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사견)]
CXMT 발표와 증시의 과도한 공포
인증과 장비 없는 연내 양산의 허구
중, 막연한 두려움 넘어 아는 것이 힘

중국 반도체는 대한민국에 두려운 존재일까.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금리인상 부담과 중국 반도체의 급부상 소식에 급락했다.
지난 12일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러지(CXMT)의 차오칸위 CEO가 올 연말 차세대 D램 셀 설계 기술인 4F²(포 에프 스퀘어)를 채택한 서버용 DDR5 RDIMM(등록된 듀얼 인라인 메모리 모듈)을 내놓겠다고 하자 국내 증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실현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2년 앞선 것이기 때문이다.
4F² 기술이란 '0'과 '1'의 신호를 담는 셀의 크기(2F x 2F)와 관련된 것으로 6F²(식스 에프 스퀘어)보다 반도체 칩 공간을 약 33% 줄인 것이다. 평면의 트랜지스터 채널을 수직으로 세워 칩 공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발표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이틀간 334조원 증발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올 초 반도체 주를 중심으로 급등했던 국내 증시는 하반기 AI 거품론 이후 반도체 부문의 작은 소식에도 크게 동요했다. 이번 급락도 중국 반도체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한 몫했다.
사회주의 통제국가인 중국의 폐쇄성으로 '정보에 대한 무지'가 두려움을 불렀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처럼 중국 반도체를 제대로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법이다.
이번 CXMT의 4F² 셀 기술은 새로운 게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9년 일본의 마지막 D램 업체 엘피다가 망하기 직전까지 이 기술에 매달렸다. 이 기술을 들고 CXMT로 찾아간 사람이 사카모토 유키오 전 엘피다 CEO다. 사카모토 유키오는 '타도 삼성'을 외쳤으나 결국 엘피다가 파산한 후 중국으로 가서 CXMT 설립 초기 기술고문을 지냈다.
CXMT가 특허와 기술을 인수한 키몬다도 4F² 기술에 힘을 쏟았었다. 엘피다와 키몬다는 30~40나노급 미세회로 공정을 기반으로 이 기술에 집중했으나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 구조(VCT)인 4F²의 고질적 문제인 부유바디(Floating Body) 효과와 누설전류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현재 CXMT에서 이 문제 해결에 나선 상당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떠나 CXMT에 합류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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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에서 2차례에 걸쳐 7년 2개월간 근무했던 아브라함 유(Abraham Yoo)를 비롯해 한국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최근 접합 없는(Junctionless, JL)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VCT 4F² D램 구조를 활용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여전히 기술 수준은 1x(10나노 후반) 선폭을 활용해 1c(10나노 초반) 기술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2세대 이상 뒤쳐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CXMT는 2023년 두편(IEDM, IMW)의 논문발표 이후 더 이상 업데이트 없이 이번에 양산발표를 해 일각에서는 포커게임에서의 블러핑(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속임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양산을 위해서는 양산장비 외에도 검사·계측(IM) 장비가 필수인데 이를 도입했다는 소식이 없다. 게다가 인텔이나 AMD·애플 등으로부터 메모리 반도체 인증(퀄)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국가주도의 산업육성 정책을 가진 세계 반도체 수요 40%의 나라 중국을 무시할 일은 아니지만,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는 CXMT가 올해 안에 4F²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DDR5 RDIMM을 양산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것이 힘이다.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에 시장이 흔들릴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