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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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특별한 일 없으면...마무리하려 했는데" 지난 22일 오후 2시 26분 서울중앙지법 522호 법정. 형사항소50부 심리로 열린 KBS 세월호 보도개입 의혹을 받는 이정현 무소속 국회의원의 항소심에서 김병수 부장판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A검사가 사전 통지 없이 결석했기 때문이다. 해당 재판은 직관사건이었다. 직관사건이란 주요 사건이나 피고인이 치열하게 다투는 경우 수사검사가 직접 재판에 관여하는 사건을 말한다. 검사는 보통 공판검사와 수사검사로 나뉜다. 공판검사는 피의자가 기소된 후 법정 재판에 참여하는 역할을 하는 검사로,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역할을 하는 수사검사와는 다르다. 당일 522호 법정에는 앞선 다른 사건의 재판을 위해 참석했던 다른 B검사가 있었다. B검사는 공판검사다. 김 부장판사는 검사석에 앉아있던 B검사에게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A검사의 행방을 물었다. 당초 이 의원의 재판은 오후 2시 1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앞선 재판이
검찰총장 교체와 맞물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에 착수했던 사건들의 처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수사선상에는 정부 관계자 및 정치인들이 서로 고소·고발한 사건만해도 수십건이 올라있다. 이처럼 민감하면서도 정치적 폭발력이 있는 사건들은 늘 공정성 시비가 붙기때문에 검찰 안팎의 주목을 동시에 받기 마련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오는 25일부터 검찰총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다. 중앙지검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을 이끄는 수장이자 정치, 경제 등 주요 현안 관련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검찰 내 사실상 '2인자'로 꼽히는 핵심 자리다. 따라서 윤 지검장 임기가 다 되도록 사법처리가 되지 않은 사건들이 새 수장이 오고 나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달내로 검찰 간부 인사가 나면서 수사 책임자인 부장검사도 교체되기 때문이다. 인권 및 명예보호 고소·고발 사건은 통상 형사 1부로 배당된다. 검찰 수사는 그 어느것에도 영향을 받지
"후보자가 검사 되고나서 특수부 등에서 주로 근무했는데 25년 검찰에 있는 동안 여성 검사들과 함께 근무했던 경우 많지 않죠?"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인 8일 오후 11시. '여'검사 출신인 국회 법제사법위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2018년 법무부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여성 검사 85%가 근무평정·업무배치·부서배치 등에 불리하다고 대답했다. 사법연수원 29기 검사 출신인 백 의원 본인의 경험에 근거한 질문이기도 했다. 특히 검찰에서는 특수부 등 인지부서에 여성 검사를 배치하지 않고 경찰 송치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나 재판을 준비하는 공판부에만 배치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백 의원은 '특수통'으로 통하는 윤 후보자가 여성 검사와 근무한 경험이 적고 이에 따라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전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후
외환위기는 많은 재계의 별들을 'IMF 사태의 책임자'라는 낙인을 찍어 역사속으로 퇴장시켰다. 검찰이 지난 4일 사망한 것으로 결론내린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김선홍 기아차 회장,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 등과 함께 '재계판 IMF 4인방'으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세금 2227억원을 체납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전 회장은 1997년 1월 23일 한보철강이 실제 부도 처리되기 전까지 자신만만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부도 후 정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2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3남 정보근을 통해 재기를 노렸지만 연이어 실패했고, 2007년 초에는 징역 3년형(영동대 교비 횡령 사건)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항소했고 신병치료를 이유로 일본에 간다고 속이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수배자 신분이 됐다. 재계 14위, 국내외 32개 계열사를 거느리던 대기업 총수는 결국 1
"12년 전 정태수 사건을 맡아 눈앞에서 그를 놓친 주임검사가 12년 후 정태수 부자를 쫓아 결국 아들 송환에 성공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 부장검사)이 지난 22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아들 정한근씨를 에콰도르에서 국내로 송환하고 정태수 전 회장의 사망 가능성을 확인하자 검찰 내에서는 손영배 대검 국제협력단장과 정 전 회장의 12년 전 인연이 회자됐다. 정 전 회장은 12년 전인 2007년 항소심 재판 중 치료 차 일본에 다녀오겠다며 법원에 출국금지 해제 소송을 낸 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해외로 출국해 그 뒤로 자취를 감췄다. 당시 강릉 영동대 교비 7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의 수사를 담당했던 주임검사가 손영배 단장이었던 것.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출국한 후 돌아오지 않자 그해 10월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피고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해외로 도피한 정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기엔
"이번 소식 듣고 33기 이하는 굉장히 신나있죠. 검찰 인사적체 때문에 부장 달 수 있을지 염려했는데 다음 인사 때부터 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으니까. 반면 높은 기수인 부장들은 옷 벗을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농담 섞인 우려도 하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자 검찰 기수별로 반응이 갈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옷을 벗어야 하는 윗 기수는 침울하지만 아래 기수는 승진을 기대하며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검찰총장 기수가 역전될 경우 선배 기수가 옷을 벗는 게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연수원 23기인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될 경우 그 윗 기수인 18기부터 22기까지 총 26명이 검찰을 떠나게 된다. 윤 지검장의 총장 후보 지목 전에 법조계에선 올해 인사 때 26기까지 검사장으로 승진할 거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윤 지검장의 후보 지목으로 27기까지 검사장으로, 29기까지 차장검사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10년 전
