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잠든 재정준칙
정부는 2020년말 나랏빚과 재정적자에 제한을 두는 '한국판 재정준칙' 수립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COVID-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국가채무를 관리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도지만 재정준칙은 1년이 넘도록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재정준칙은 과연 현 정부 임기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정부는 2020년말 나랏빚과 재정적자에 제한을 두는 '한국판 재정준칙' 수립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COVID-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국가채무를 관리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도지만 재정준칙은 1년이 넘도록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재정준칙은 과연 현 정부 임기내 만들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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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랏빚과 재정적자의 급증을 막겠다며 내놓은 '한국판 재정준칙'이 1년 넘게 국회에서 잠들어 있다. 올해 '예산 600조원-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에 들어서고 저출산·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효율적인 재정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COVID-19) 유행 장기화와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돈풀기' 경쟁을 하면서 나라곳간의 자물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2020년 12월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지난해 2월 소관 상임위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아직까지 계류돼 있다. 개정안은 2025년부터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도록 규정했다. 단 통합재정수지나 국가채무가 기준을 넘어서더라도 다른 한쪽이 기준 이하로 유지되면 재정준칙을 준수한 것으로 산식이 짜여졌다. 정부가 재정준칙 마련에 나선 것
정부가 매년 재정지출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도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 급격한 나랏빚 증가는 막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 저성장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가채무 증가는 불가피하더라도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는 나랏빚을 불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재정건전성'을 주요 요소 중 하나로 본다는 점도 정부가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재정준칙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국가채무와 재정수지 적자가 크게 증가하고 세입 기반 약화, 인구 감소 등으로 중장기 재정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같은 해 12월 정부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는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중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재정을 운용하기 위해 국가채무와 통합재정수지에 대한 구속력 있는 규율로서 재정준칙 도입에
나라살림의 과도한 씀씀이를 막는 마지노선이 재정준칙이지만, 정부가 마련한 재정준칙을 놓고 '맹탕' 혹은 '고무줄'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GDP(국내총생산)를 늘려잡을 경우 국가채무·통합재정수지 비율이 크게 낮아져 재정준칙의 구속력이 느슨해진다는 점에서다. 또 재정준칙 산식상 국가채무 비율 60%와 통합재정수지 -3% 가운데 어느 한쪽을 총족하지 못해도 다른 하나가 메워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도 지적된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국형 재정준칙' 산식은 '(국가채무 비율/60%)×(통합재정수지 비율/-3%)]≤1.0'이다.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한도를 60%,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이 -3%로 잡고, 초과 비율을 곱한 값이 1 이하일 경우 재정준칙을 준수하는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재정준칙 적용시점은 2025년부터다. 정부가 지난해 9월 2022년 예산안과 함께 제출한 '2021~2025년 중기재정전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가채무비율은 58.
재정준칙 입법을 위한 국회의 논의가 1년 넘게 제자리에 머물면서 선심성 재정확대를 막기 위한 다른 제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가채무비율과 재정적자 비율 상한을 정하는 재정준칙 이외에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관리 장치로는 '페이고'(Paygo) 원칙이 있다. 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에 재원조달방안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것. 예를 들어 10조원 규모 재정사업을 제안하기 위해선 다른 불필요한 사업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방법으로 재정 총량을 유지하도록 한다. 페이고 원칙은 미국과 일본이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1990년 '예산집행법'을 통해 페이고 원칙을 도입했다. 당초 2002년 한시적으로 운영해온 페이고 원칙은 2010년 미국 재정이 악화된 이후 '페이고법'을 통해 제도화됐다. 일본은 총 지출한도를 규정한 지출준칙과 함께 페이고 원칙을 운용하고 있다.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 공약을 집행할 경우 드는 비용을 추산해야한다는 요구도 있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원이 예산이나 기금이 들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