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1부 응원 0
기자 프로필
오동희 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총 7632 건
-
이제 다시 가족으로 돌아갈 때
인화(人和)를 자랑으로 삼아왔던 LG 그룹 내 가족간 송사가 2023년 2월 소송제기 후 약 3년만에 일단락났다. 세간에는 이번 민사소송 1심 판결로 원고(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부인과 딸들)와 피고(아들 구광모 LG 회장)간 '승패'로 이야기하지만 LG 그룹 입장에서는 모두가 패자인 지리한 싸움이었다. 화합의 상징이었던 LG 그룹의 이미지는 창업자 집안 내에서의 상속 재산 다툼으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재판부의 조정 권고와 재판부 변경 등으로 재판이 길어지면서 원고와 피고를 대리하는 율사들은 시간을 벌었지만 구광모 LG 회장이나 모친인 김영식 여사는 그 시간에 비례해 상처는 더 깊어졌다. 법의 심판대에서의 결과는 원고인 김 여사와 두딸(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구연수씨)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70년을 이어온 LG 그룹의 역사를 거슬러 아버지와 할아버지· 증조부까지로 이어지는 과정을 짚어보면 모두에게 아픈 상처가 됐다. 인공지능(AI)이 지배하는 세상에 오랜 전통과 가풍을 이야기하면 구식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숨은 함정
"앞으로 2년 정도는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사태가 이어질 것이다. 인공지능(AI) 수요는 늘지만 반도체 업체의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 홍콩 소재 외국계 증권사의 아시아책임자 말이다. 수십년 반도체를 분석한 그의 분석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이유를 잘 보여준다. '코스피 지수 5000(오천피)' 시대를 바라보는 한국 증시의 엔진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쌍두마차다. 코스피 시가총액(1월 19일 종가기준, 약 4085조원)의 약 38%(약 1542조원, 우선주 포함)를 이 두 회사가 차지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냉정히 현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세상 만물에는 작용과 반작용(뉴턴 제3법칙)이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다. 일례로 국내 조선업계는 2008년 8월 신조선가지수가 191. 5로 최고점을 찍고 수년치 수주잔량을 자랑하며 장미빛 전망을 내놨었다. 상위 10개 조선업체 중 6개가 한국 기업었지만 그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주 절벽과 실적 악화가 시작됐고 이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장기 침체에 빠졌다.
-
마징가Z 프로젝트 중개인 '제로 쿠'는 누구?
"제로쿠(Jerro Koo) 회장님은 저희 아버지(고 윤태수 대영 회장)와는 40년지기로 의형제다. "(윤관 BRV 대표) "제로쿠 삼촌은 저의 선친(고 구본무 LG선대 회장)과는 10년 이상 가까이 지내신 분이다.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와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재판에서 수차례 나온 이름이다. 두사람 모두 코스닥 상장사인 메지온에 투자하게 된 계기가 '제로쿠'라는 인물로부터 이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메지온과 BRV를 연결해준 제로쿠 회장이 "누구인지"를 묻는 검찰이나 재판부의 질문에 피고인 측은 "오랜 지인"이라고만 소개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제로쿠 회장은 마징가제트 프로젝트 중개로 투자액 500억원의 3%에 해당하는 수수료(약 15억원)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 1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제로쿠(顧錦國: 고금국) 회장은 홍콩에서 섬유사업을 했던 인물로 중견 합섬직물 전문업체였던 대영을 이끌던 고 윤태수 대영 회장(2008년 작고, 윤관 대표의 부친)과는 섬유 수출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
'마징가제트' 프로젝트의 결말은?
"마징가제트 프로젝트가 최종 확정된 것은 2023년 4월 12일 이후다. " "아니다. 4월 12일 이전이다" 일본 로봇 만화영화(마징가 Z) 얘기가 아니다. 고 구본무 LG 선대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BRV(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인 메지온에 자신이 운영하는 펀드(BRV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을 통해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얘기다. 검찰은 '마징가제트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투자 결정 과정에서 윤 대표와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를 위반했다며 지난해 1월 23일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김상연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15일 첫 공판을 포함해 총 다섯차례의 변론을 종결하고 지난달 16일 결심을 진행했다. 결심에서 검찰은 윤대표에게는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 원, 구 대표에게는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 원, 추징금 1억 원을 구형했다.
