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발목잡는 PPL
'간접광고'(PPL)는 K콘텐츠의 딜레마다. 극의 흐름을 다소 훼손하더라도 치솟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선택해 왔던 고육책이다. 그러나 'PPL 프리' 제작환경을 보장하는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이용자들은 유료로 구독하면서 광고까지 보길 원하지 않는다. 국내 PPL의 현주소와 개선책을 짚어본다.
'간접광고'(PPL)는 K콘텐츠의 딜레마다. 극의 흐름을 다소 훼손하더라도 치솟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선택해 왔던 고육책이다. 그러나 'PPL 프리' 제작환경을 보장하는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이용자들은 유료로 구독하면서 광고까지 보길 원하지 않는다. 국내 PPL의 현주소와 개선책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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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파' 아웃도어, '뉴트리원' 콜라겐, '에그드랍'... 김은희 작가의 신작 드라마 '지리산'의 한 장면. 매일 산 속을 누비는 구조대원 정구영(배우 오정세)은 후배 강현조(배우 주지훈)에게 '피부 관리 좀 하라'며 대뜸 뉴트리원 콜라겐을 건넨다. 또 지리산 사무실에서 숙소생활을 하는 구조대원 이다원(배우 고민시)은 선배 서이강(배우 전지현)에게 요깃거리라며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을 사다 준다. 누리꾼들은 지리산 관리사무소에서 최단거리 에그드랍 점포가 약 70㎞쯤 떨어져 있다며 실소를 감추지 못한다. 주역들이 매회, 또 신마다 네파 등산복을 바꿔 입는 것도 어색하지만, '지리산이니까' 그나마 위화감이 덜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리산'은 하반기 한국 드라마 최고 기대작이다. 히트작 메이커로 불리는 김은희 작가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출한 이응복PD, 배우 전지현과 주지훈 등 화려한 라인업에다 약 300억원의 '역대급' 제작비가 투입되서다. 21
#.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공습에 토종 OTT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SK텔레콤이 최대 주주인 웨이브는 앞으로 5년 간 1조원, CJ ENM의 티빙과 KT의 시즌은 3년 간 4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하겠다고 공언했다. 과거 한국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역대급 실탄'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마저도 넉넉하지 않다는 평가다. 수백억원대 '텐트폴(tentpole·거액 제작비, 유명 제작진으로 흥행을 노리는 작품)'이 수두룩한 최근 드라마 제작 환경에선 1천~2천억원으로도 '몇 편 못 만든다'는 지적이다. 실제 tvN이 방영 중인 '지리산'은 300억원 이상, 올 상반기 인기를 모은 '빈센조'와 '시지프스'는 제작비 200억원대 드라마다. 앞서 K-드라마 물량공세를 자극한 넷플릭스는 '킹덤'에 200억원, 스위트홈에 '300억원', 글로벌 히트작인 '오징어게임'에 250억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최근 상륙한 디즈니
"오징어게임이 한국 방송사에서 만들어졌다면, 이정재(성기훈 역)는 아디다스 로고가 크게 박힌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왔을 것."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적으로 흥행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간접광고(PPL)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 드라마의 한계를 꼬집은 자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자본력을 갖춘 해외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조금씩 PPL이 등장한다. OTT간 경쟁이 가열되고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콘텐츠 속 광고 효과를 놓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넷플릭스 "PPL은 쉬운 돈"...계속 고집할 수 있을까━넷플릭스가 20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최신작 '레드 노티스'에는 PPL이 하나 등장한다. 주인공인 드웨인 존슨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만나는 첫 장면에서 레이놀즈가 마시는 술 '에비에이션 진'이 PPL이다. 에비에이션 진은 레이놀즈가 주주로 있는 주류 브랜드다. 이는 넷플릭스가 출연 배우에 대한 호의로 돈을 받지 않고 해준 광고이지만,
국내 1호 PPL 마케팅 회사 어지니스의 최충훈 대표는 "세계화된 한국 드라마는 국내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마케팅 공간"이라며 "기존 중국, 일본 위주로 PPL 문의가 종종 들어오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쪽에서도 문의가 많이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해 방영되면서 해외 시청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일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화서 시작한 PPL 드라마로, 2002년 겨울연가가 기점━최 대표는 PPL계 대부로 통한다. 국내에서 처음 PPL 총괄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2010년 PPL 규정이 생기기 전인 1998년부터 PPL사업을 시작했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소품 보조, 카메라 보조, 매니저 등으로 일하다 미국 할리우드의 PPL 사례를 본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드라마 제작사와 기업을 찾아다니며 영화 '이티 (E.T.)'에서 소년이 허시 초콜릿 '리세스 피시스'를 건네는 장면으로 엄청난 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