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에서 '형'으로, 경제단체의 변신
근엄한 '회장님'으로 대표되던 경제단체가 달라졌다. 변방으로 치부되던 IT 벤처, 게임, 금융계 등을 대표하는 젊은 기업인들이 속속 자리를 틀고 있다. 산업, 리더십, 세대의 변화를 대변한다.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재계의 고민도 담겨 있다. '아재'들의 모임에서 '형'들의 모임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경제단체들의 진화를 들여다본다.
근엄한 '회장님'으로 대표되던 경제단체가 달라졌다. 변방으로 치부되던 IT 벤처, 게임, 금융계 등을 대표하는 젊은 기업인들이 속속 자리를 틀고 있다. 산업, 리더십, 세대의 변화를 대변한다.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재계의 고민도 담겨 있다. '아재'들의 모임에서 '형'들의 모임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경제단체들의 진화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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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지로를 다 하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시종 밝은 표정으로 일관한 최 회장은 상의 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단체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경제계와 국민, 정치권까지 아우르는 가교의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임됐다. 내달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에 공식 임명된다. 최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어려운 시기에 이런 일을 맡는 것에 대해 상당한 망설임과 여러 생각이 있었다"면서 "무거운 중책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상의를 잘 이끌어나가 견마지로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경제계 발전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단체가 젊어진다━최 회장의 취임은 경제단체의 변신을 의미한다. 최 회장의 나이에 견줘 젊음을 말 하는게 아니다. 최 회장은 상의 수장 취임을 준비하면
경제계 내부의 필요와 정치 외풍의 압박. 올 들어 속도가 붙은 경제단체 변화·쇄신 행보의 배경으로 꼽히는 두가지다. 안팎의 상황이 재계를 변화의 길목에 세웠다는 분석이다. 세대교체의 최선두에 선 곳은 대한상공회의소다.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나선다. 박 회장이 1955년생, 최 회장이 1960년생이다. 연배 차이가 많진 않지만 둘 사이는 세대차가 뚜렷하다. 최 회장은 PC가 등장한 1980년대 대학을 다닌 디지털 총수 세대다. 최 회장을 맏형격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기술 혁신에 주력하는 이유가 시대 변화에도 있지만 이들이 기술과 함께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이 영입한 부회장단의 면면에서도 세대교체의 분위기가 짙게 풍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1966년생)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967년생),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1972년생),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973년생) 등
재계 단체 쇄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흘러나오는 또 다른 관측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간 통합 가능성이다. 제대로 된 기업인 목소리 전달을 위해서는 외형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자칫 각기 다른 경제 단체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맞선다. 경총과 전경련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등과 함께 국내 5대 경제단체로 불린다. 유독 경총과 전경련의 통합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 대한상의나 중기중앙회가 법정단체인 반면, 경총과 전경련은 순수 민간단체로 설립됐다는 비슷한 태생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한다. 현재 경총은 고용노동부 산하의, 전경련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사단법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두 단체가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순수 민간단체로 설립됐던 만큼, 통합설이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각 단체 회장 임기말 등 일정 시점이 되면 종종 들려왔다"고 귀띔했다. 전경련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새 수장을 맞으면서 조직 내 '넘버2'인 상근(상임) 부회장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안살림을 총괄하는 만큼 리더십 교체기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내부 혁신 동력을 뒷받침하는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일단 재계에선 내부보단 외부 인사가 적임자라는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23일 "아직까진 외부 수혈을 통한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각종 규제 입법을 막기 위해선 대국회·대정부 소통이 가능한 관료 출신이 적합한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제4단체의 부회장은 모두 관료 출신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내부 인물로 장기간 부회장 자리를 지켰던 이승철·김영배씨가 각각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횡령혐의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외부 인사로 교체된 사례다. 전경련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재무 관료인 권태신씨를 구원투수로 투입했고, 경총도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을 지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