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문재인의 4년…'운명'이 '숙명'으로 바뀐 시간

2012년 12월19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 문재인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는 "패배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극적인 단일화에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 후보가 받은 표는 1460만표(48%). 패배한 대선 후보 중 역대 최다표를 받았지만 돌아온 것은 패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계에 진출했던 그의 '운명'은 실패로 끝난 듯 했지만, 문 후보는 약 1년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 대선 회고록 '끝이 시작이다'를 출간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주변에서는 대선 재도전에 대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듬해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에서 완패하며 김한길·안철수 체제가 붕괴하자 문 후보의 당내 입지가 강화됐다. 마침내 '문재인 등판론'이 본격 거론됐고 이듬해 2·8 전당대회 때 당대표에 선출됐다. 문재인의 귀환이었다. 꽃길은 아니었다. 당권을 잡은 이후 친노와 비주류 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를 상처로 얻었다.
비주류는 "대선 패배 책임을 안 진다", "당권과 대권후보 모두 독점한다", "문재인 체제로는 총선을 못 이긴다"고 지적했다. '패권'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문 후보 대신 안철수 후보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안 후보는 비주류의 대안이자 구심점이 됐고 마침내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문 후보는 타협보다 정공법을 택하는 뚝심을 보였다. '김상곤 혁신위원회'를 앞세워 계파별 나눠먹기 공천이 아닌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 총선 국면에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삼고초려 끝에 모셔왔고, 김병기·김병관·박주민 의원 등 새로운 얼굴들을 영입해 당을 쇄신했다. 대선까지 겨냥해 당내 조직을 튼튼히 다지는 큰 그림도 그렸다.
문 후보의 반등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이뤄졌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완패했음에도 민주당이 원내 1당에 오르면서다. 수도권을 싹쓸이 했고 고향인 부산·경남(PK)에서 8석을 가져왔다. 문 후보는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는 등 온 몸을 던져 전국적 지원유세를 다닌 결과였다. 총선 승리의 1등 공신이 돼 "호남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노력하겠다"고 밝힐 수 있었다.
총선 승리 이후 본격적인 대권 플랜을 가동했다.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민심을 들었다. 호남 민심도 돌아왔다. 호남 지역 정당을 만든 안 후보 보다는, 전국 정당을 만들어 집권 가능성을 높인 문 후보에 호남인들은 주목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정서가 싹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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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2012년 대선 당시 지나치게 시간과 준비가 부족했던 점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 아쉬움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작심하고 집권 비전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는 싱크탱크 ‘국민성장’을 구성하며 일찍부터 정책을 준비했다. 인재영입으로 외연도 확장했다. 주류 경제학자 조윤제 서강대 교수, 박근혜의 가정교사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이 문 후보 측에 섰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되자 아예 '대세론'이 떠올랐다. 비리로 얼룩진 정권의 민낯이 공개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탄핵되자 가장 안정적인 차기 주자로 문 후보가 주목받았다. 문재인 캠프의 지난해말 최우선 과제는 문 후보가 연초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는 것이었다고 한다. 문 후보는 자신의 막강 인재풀이 만든 집권비전을 한 발 앞서 거침없이 공개하고 이슈를 주도하며 후발주자를 따돌렸다.
당내 경선에서도 '대세론'은 거침없었다. 전국에 촘촘하게 깔린 지역조직, 보수와 진보를 망라하는 매머드급 인재풀은 그를 '준비된 후보'로 만들어줬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의 참모는 "오히려 캠프 사람들이 소극적일 정도로 과감한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자신감도 넘친다. 문 후보 본인은 이제 정치를 '운명'이 아니라 '숙명'이라고 말한다.
◇문재인은 누구?=1953년 경남 거제 출생. 흥남철수 피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산 경남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경희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유신 반대 집회 주도로 구속되고, 특전사 복무를 했다. 사법고시 1980년 합격, 사법연수원서 차석으로 졸업했다. 부산에서 노무현 당시 변호사를 만나 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떨쳤다.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의 부탁으로 캠프 부산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일명 ‘부산팀’을 이끌었다.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거쳤다. 참여정부 후에는 낙향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정치에 입문했다. 2012년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48%를 득표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2015년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고, 제20대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 2017년 4월3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문재인의 '뉴 대한민국', 대통령과 '소주번개' 이뤄질까

더불어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내세운다. 문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을 토대로 한 새로운 대한민국은 어떨까.
