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없는 공사비 인상, 둔촌 사태 또 나온다
'단군 이래 최대'라는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185일만에 재개됐다. 공사중단이란 초유의 사태는 공사비 증액 문제에서 비롯됐다. 둔촌주공은 가까스로 사태를 수습했지만 전국 곳곳의 정비사업장에는 둔촌주공과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는 정부 정책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
'단군 이래 최대'라는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185일만에 재개됐다. 공사중단이란 초유의 사태는 공사비 증액 문제에서 비롯됐다. 둔촌주공은 가까스로 사태를 수습했지만 전국 곳곳의 정비사업장에는 둔촌주공과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는 정부 정책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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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시공사를 뽑은 서울 A 재건축 사업장은 3.3㎡당 580만원에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예정 공사비일 뿐이다. 인허가를 마치고 실제 공사에 들어갈 때 본계약을 맺게 되는데, 이때 공사비에 그동안의 물가 상승이 반영된다. 특화설계도 공사비 인상 요인이다. 시공사들이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내놓는 특화설계는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A 사업장에 제시된 특화설계 중 지하주차장 면적을 늘려 세대당 1.3대에서 2대로 늘리는 안이 대표적이다. 이는 추가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중대한 변경' 사안으로 결국 비용과 시간이 더 들게 된다. 이렇게 늘어나는 추가비용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2년 뒤 착공이 가능하다고 가정하면 공사비가 3.3㎡당 700만원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 곳곳서 공사비 인상…제2의 둔촌주공 위험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국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 공사비 인상 요인이 수두룩해 둔촌주공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불릴 정도로 주목받던 곳이었다. 하지만 공사중단이랑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정비업계의 '블루칩'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까지 내몰리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둔촌주공 위기의 시작점은 공사비 증액이었다. 공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에 공사비 협상을 마쳐야 했지만,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착공 이후에도 공사비를 증액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업 지연될라 착공부터..부실한 본계약에 공사비만 불어나━둔촌주공 조합은 2010년 8월 시공사로 현재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을 뽑고 같은 해 1조9000억원에 가계약을 맺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2016년 본계약을 체결할 때 공사비는 약 2조6000억원으로 뛰었다. 이어 2019년에 착공에 들어갔는데 이듬해 공사비가 더 얹어져 약 3조2000억원으로 계약서가 수정됐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본계약을 맺을 때는 설계변경에 따
"사랑제일교회 사례는 대법원 판결도 무시됐다고 봐야죠. 아무리 촘촘하게 기준을 만들어 제도를 운용해도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상황에선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시 정비사업 공공지원제도 담당자의 말이다. 이 제도가 정비사업 첫 단추를 꿰는 역할을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을 모두 조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2년 차 맞은 공공정비제도...취지 좋지만 조합의 고급화 전략과는 상충돼━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사업 공공지원제도는 정비사업 수립 단계에서 완료까지 시행 과정을 공공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정비구역 구청장이 공공지원자이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등이 대행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추진위 구성 △건설사업관리자 등 용역업체 선정 △조합설립 준비 △추진위 또는 조합의 운영 및 정보공개 △세입자 주거 및 이주대책 수립 △관리처분계획 수립 △건설업자 선정방법 △권리 확정, 등기 절차, 청산금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시행사는 '조합'이다. 때문에 이주비, 조합 운영자금 등 자금은 조합이 직접 조달해야 한다. 시공사가 선정된 이후에는 시공사가 자체 자금을 대여해주거나 보증을 서서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다 보니 시공사가 자금 대여 중단을 무기로 조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 시공사도 불만을 토로한다. 조합이 일반분양을 늦추면 사업비와 공사비 회수가 무기한 늦어지고, 입지가 좋은 사업지는 조합의 변심으로 시공사 교체도 잦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에 법적 소송을 벌이지만 시공사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비사업, 시공사 아니면 자금 조달 어려워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날을 세울 때 조합원들이 크게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는 사업비 7000억원 회수였다. 돈을 빌려준 대주단은 대출 만기 연장 거부를 통보했다. 보증을 선 시공단은 대주단에 7000억원을 대위변제한 뒤 공사비와 사업비, 이자를 포함한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진 배경은 과거 다른 재건축 사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돈'이 문제였다.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장이란 상징성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한 끝에 봉합됐지만, 비슷한 문제로 갈등이 촉발돼 사업이 좌초된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려면 착공 전에 본계약을 체결토록 유도하고, 공사비 사후 검증 절차도 보다 내실 있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착공 전 본계약 체결토록 제도 개선 필요...규제 강화에 대해선 의견 엇갈려━익명을 요구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증액 분쟁을 줄이려면 착공 이전에 실질적인 공사비 계약을 완료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계약 이후에는 불가피한 상황, 예를 들면 최근 원자잿값 등 물가가 급등한 국면에서 누가 봐도 공사비를 인상해야 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협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혁신설계로 변경하거나 마감재를 수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