"한국에선 성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을 경우 무고로 수사하기도 하는데 미국과 아일랜드는 어떻게 무고에 대한 수사를 하는가?" "무고라고 하더라도 기소하지 않으면 상대 남성 반응 어떤가? 무고당한 남성이 어떻게 대응을 안해서 기소를 안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 성범죄를 수사하는 검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고'다. 최근 미투 운동과 맞물려 폭로자들을 무고죄로 고소하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무고죄 수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2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여성폭력에 대한 효과적인 검찰의 대응방안' 한인검사 학술 세미나에서는 검사들의 이같은 고민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열린 세미나의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 검사와 수사관들 질문의 40%는 각국 무고죄 수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미국·캐나다·아일랜드 등 3개국의 검사들은 각국에서 "무고죄를 처벌하지 않는 추세"라고 답했다. 무고죄 처벌이 엄격해질 경우 피해자가 위축돼 성범죄 피해를 신고하
두달 간 총 11건. 자유한국당의 최근 고소·고발 실적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 전후로 15건(157명 대상)의 국회의원 고소·고발이 일어나는 등 정치권의 고소·고발이 유독 잦긴 하지만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이 4건에 머문 것과 비교해보면 두배를 넘는 숫자다. 툭하면 검찰에 고발장을 들고 나타나는 게 한국당 뿐이겠느냐만, 유독 한국당의 자취를 찾아보기 힘든 곳이 있다. 정치권은 물론 각종 사회단체들, 정부 부처, 심지어 일개 시민들까지도 온갖 사회적 이슈들과 관련해 고소·고발이 몰려드는 서울중앙지검이다. 서울중앙지검이 가장 큰 규모의 수사팀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중요 수사를 담당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담당해줬으면 하는 기대에서 고발이 몰린다고 한다. 한국당은 이와 달리 주로 대검찰청으로 달려가 고발장을 내곤 했다. 지난 두달 사이에도 11건 중 9건을 대검으로 고소·고발했다. 대검으로 고소·고발장을 내는 일은 흔치 않다. 무엇보다도 시간적
영화 '배심원들'의 홍승완 감독이 검찰에 '불려'왔다. 한 명도 아닌, 스무명이 넘는 검사들이 그를 에워쌌다. 영화 촬영이 아닌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벌어진 '실화'다. 대검찰청이 홍 감독을 초청해 공판검사들과 영화 '배심원들'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면서다. 공판검사는 재판에 직접 참여하며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고 구형을 담당하는 검사를 일컫는데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와 구분된다. 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 '배심원', 그것도 감독과 함께하는 시사회 소식에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공판 검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것은 국민참여재판을 연구하는 일선 검사들의 모임이다. 일명 '공판 어벤저스'라 부르는 이 모임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내 행사가 구체화됐고 영화를 만든 홍 감독까지 직접 초빙하게 됐다.홍 감독도 검사들의 관심에 적극 부응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중심으로 손수 편집한 '배심원들-검찰 버전'
"솔직히 처음 예상보다 너무나 많은 수의 인원이 군집했다. 이 많은 인원 수를 통제할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대로 계속 청와대까지 진군하다간 사분오열되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지 모른다. 일단 각 학교로 해산 뒤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다시 진군하자" "지금 이 상태에서 해산을 명하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여기서 물러나면 모든 게 끝난다. 이 많은 인원이 현재 여기서 복귀한다면 신군부는 어떤 보복행위를 할 지 모른다. 결단코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끝내야 한다." 1980년 5월15일 이른바 ‘서울역 회군'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금방 나오는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임원들의 '대화'다. 지금은 유명 정치인 혹은 작가가 된 그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저 '대화'. 과연 진실일까. '야사(野史)'처럼 전해오고 무한 복사돼 인터넷에 퍼져있는 저 '역사적 현장'은 요새 유행하는 말로 '가짜뉴스'다. 그런데 저 대화는 어느 작가의 현대사를 다룬 책에까지 인용됐다. '정사(正史)'로 믿는
이달 초 해외 출장 중이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갑자기 귀국을 결정했다. 당초 출장 일정에 따르면 오만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에콰도르가 그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문 총장이 에콰도르로 떠나기 전 문 총장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며칠 후 인천국제공항. 이른 아침부터 입국장에 문 총장을 기다리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대검찰청이 예고했던 문 총장의 귀국일은 9일이었으나 닷새나 빨리 돌아오게 된 것이다. 기어이 에콰도르 방문을 건너뛰고 조기 귀국한 이유에 기자들은 귀를 쫑긋이며 마이크를 들이댔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신속조정안건)' 상정 소식이 문 총장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문 총장은 해외 출장지에서 이미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며 격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발표한 상태였다. 그러나 국가 공식 방문 일정까지 취소한 것은 보다 심각한 사태로 보였다. 문 총장의 조기 귀국 소식에 일부 대검 참모도 당황하
"고등학교를 그나마 가장 최근에 졸업한 ○○○ 검사가 가장 적격입니다. 직접 시험문제를 풀어보죠."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김유철 부장검사) 소속 검사 중 가장 젊은 30대의 검사가 진지한 얼굴로 한 고등학교 기말고사 문제지를 받아들었다. 국어, 영어, 수학……. 마치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듯 전과목에 걸쳐 한 문제 한 문제 손수 풀면서 답을 적어내려갔다. 검사가 고등학교 시험 문제를 푼 것은 다름 아닌 교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희대의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로부터 시험 답안지를 빼돌려 기말고사를 치렀다는 의혹을 받는 쌍둥이 자매 사건이다. 쌍둥이 측이 "공부를 열심히 한 죄밖에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검찰은 실제 문제를 풀었을 경우와 대조해 이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같은 '수사 기법'까지 동원한 것이다. 일일이 문제를 풀어보며 쌍둥이들이 쓴 답안 문구의 모순도 찾아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에서 세 단어를 쓰도록 구성된 서술형 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