우선 '대통령 문재인'을 볼 수 있는 곳은 청와대가 아닌 광화문이다. 대통령 집무실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마련된다. 권위주의적인 청와대를 벗어나 시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다. 퇴근길에 종로의 선술집에서 시민들과 '소주 번개'를 하는 대통령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민들은 대통령의 24시간 일정을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의 동선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인사추천 실명제를 통해 인사 결정의 전 과정도 기록으로 남는다. 대통령 경호실은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재편된다.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줄이고,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한 조치다.
광화문 집무실에는 일자리 현황판이 마련된다. 대통령 문재인이 매일 체크하는 현황판이다.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과 저성장 극복을 위해 일자리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다. 공공 일자리 81만개 확충 등 정부 주도의 '일자리 뉴딜'이 우선적으로 추진된다. 정부조직도 일자리 중심이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는 것 외에는 정부 조직개편을 최소화한다.
'일자리 뉴딜'의 재원 마련은 재정의 우선순위를 일자리에 맞추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가장 먼저 '일자리 추경'을 추진할 게 유력하다. 증세도 피할 수 없다. 고소득자, 고액상속자, 고액 부동산 임대소득자라면 현재보다 세금을 더 낼 각오를 해야 한다. 법인세는 감면 축소를 통한 실효세율을 높이는 수준이다. 법인세율 인상은 후순위다.
'피로사회' 개선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도 추진된다. 주 52시간 근무 준수, 연차휴가 의무 소진,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의 하루 6시간 근무 등이 문 후보의 공약이다. 한 번에 모두 이뤄지지는 못하더라도 문재인 행정부의 노동정책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진행될 게 유력하다. 노동시간 단축은 저출산 대책으로도 중요하게 거론된다.
경제정책의 또 다른축은 재벌개혁이다. 일부 총수 일가를 위한 재벌의 적폐를 종식시키는 게 목표다. 집중투표제·노동자추천이사제·다중대표소송 도입 등으로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총수일가의 전횡을 억제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금산분리 강화 등을 통해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및 편법승계를 막는 노력도 추진된다.
취임초 검찰 개혁 드라이브도 강하게 건다.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은 '성역없는 대한민국'을 위한 기본 정책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해 외국어고, 자사고, 국제고는 일반고로 단계적 전환이 이뤄진다. 대학교 입시는 수시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전형 세가지로 단순화된다. 로스쿨 입시는 100% 블라인드 테스트로 개선된다.
외교·안보적으로는 대북·대중관계 개선에 나선다. 6자회담과 같은 다자적 테이블을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시도가 이뤄질 게 분명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이 다자적 채널 차원에서 해결하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비용 증액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협상에는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은 셈이다.
본선까지 36일, 문재인의 5대 숙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매번 강조한 게 ‘압도적 지지’다. 본선 승리를 위한 출발점이 당내 경선의 압승이 돼야 한다는 의미였다. ‘대세론’은 현실화됐고 문 후보는 본선에 진출했다. 민주당 경선을 두고 ‘결승 같은 예선’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본선은 또다른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적잖은 ‘산’을 ‘대세론’만으로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정과 이재명, 어떻게 품을 것인가= 문 후보와 안희정, 이재명 후보의 여론조사상 지지율 합계는 60%에 달한다. 이중 문 후보의 지지율은 36%수준이다. 그 위로 돌파가 쉽지 않다. 경선이 끝난 뒤 두 후보의 지지율을 가져오기 위해선 두 후보는 물론 그들의 지지층을 안아야 한다. 문 후보의 확장성을 높이는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확장을 제어할 수 있다.
◇컨벤션효과 선점, ‘대세론’ 유지?= 이번주는 '컨벤션 위크'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컨벤션 효과’를 꿈꾼다. 먼저 효과를 누리는 이는 안 후보다. 민주당 내 안희정 후보 등의 지지층이 옮아가고 있다. 후보 확정과 함께 민주당 지지층 결집이 이뤄져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문재인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 반면 ‘컨벤션 효과’가 미미하면 안철수 후보와 ‘양강 구도’로 대진표가 짜여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이냐 안철수냐…호남의 선택은? = 호남은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 모두의 손을 들어줬다. 문 후보의 민주당 경선 호남 지지율은 60.2%(14만2343표)였으며, 안 후보의 국민의당 경선 호남 지지율은 64.6%(5만9731표)였다. 호남은 대선까지 남은 시간동안 어떤 후보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지 살펴본 뒤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남 기반의 한 야권 인사는 "호남 민심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결정이 끝난 뒤 대선에선 '될 후보'에게 80% 이상의 표를 몰아줄 것이고, 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적폐 청산 vs 반문 정서 =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문 후보가 던진 메시지는 ‘적폐 청산’이다. 시대 흐름에 따른 발언이자 행보였다. 이 메시지가 조기 대선때까지 이어질 지가 관심이다. 반대쪽에선 ‘적폐 청산’ 대신 ‘통합’을 얘기하기보다 ‘반문 연대’를 강조한다. ‘문재인 vs 반문재인’의 구도로 대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가 이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 지도 관전포인트다.