-
수출 1조달러 시대를 기대하며…
대한민국이 수출 6000억달러를 달성한 지 7년 만에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에서 미국·독일·중국·일본·네덜란드에 이어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1945년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뤄낸 기념비적인 성과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수출을 무기로 1964년 수출 1억달러에서 13년 만인 1977년 첫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다. 초기에는 가발과 섬유, 해산물 수출로 성장하던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석유제품·조선·철강·무선통신·디스플레이·2차전지·바이오 등으로 경쟁력 있는 수출 품목을 넓혀왔다. 그 결과 100억달러 돌파 18년 만인 1995년에 수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다시 9년 만인 2004년에는 수출 2000억달러의 고지에 올랐다. 이후 대한민국의 급성장 시기에는 2~3년마다 1000억달러씩 수출을 늘리며 단숨에 수출 5000억달러 국가에 일곱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그 여정에서 반도체와 자동차·석유제품·조선·무선통신기기가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
쿠팡이 드러낸 한국 사회 책임의 빈틈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보안의식 결여문제가 아니다. 책임 회피가 일상화된 기업 문화 그리고 그 무책임을 방치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허점 탓이다. 쿠팡은 즉각적인 사과와 투명한 책임 규명 대신 '유출'을 '노출'로 축소하고 갖은 핑계로 책임회피에 골몰했다. 실질적 최고 책임자인 대주주(김범석 쿠팡Inc 의장)는 미국의 이름 뒤에 숨었다. 이민을 통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직전인 2020년말 국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한국과의 법적 연결 고리를 끊었다. 한국에서 사업은 하지만 한국법이 자신에게 닿지 않도록 했다. 물류센터 화재 대응이나 플랫폼의 갑질 논란 등에서 보여준 모습은 '한국에서 수익은 극대화하되 법적·사회적 책임은 최소화'하는 회피의 전형이다. 한국에서 지난해 기준 연간 41조 원의 매출과 6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회사의 태도라고 하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국민을 대신해 이런 행태를 따질 국회의 부름은 해외체류 중이라는 이유로 무시했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사·부(師·父)의 마음
1987년 무렵의 일이다.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이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입학한 아들의 스승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학교에 의사를 전한 모양이다. 당시 동양사학과 A 교수는 학과의 가장 어른인 민두기 교수(2000년 작고)에게 "이재용 학생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식사를 한번 모시고 싶다고 합니다"라고 알렸다. 민 교수는 A 교수에게 "그동안 다른 학생 부모들의 식사 초대에도 응했나요?"라고 되물었다. "아닙니다"라는 A 교수의 답변에 민 교수는 "그런데 왜 이재용 학생 부모의 식사 초대를 나한테 전하는 거죠? 똑같은 제자들인데.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엄청나게 공부시키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민 교수를 비롯한 동양사학과 교수들 덕에 이재용 학생은 어떤 특혜도 없이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자식을 학교에 맡긴 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그 학생을 바르고 공정하게 가르치겠다는 스승의 마음으로 되돌려준 사례다.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얘기다. 그 후 이건희 회장은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든 때에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 아들의 87학번 동기들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다.
