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聽
검찰과 법조계의 변화, 수사 환경의 어려움, 예산과 인사 문제, 마약·디지털 범죄 등 다양한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사회적 파장까지 균형 있게 전달합니다.
검찰과 법조계의 변화, 수사 환경의 어려움, 예산과 인사 문제, 마약·디지털 범죄 등 다양한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사회적 파장까지 균형 있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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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파견 복귀하고 인력이 보충되나 했는데 다시 일부 인력이 특검으로 끌려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답답할 따름이죠. " 서울 일선 검찰청에 근무하는 A부장검사가 털어놓은 고민이다. 정치권에서 추진중인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 특검을 두고서다. 기존 3대 특검의 수사기한이 끝나면서 파견 갔던 검사들이 일부 돌아올 예정이지만 새로운 특검에 재파견될 가능성이 높아 업무 혼선이 염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지난 29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3대 특검의 수사가 모두 끝났다. 이에 따라 공소 유지를 위한 최소 인력만 특검팀에 남고 나머지 인력은 복귀하게 됐다. 수사 초기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60명·김건희 특검 40명·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 20명 등 총 1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됐다. 내란 특검과 해병 특검에서는 공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각각 30여명, 7명만 남고 나머지는 파견이 해제된 상황이다. 김건희 특검도 공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제외하고 검찰청으로 조만간 복귀시킬 것이라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 의결로 검찰청 폐지가 확정된 것에 반발해 원대복귀를 요청했다. 이후 일부 검사들이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찰청 폐지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리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큰 동요가 있다는 생각은 오해이고 당장 수사를 멈추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장인 전현희 의원도 특검팀을 방문한 뒤 "항의가 아닌 하소연이었다고 들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의 불만과 불안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특히 불만의 화살이 대검 지휘부로 향한다. 검찰개혁 국면에서 대검이 내야 할 목소리를 내지 않는 등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대검 차장에 임명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3일 "보완수사가 검찰의 의무"라 밝히며 첫 공개발언을 했다. 같은달 8일에는 "검찰이 개명당할 위기에 놓였다"라면서도 "이 모든 것이 검찰의 잘못에 기인한 것
내년 10월부터 검찰청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신설되는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운용에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사·기소·재판·집행 전 과정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조직별 업무와 사법절차 변화에 맞춘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년 내 개혁완성'이란 구호에 따라 제도를 성급히 시행하다가 킥스가 출범하기 전인 2010년 이전처럼 사건문서를 출력해 우편으로 송부하는 시대로 퇴행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킥스는 2010년 7월 가동된 시스템으로 △사건진행정보 △온라인 민원처리 및 안내 △벌과급 납부 조회 등 다양한 형사사법정보를 제공한다. 경찰·해양경찰(수사), 검찰(수사·처분), 법원(재판), 법무부(형집행) 등 여러 기관들이 동일한 시스템 내에서 정보와 문서를 공유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 이전까지는 각 기관이 별도 전산시스템을 운영했기 때문에 사건처리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일을 시켜야 되는데 나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잘하자'는 말이 안 나온다. " 수도권 검찰청의 한 차장검사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제사건이 폭증하면서 당혹스럽다며 한 말이다. 과거 자신들도 겪어본 적이 없는 초유의 상황이라 독려하기도, 다그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이 맡은 사건이 무엇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건적체가 심각하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전국 검찰청의 월별 미제사건은 5월에 6만5067건에서 7월에는 8만1469건으로 25% 증가했다. 검찰청 별로는 서울남부지검(48%), 대구지검·부산지검(34%) 등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사건이 몰리는 서울·수도권 검찰청은 형사부 검사 1인당 미제사건이 최대 500건에 육박한다고 한다. 형사부 검사가 가장 바쁠 때 통상적으로 맡는 사건 수가 150~200건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두 배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사건 적체 원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에 검찰 인력이 대거 파견된 영향이 크다.
사상 초유의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최대 120명의 검사가 차출될 검찰은 착잡한 분위기다. 여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보다 먼저 대규모 특검 파견으로 일선 업무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후폭풍으로 올해말 장기미제 사건이 폭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개 특검에 파면되는 검사 규모는 최대 120명이다. 내란 특검법 60명, 김건희 특검법 40명, 채상병 특검법 20명이다. 올해 4월말 기준 검사 현원은 2069명이며 이중 평검사는 1276명이다. 특검이 최대치인 120명의 검사 파견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전체 평검사의 약 10%가 특검에 투입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파견대상자를 기준으로 하면 비중은 훨씬 커진다는 것이 일선 검사들의 설명이다. 일선 재판을 맡고 있는 공판검사들과 직관(수사검사가 공소유지) 검사 규모를 합친 약 300명은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여기에 질병·육아·가사 휴직자 100여명, 당장 사건에 투입되긴 어려운 초임검사 등을 제외하면 실제 파견대상 인력풀은 700명 내외로 본다.