◇'아들 논란' 등 검증 방어는 = 문 후보가 강조해온 게 ‘준비된’ 대통령이다. 여기엔 검증도 포함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문제될 게 없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문재인 때리기’는 여전하다. 이번엔 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대응에 실패할 경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86세대+호남+교수…주목받는 문재인의 사람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핵심 인재군은 참여정부, 86세대(386), 호남, 그리고 교수 그룹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일부 그룹은 서로 겹치기도 한다. 대통령직인수위 기간 없이 곧장 임기를 시작하는 긴급한 선거인만큼 경선 선거운동에 적극 뛰었던 이 '문재인의 사람들'이 대선 본선, 나아가 대통령 당선시 정권 구성에도 깊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86세대=문 후보 인재풀은 경선 과정부터 이미 양과 질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그 핵심이자 다른 그룹보다 오래 문 후보를 지켜보고 보좌한 이들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고락을 함께 한 전직 비서관·행정관 그룹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12년 대선캠프에도 몸담았다.
최측근으로는 이른바 '3철'로도 불렸던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김경수 의원이 있다. 양 전 비서관은 표면적으로는 2선 후퇴를 했지만 메시지 관리, 문 후보의 선거전략 수립 등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집필 과정에도 참여했다. 전해철 의원은 당 최고위원을 맡으며 당과 문 전 대표 사이의 가교에 전념했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의원이 경선기간 후보 대변인을 맡았다. 황희 의원은 경선룰 협상대리인으로 나섰다. 경선캠프 부실장·팀장급으로 활약한 윤건영 권혁기 오종식 전 행정관 등도 문 후보와 끈끈한 관계로 앞으로도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김용익 원장도 참여정부 출신으로 문 후보의 공약수립에 참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86세대(386)에 해당한다. 86그룹이 없이는 문재인 캠프를 설명하기 불가능할 정도다.
총괄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연세대 81학번)은 인천시장 출신 4선 의원으로 이른바 ‘386세대’의 맏형격이다.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맡은 임종석 전 의원(한양대 86)과 김경수 의원(서울대 86)은 모두 86학번 운동권 간판급 인사다.
실무진도 86그룹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강기정 전 의원(전남대 82)이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데 이어 전략 최재성(동국대 84)·진성준(전북대 85), 일정 송인배(부산대 88), 정책 정태호(서울대 82) 외에 백원우(고려대 85)·한병도(원광대 86) 전 의원 등이 캠프 실무를 맡았다.

◇호남 전진배치..교수그룹 탄탄=호남 출신 중량급 인사들은 문 후보가 공들여 영입한 경우가 많다. 경선캠프 공보라인의 수장인 박광온 의원은 참여정부 출신은 아니지만 2012년 대선때 문 후보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특히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으로 호남출신을 중용했다. 호남민심을 얻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한편 그동안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 호남쪽 인맥도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장영달·김효석·이미경 전 의원,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이 광주전남, 전북 등 호남을 대표하는 선대위원장급이다. 이들 외에 박병석·김진표·김두관 의원이 8명의 선대위원장단을 구성했다.
또다른 호남 기반 인사로는 TV토론 본부장 신경민 의원, '트로이카' 특보단장인 김태년 민병두 이춘석 의원 등 현역 의원도 있다. 이들이 당 선대위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지 관심을 모은다.
문 후보가 당대표 시절 총선 영입인사로 손잡은 김병관·양향자 최고위원도 있다. 양 최고위원은 호남 핵심 정책으로 꼽히는 '미래 자동차 클러스터'의 열쇠를 쥔 인사다.
정책을 주도하는 쪽은 교수그룹이다. 경선캠프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에 동시 영입이 발표된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호기 연세대 교수가 있다. 싱크탱크 '국민성장'은 문 후보가 본선까지 내다본 핵심 '병기'였다. 주류·중도 성향의 경제학자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았다. 그 또한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및 주영대사를 지낸 참여정부 인맥이기도 하다.
