드명까지 각종 정보를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시장 안정과 전략적 모호성을 정보 비공개의 명분으로 내세워 왔다. 하지만 학계와 자본시장에선 감시 사각이 늘어나는 것이 도리어 정치적 의도 등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월26일 2026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주식 비중 확대 등 자산배분 안건을 다룬 뒤 관련 회의록을 2030년까지 4년간 비공개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회의 이듬해에 회의록을 공개해 온 기존 관행과 다른 처리 방식이었다. 국민연금이 자산배분 안건 논의에 대해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 조항을 적용해 비공개를 결정한 결과다. 해당 조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기금위 의결로 회의록 공개 유예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의 사모펀드(PEF) 출자 실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손실 방어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하면서 관련 규제가 변화하고 있지만, 투자 손실은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은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라 손실을 늦게 인식하거나 비상장사 평가 등이 불투명해 늦장 대응이 손실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MBK 홈플러스 투자 실패를 인정했다.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보통주에 투자한 295억원도 전액 손실 처리한 상태다. 이밖에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투자한 5826억원은 올해 사실상 '0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와 관련해 국민연금의 잠재 손실은 9000억원 수준으로 국회입법조사처는 추산하고 있다. 배당을 통해 약 3100억원을 회수했지만, 원금을 포함한 약 4800억원이 회생절차에 묶여있다. 국민연금의 PEF의 투자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2020년 미국 리테일 몰 CBL & Associates가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의 사모펀드(PE) 출자 내역을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 연금을 활용한 자산증식은 공공재 영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시장 변화에 따라 선진국 수준의 공시 제도가 필요하단 평가가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공적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캘퍼스(calPERS)의 최근 2년동안 PE에 투자한 내역을 살펴보면 장부가치와 시장가치가 0인 투자 건이 있다. 투자 내역에는 펀드의 이름과 함께 장부가치(Book Value)와 시장가치(Market Value) 변화가 적시돼 있다. 장부가치가 0인데 시장가치에 금액이 기록된 건은 자산을 상각하고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장부가치에 금액이 기록돼 있는데 시장가치가 0인 건은 대손상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금액을 비교하면 어떤 펀드가 수익을 냈는지, 연간 얼마를 벌었는지 손익과 수익률 등을 추산할 수 있다. 캘퍼스의 연간 투자 보고서에는 90일 이하의 유동성 높은 단기 투자 내역도 기록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캘스터스)은 사모펀드별 출자 현황 공시를 통해 2025년6월 말 기준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 대한 IRR(내부수익률)이 -30%라고 밝혔다. 캘스터스는 2024년 빈티지(출자 개시 연도)인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 1억2500만달러(1816억7500만원)를 출자 약정했고 2487만달러는 캐피탈콜(자금 인출 요청)을 받아 실제로 납입했다. 출자분에 대한 시장 평가액은 1780만달러였다. 관리보수 등 비용이 먼저 발생하고 이익은 회수되지 않는 출자 초기 구간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2024년 말 기준(2025년8월 공시분) MBK파트너스5호의2와 MBK파트너스2015의1호PEF(사모펀드)에 대한 투자금액을 각각 5095억원, 4884억원으로 공시했다. 국민연금 공시상의 투자금액이란 투자를 한 이후 미회수된 금액(투자잔액)만을 뜻하며 출자 약정액, 시장 평가액 등 기초 정보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미국 주요 공적 연기금 가입자와 달리 한국에선 일반 국민 누구도 손익 확인이 불가능한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