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팬데믹 2년, WHO 대해부③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국의 수장인 사무총장은 회원국의 추천, 집행이사회의 심사·투표 등 과정을 거쳐 선출된다.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WHO 설립 이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사무총장이 재임을 통해 10년 이상 자리를 지켰다.
올 8월 임기가 끝나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8대 사무총장도 재임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8월 회원국으로부터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추천 절차가 진행됐는데, 28개국이 테워드로스 현 사무총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WHO 집행이사회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 대한 사전 심사를 했으며 오는 5월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단일 후보인 만큼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보건부장관과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 2017년 아프리카 출신 최초로 WHO 수장으로 뽑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열며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인물이 됐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은폐했다는 증거가 있는데 이를 묵인하고 중국 편을 들었다는 오명도 얻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 보고가 된 뒤 70여일이 지나서야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청원 전문 웹사이트 '체인지(chang.org)'에서는 거브러여수스 퇴진 또는 해임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청원 운동이 수차례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2017년 당시 거브러여수스의 선출을 위해 자금을 지원했던 중국은 이번에 그를 추천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 우한 연구실 기원설을 배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밀월관계가 틀어졌다는 해석이다. 조국인 에티오피아 정부는 그의 재임에 반대 의사를 확실히 표명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에티오피아의 내전 상대인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을 지원했다며 주유엔 에티오피아 대사가 나서 네거티브전을 펼쳤다.

역대 수장 가운데는 2대 사무총장인 마르콜리노 고메즈 칸다우(브라질)가 20년간(1953~1973년) 자리를 지키며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3대 사무총장인 할프단 말러(덴마크)는 15년간 WHO를 이끌었다. 나카지마 히로시(4대 총장·일본)와 마가렛 찬(7대 총장 홍콩)도 재임했다. 2004년에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이종욱 박사가 WHO 6대 총장에 올랐지만 임기 중이던 2006년 과로로 사망했다.
WHO는 본부사무국 외에 6개 지역사무소(아프리카·유럽·동남아시아·동부지중해·서태평양·미국)도 운영하는데 이들 지역 사무소장은 사실상 해당 지역의 책임자 역할을 한다. 매년 한 번씩 지역위원회를 소집해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채택된 정책들을 해당 지역에서 시행하기 위한 지침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