국민성장은 참여하는 학자가 900명이 넘는 메머드급 싱크탱크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자문위원장,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은 상임고문,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부소장이다. 건국대 최정표(경제), 이화여대 서훈(외교안보), 서울대 조흥식(사회문화), 순천대 정순관(정치혁신사법개혁), 카이스트 원광연(과학기술), 대전대 안성호(지역균형발전), 제주대 송재호(정책기획관리) 교수가 각 분과 위원장으로 뛰었다. 국민성장추진단장인 김현철 서울대 교수는 문 전 대표의 경제정책 핵심인 '국민성장론'을 발전시켰다.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도 상당수다. 화제의 인물도 있다. 전 네이버 부사장인 윤영찬 SNS본부장, 민병욱 미디어특보단장은 각각 언론 출신이다. 마케팅 전문가이자 재야인사 예춘호 선생 아들인 예종석 홍보본부장, KBS 아나운서였던 고민정 대변인, 이지수 외신대변인(변호사), 2012년 대선때도 문 후보와 함께 한 신지연 변호사 등도 '문재인의 사람들'이다. 부산경남쪽 득표력이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최근 영입됐다.
문재인, 57%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확정…安·李 "축하"(종합)

이변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문재인 예비후보로 확정됐다. 문 후보는 순회경선 4연승으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2위는 안희정, 3위는 이재명 후보의 순이었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이하 수도권) 순회경선 결과를 앞서 진행한 호남·충청·영남 결과와 합산한 결과 문 후보는 누적 93만6419표를 얻어 57%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결선투표(오는 8일) 없이 본선직행을 확정지었다.
2위는 35만3631표(21.5%)를 얻은 안희정 후보, 3위는 34만7647표(21.2%)를 얻은 이재명 후보가 차지했다. 4위 최성 후보는 4943표(0.3%)를 얻었다. 선거인단은 214만4840명, 이 가운데 76.6%인 164만2640명이 현장투표, ARS 등으로 투표에 참여한 결과다.
문 후보는 수도권강원제주에서도 투표소 투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대의원투표 각각 60% 이상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39만9934표(60.4%)로 1위를 지켰다. 수도권 2위는 22%인 14만5688표를 얻은 이재명 후보였다. 안희정 후보는 17.3%인 11만4214표를 가져갔다.
문 후보는 수락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역사를 시작한다. 분열의 시대와 단호히 결별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겠다"며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정의냐 불의냐의 선택이다. 적폐연대의 정권연장을 막고 위대한 국민의 나라로 가겠다"고 말했다.
집권 과제로는 △경제와 안보의 기둥 바로 세우기 △불공정, 부정부패, 불평등의 확실한 청산 △연대와 협력으로 통합의 새로운 질서 세우기를 들었다. 그는 "반문연대, 비문연대는 정권교체를 겁내고 저 문재인을 두려워하는 적폐연대에 불과하다"며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다.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고, 오직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호남·충청·영남·수도권 모든 지역 경선에서 압도적 1위에 오르며 당내에서 '대세론'을 확실하게 증명해보였다. "영남, 호남, 충청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지역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전략도 계속 밀고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 밖에서도 문 후보가 대세론 몰이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본선의 관건이 됐다. 문 후보는 본선에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국민의당의 안철수, 바른정당의 유승민,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세론'을 앞세워온 문 후보이지만, 대선일(5월9일)이 다가오고, 후보들이 정리되며 후발주자들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중이다. 특히 안철수 후보와 1:1 경쟁구도가 형성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1:1 구도에 대해 "별로 있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적폐세력들의 정권연장을 꾀하는 그런 후보라는 뜻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선통과 후 첫 번째 과제로 문 후보는 당내 통합을 우선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다면 전체 60%에 달하지만, 그동안 경선 경쟁이 심화되며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 못 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문 후보도 수락연설에서 "우리 당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선을 했다"며 안 후보의 '통합정신', 이 후보의 '정의로운 가치' 등을 추켜세우며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2위에는 안희정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3위 이재명 후보와 불과 0.3%포인트 차이였다. 안 후보는 호남·충청에서, 이 후보는 영남·수도권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야권 관계자는 "지역조직이나, 전국적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 후보가 안 후보와 호각의 성적을 받은 것은 안 후보의 '대연정론'이 민주당 지지층에게 먹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이재명 두 후보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문 후보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안 후보는 "재미난 경선을 치렀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저를 포함한 패자에게는 위로를 보낸다"며 "이번 경선만큼 자기 소신과 비전이 분명하게 경쟁을 이룬 경험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축하드린다. 민주당 중심 정권교체가 국민의 열망을 담아 성공하길 바란다"며 "경쟁을 한 것이지 전쟁을 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