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2년, WHO 대해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11일로 만 2년이 됐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4억5000만명, 사망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의 5% 넘게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역대 최악의 팬데믹 시대, 세계보건기구(WHO)의 현주소를 되짚어본다. 세계 공중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염병에 대응해야 할 이 조직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걸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11일로 만 2년이 됐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4억5000만명, 사망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의 5% 넘게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역대 최악의 팬데믹 시대, 세계보건기구(WHO)의 현주소를 되짚어본다. 세계 공중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염병에 대응해야 할 이 조직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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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막을 수 있었지만 초기 대응이 늦어져 기회를 놓쳤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독립조사위원회가 지난해 5월 발간한 보고서에 실린 분석이다. 이 위원회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2월을 '잃어버린 한 달'로 표현했다. 너무 많은 나라가 기다리며 지켜보는 길을 선택하면서 전염병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많은 나라들이 팬데믹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이라 글로벌 정치 리더십도 부재한 때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우왕좌왕했던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WHO다. 낯선 바이러스의 등장에 세계 각국이 WHO만 바라보고 있는데 팬데믹 여부조차 제 때 판단하지 못했다. 어쩌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사상 초유의 3년차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지만 WHO의 헛발질은 여전하다. 같은 사안에 대해 관계자마다 다른 목소리를 낸다.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가 하면 심지어 같은
# "중국의 전염병은 국제적인 비상사태는 아니다"→"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중국에 대한 불신임이 아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병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 감명 받았다"→"중국의 조처에 국제 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중국의 조처가 해외 확산을 막았다"…. 지난 2020년 1~2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국제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쏟아낸 말들이다. 이는 중국 눈치를 보느라 팬데믹 초기 대응을 할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는 전 세계의 비난을 자초한 배경이 됐다. 미국 CNN방송이 WHO의 선언을 기다리다 못해 "우리는 먼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 모든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2020년 2월. 일본은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 내 감염자 수(최종 712명)를 쏙 빼고 발표해 국제사회의 빈축을 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WHO의 국가별 공식 집계에도 이 숫자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국의 수장인 사무총장은 회원국의 추천, 집행이사회의 심사·투표 등 과정을 거쳐 선출된다.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WHO 설립 이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사무총장이 재임을 통해 10년 이상 자리를 지켰다. 올 8월 임기가 끝나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8대 사무총장도 재임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8월 회원국으로부터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추천 절차가 진행됐는데, 28개국이 테워드로스 현 사무총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WHO 집행이사회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 대한 사전 심사를 했으며 오는 5월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단일 후보인 만큼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보건부장관과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 2017년 아프리카 출신 최초로 WHO 수장으로 뽑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열며
"또 다른 팬데믹이 온다." 세계 각국의 의료·보건기술 발달에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10년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런 전염병 위기에 앞장서야 할 유엔 보건 전문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의 위상은 현재 크게 추락한 상태다. 코로나19 초기 WHO의 늦장 대응에 피해 규모를 커졌고, 백신불평등 등 팬데믹 기간 발생한 각종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경고성 발언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WHO가 코로나19 사태로 회원국 기부금으로 운용되는 국제기구의 취약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2년마다 편성되는 WHO 예산의 4분의 3이상이 회원국의 자발적 기부금에서 나온다. 한국행정연구원은 "WHO의 현재 위기관리 체제는 국제기구의 내재적인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다. 회원국에 강제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데다 조직·예산·인력 등 측면에서 역량의 한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WHO는 2005
"코로나19(COVID-19) 감염병 사태는 세계보건기구(WHO) 독립성·유연성, 민첩함과 관련된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WHO의 현재 모델을 기반으로 수정하고 개선하려는 시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실패했다" 팬데믹 발생 이후 설립된 '전염병 대비·대응을 위한 독립 패널(The Independent Panel for Pandemic Preparedness and Response)이 지난해 5월 발표한 WHO 평가 중 일부다. 패널 평가대로 전 세계적 전염병 사태에서 WHO는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친(親)중국 국제기구라는 비난을 받았고 최대 후원국인 미국이 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WHO를 해체하고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러나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오히려 WHO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팬데믹 대응이 부실했던 이유는 리더십을 발휘할 만한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기구 만들기보다 재정 구조 개선·국제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