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발 인사 혁신, 골리앗이 움직인다
승진 연한 축소, 절대 평가 강화, 과감한 발탁과 보상...연공서열과 안정성으로 대변되던 제조업, 금융 등 기존 대기업들의 인사와 평가, 보상 관행이 바뀌고 있다. 공정과 수평적 조직 문화를 중시하는 MZ세대에 맞춘 변화지만 빅테크기업, 플랫폼기업, 스타트업 등 젊은 기업들로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재계에 불어닥친 인사, 보상 시스템의 변화와 그 의미를 짚어본다.
승진 연한 축소, 절대 평가 강화, 과감한 발탁과 보상...연공서열과 안정성으로 대변되던 제조업, 금융 등 기존 대기업들의 인사와 평가, 보상 관행이 바뀌고 있다. 공정과 수평적 조직 문화를 중시하는 MZ세대에 맞춘 변화지만 빅테크기업, 플랫폼기업, 스타트업 등 젊은 기업들로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재계에 불어닥친 인사, 보상 시스템의 변화와 그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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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상사의 지시를 받으면 '왜'라고 질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에 이렇게 질문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면 살아남기 힘들다." 삼성전자의 4년차 한 외국인 직원은 12일 임원인사와 맞물려 연공서열 파괴와 능력 우대에 초점을 맞춘 인사제도 개편과 임원 인사가 이어지는 데 대해 이렇게 촌평했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에 불어닥친 조직문화 개편 바람의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다. 직급체계와 호칭 단순화, 승진연한 폐지, 절대평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기업들의 인사제도 개편을 두고 한편에서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다른 쪽에선 "한발 늦었다"는 얘기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지점에서다. 구글이나 애플이 격의 없는 소통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기술과 지식의 융·복합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ITC(정보통신기술) 시장에서 치고나갈 때 국내 기업들은 소위 상명하복식 관료주의에 젖어 실기(失期)한 부분이 적잖다는 것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
82년생 은행장, 청바지 입은 은행원, 휴가 '셀프 결재'하는 금융맨……. 보수적인 금융회사가 달라졌다. 카카오를 비롯한 빅테크, 토스로 대표되는 핀테크가 금융업에 진출하고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금융권도 서열주의, 순혈주의가 깨지는 등 채용, 인사,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분다. 30대 은행장은 이를 상징하는 일이다. 지난 9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39세(1982년생) 홍민택 대표가 이끈다. 기존 은행장들이 50대 후반~60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이다. 물론 토스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토스뱅크 모회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도 39세다. 토스 직원의 평균연령은 31세다. 토스와 더불어 카카오는 문화 측면에서도 '금융 메기' 역할을 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 출생~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에 둔 것이다. 실제 구성원들도 MZ세대가 대부분이다. 카카오뱅크 임직원의 83%는 40세 이하다. 카카오페이 임직원 중 MZ세
과거 경쟁사 또는 해외 기업의 '인재 빼가기'를 경계해왔던 대기업들이 최근에는 스타트업까지 신경 써야 할 상황에 놓였다. 모바일 세상에서 생겨난 스타트업들에 수많은 청년 인재들이 열광하면서, MZ세대 중심의 능력있는 대기업 직원들도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판교로 달려가고 있어서다. 특히 스타트업의 여러 성공 신화에 뒤따르는 '수십억대 성과급, 스톡옵션' 풍문은 대기업의 젊은 인재들을 자극하고 있다. 평생 직장 개념이 옅어진 만큼,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직장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창업·이직 고려하는 대기업 직장인들━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으로 조사해 지난 10월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는 국내 대기업 재직자(상시 근로자 1000명 이상 기업, 250명 조사)에게 스타트업 창업 또는 이직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응답자 3명 중 1명(34%)이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창업보다는 적지만, 스타트
'뉴삼성'을 표방하는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이 '파격'이라면, 최근의 플랫폼·게임 업계는 오히려 '안정'으로 대표된다. 요직에 대기업과 공무원 출신을 기용하며 급성장한 조직과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영입인사들도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어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12일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 공동체의 임원 가운데 외부 경력출신의 비율은 40%에 달한다. 함께 조사된 30대 그룹 가운데 이직률이 높은 제약·바이오 분야의 셀트리온(44.8%)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다. 카카오에 영입된 외부인사는 스타트업이나 동종 IT(정보·기술) 출신이 주를 이루지만 대기업 출신도 점차 늘고 있다. 2016년 당시 대기업 집단 기준인 총자산 5조원을 넘긴 이후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재연임이 결정된 여민수 공동대표도 LG전자, 류영준 신임 공동대표는 삼성SDS 출신이다. 더구나 카카오는 지난가을 골목상권 침해, 플랫폼 갑질 논란
대기업이 변하고 있다. '때 되면' 승진하던 문화를 벗어나 연공서열 보다 성과와 능력을 중시하는 기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30대 상무 4명과 40대 부사장 10명을 발탁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직급·호칭 체계축소 등 한 차례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도 이와 유사한 임원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LG·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직급을 단순화하고 젊은 경영진을 육성하려는 공통된 행보를 보인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능력과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시도지만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성공한 플랫폼 기업, 빅테크 기업들로 젊은 인재들이 쏠리는데 따른 반작용이기도 하다. 능력에 따른 과감한 보상으로 젊은 인재들을 지키려는 고육지책의 성격이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주 대상이 되는 사회초년생부터 40대 초반에 이르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조직문화가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30~40대의 젊은 인재를 리더 자리에 앉히는 등 미국 실리콘밸리식 조직 문화를 벤치마킹하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 기업의 인사제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제너럴 일렉트릭(GE), 딜로이트 등 글로벌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예전부터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유지해왔다. 특히 근로자 간 경쟁을 부추기고 직장을 전쟁터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스택 랭킹'(stack ranking)이란 상대평가 제도를 없애는 등 근로자 성향에 맞춘 인사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당시 경영진들은 회사 사업 부진의 배경이 상대평가제로 약해진 직원들의 협동성으로 보고 이를 과감히 버렸다. MS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인 2013년 상대평가제를 없애고 팀워크를 위한 조직 문화를 만들면서 모바일, 클라우드로의 주력 사업 전환에 성공해, 현재 애플과 최대 시가총액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력한 상대 평가제로 악명이 높았던 GE도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