-
하토야마 전 총리, "한일 화해·협력으로 미래 개척"(종합)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이 지난 5일 '시대동행' 대담을 위해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나가타초에 위치한 주젠빌딩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의 사무실을 찾았다. 백 상임고문이 하토야마 전 총리를 찾은 것은 그동안 그가 보여준 식민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화해의 행보 때문이었다. 또 새로 들어선 일본 다카이치 정부와의 건설적인 한일관계를 위한 방안을 공유하고, 양국간 과학기술과 문화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꿇은 무릎은 '용기' 아닌 '신념'…무한책임은 당연한 일━-백용호 상임고문(이하 백 고문) : 과거를 부정하기보다는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2015년 서대문 형무소를 사죄 방문하였고, 그 이후에도 국내를 방문해 "피해자가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가해자는 사죄해야 한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풀린 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기억한다. 이는 폴란드를 방문해 무릎 꿇고
-
백용호 고문 "한일 저출산·기후재난 공동 대응시스템 만들자"
━인구감소 최대 고민, 한일 양국이 상호 장점 배워야━(중편에 이어서) -백 고문 : 일본과 달리 대한민국은 또 다른 미래 걱정이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공대나 과학기술 분야보다 의대로 쏠리는 현상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가 과학기술에 달려있기에 과학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도 의대 선호 현상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지적이 많다. 혹시 이러한 한국의 상황에 대해 해줄 말이 있는가? ▶하토야마 전 총리 : 일본은 현재 의사가 부족하다. 의사는 사람 목숨을 살리는 좋은 일인데 한국의 의대 선호 현상에 대해 과학기술 쪽으로 가라고 말할 용기는 없다. 다만 중국 칭화대학 방문 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 칭화대는 큰 강당에 전 학생에게 컴퓨터 1대씩과 연간 100만 엔(약 1000만 원)을 지원하며 공부와 창업을 병행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대학 측은 이 지원을 통해 단 한 명의 뛰어난 기업가라도 배출된다면 성공으로 본다고 했다. 일본에도 없는
-
백용호 고문, "한일 문화교류 넘어 문화융합으로…"
━"폭군의 셰프 재미있게 봤다"…외교관보다 문화인이 더 큰 역할━(상편에 이어서) -백 고문 :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총리가 말한 '동아시아 공동체' 정신이 이어지길 바란다. 주제를 바꿔 한일 관계는 '과거 역사는 직시하되 미래로 가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문화·과학기술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문화 전면 개방 당시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 문화 유입뿐 아니라 한국 문화도 일본에 확산되는 '쌍방향 교류'가 됐다. 이러한 문화 교류가 특히 젊은 세대의 간극을 줄이고 갈등 해소의 출발점이 된다고 본다. 총리 부인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관계 개선을 위해 문화 교류를 확대할 구체적 조치가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하토야마 전 총리 : 제 아내뿐 아니라 저도 지인의 추천으로 최근 넷플릭스에서 '폭군의 셰프'라는 한국 드라마를 봤다. 역시 한국 드라마는 재미있고 대단하고도 느꼈다. 문화는 스포츠처럼 양
-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피해자가 그만 할 때까지 사죄해야"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이 지난 5일 '시대동행' 대담을 위해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나가타초에 위치한 주젠빌딩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총리의 사무실을 찾았다. 백 상임고문이 하토야마 전 총리를 찾은 것은 그동안 그가 보여준 식민지배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화해의 행보 때문이었다. 또 새로 들어선 일본 다카이치 정부와의 건설적인 한일관계를 위한 방안을 공유하고, 양국간 과학기술과 문화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꿇은 무릎은 '용기' 아닌 '신념'…무한책임은 당연한 일━-백용호 상임고문(이하 백 고문) : 과거를 부정하기보다는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2015년 서대문 형무소를 사죄 방문하였고, 그 이후에도 국내를 방문해 "피해자가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가해자는 사죄해야 한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풀린 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기억한다. 이는 폴란드를 방문해 무릎 꿇고
-
'시대동행'이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를 찾은 이유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한·일 양국에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선 지금은 과거를 잊지 않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것이 '백용호의 시대동행'이 지난 5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의 도쿄 치요다구 사무실을 찾은 이유다. 새로 들어선 다카이치 정부와의 건설적인 한일관계를 모색해야 하는 이 시점에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일관된 사죄와 화해의 행보가 그를 만나야 할 가장 분명한 이유가 됐다. 그의 행보는 진정성이 있었다. 2015년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에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해 독립운동가 기념비 앞에서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했다. 그 이후로도 합천 원폭 피해자 면담(2018), 정읍 3.1운동 기념탑 방문(2022)을 통해 '일본의 무한사죄와 무한책임'을 밝혔다. 특히 2022년 10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에는 "일본은 상처 입은 분들이 '더는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용서해 줄 때까지 용서를 비는 마음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