이재명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검찰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검찰청 폐지 수준의 고강도 개혁을 예고한 데다 이 대통령 관련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 전망도 지배적이다. 4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내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강행한 검사 탄핵,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 전액 삭감은 맛보기 수준일 정도로 전례없는 검찰 개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팽배한 상황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이던 시절 낸 공약집에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방안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수사·기소 분리와 함께 수사기관 전문성 확보, 검사의 기소권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실질화, 검사 징계 파면제도 도입과 경력법조인 중에서만 검사를 선발하도록 하는 법조일원화 확대를 내걸었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절차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이 비대면으로 쉽게 거래되면서 현행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만 허용된 신분위장수사를 마약범죄에도 확대 적용하자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마약류 범죄가 급증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수단이 마땅찮은 것이 수사기관들 고민이었다. 마약범죄는 폭행, 사기 등 피해자의 신고에 의해 수사가 개시되는 일반범죄와 달리 피해 신고가 거의 없어 내부자 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비대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요즘 마약조직 특성상 운반책을 검거한 뒤 공급책으로까지 타고 오르는 기존 수사기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장수사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위장수사는 단속·처벌 측면에서의 효율성만 강조한다는 지적이 있다. 자칫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없는 사람을 부추겨 검거하는 범의유발형 수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미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해 범행의 기회를 주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에 불과한 경우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기회제공형 수사는 위법한 함정수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검사 개인 입장에서 아무런 발전이 없잖아요. " 검사들 사이 특수부(현 반부패부)가 일종의 기피부서가 된 이유에 대해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가 한 말이다. 올해 초 평검사 인사가 단행됐는데 서울중앙지검 전입검사 희망부서 중 특수부가 최하위권이었다고 한다. 벌써 몇 년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과거 재벌, 정치인들을 수사하는 검찰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특수부는 2021년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이후 위상이 계속 떨어졌다. 첩보 기능이 제한되면서 직접·인지수사 통로가 크게 좁아진 탓이다. 이 밖에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재벌 등의 사건을 맡는 것 자체가 검사 개인의 경력에 독이 됐다고 한다. 최근 검사들이 연이어 탄핵소추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과거 상징적으로 검찰수사에 대한 반대의 표시로 검찰총장 탄핵이 추진된 적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부장검사나 평검사 등 일선 검사들이 탄핵소추 대상이 되고 있다. 검찰 내에서 "그냥 수사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있는 돈, 없는 돈 어떻게든 탈탈 털어서 수사비에 쓰고 있어요. " 마약수사를 담당하는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돈이 없어' 마약수사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한탄했다. 국회가 지난해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전액 삭감해서다. 특활비는 기밀유지가 중요한 범죄 수사에 주로 쓰인다고 한다. 특히 유통책을 찾기 위한 위장 거래가 빈번한 마약수사에 많이 사용된다. 현장에 잠복할 때나 첩보원을 관리하는 데도 특활비가 사용됐다. 대검찰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일선청으로 내려보낼 수사비가 부족해 지난해 외부 기관에서 받은 상금까지 털어 수사비에 쓰고 있다고 한다. 상금이 수천만원에 이르긴 하지만 기존 마약수사에 쓰던 특활비 규모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검거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선별해 수사비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선 검사 중에서는 자기 지갑을 열어 마약수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수사비를 보전해줄 예산은 마땅치 않다. 수사를 잘했다고 격려하기도, 앞으로 수사를 열심히 하자고 얘기하기도 어렵다.
"공무원이 승진이나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 없으면 어디서 만족감을 얻나. 일하기 참 쉽지 않다. " 최근 만난 재경지검의 한 부부장검사의 말이다. 검사 정원은 11년째 동결됐고, 일선에서 일할 검사가 없다는 이유로 승진도 줄었다. 법무부는 2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일반검사 인사원칙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령일은 다음달 3일로, 인사는 이르면 오는 23일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8기, 39기 검사들은 각각 부장검사, 부부장검사로 승진이 보류됐는데 이번에도 승진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모두 탄핵소추돼 대행체제인 상황에서 전보인사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특수수사를 맡는 중앙지검 4차장, 반부패2부장 등 주요 보직 검사들도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돼야 승진 및 고위간부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올해 상반기가 지나고 인사매듭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차에 기름을 안 넣어주는 것 아닙니까. 업무가 올스톱될 상황입니다." (재경지검 부장검사)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중앙지검장 탄핵소추와 함께 추진하는 검찰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 전액 삭감 예산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검찰에 비상이 걸렸다. "사실상 일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민주당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달 29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시킨 '감액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정부 원안에서 4조1000억원이 삭감된 예산안으로 이 가운데 검찰 특경비 506억9100만원과 특활비 80억9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보고하기로 했다. 검찰에선 두세차례 반복됐던 검사 탄핵소추를 두고도 반발이 크지만 초유의 특활비·특경비 전액 삭감에 대해선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이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검사탄핵 때보다 내부 동요가 훨씬 크다고 한다.
"검사도, 수사관도 하루종일 이어폰을 꽂고 있습니다". 수도권지검의 한 부장검사가 휴대폰 등 전자기기 포렌식으로 확보한 녹음파일 분석을 두고 꺼낸 하소연이다. 혐의와 관계있는 녹음파일과 혐의와 관계없는 파일을 분류하는 데만도 상당한 품이 든다고 한다. 이 부장검사는 "일단은 하나하나 다 들어봐야 하는데 수사보안 때문에 다른 인력을 지원받기도 어려워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휴대폰 통화녹음이 보편화하면서 검찰이 포렌식 수사로 애를 먹고 있다.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 반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져나오는 녹음파일 때문에 수사에 드는 노력과 시간이 곱절로 커진 탓이다. 휴대폰을 바꿔도 새 휴대폰에 자료를 쉽게 옮겨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수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가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발단이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핸드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6년부터 7년 동안 휴대폰에 자동저장된 3만여개의 통화녹취에서 돈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