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기고
상속·증여, 세금, 이혼 등 실생활과 밀접한 법률 이슈와 최신 판례, 조세정책 변화, 가족·부부 문제 등 다양한 사례를 전문가 시각에서 쉽고 깊이 있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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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96 건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유류분을 규정한 일부 민법 조항에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유류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고, 문의도 많았다. 요지는 헌재 결정이 나왔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이다. ━헌재 결정으로 무엇이 바뀌나━유류분이란 망인의 생전행위나 의사에 상관없이 무조건 보장받는 유산 비율이다. 민법은 사망자의 자녀, 배우자, 직계존속(부모·조부모) 이외에 형제자매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해왔다. 자녀, 배우자가 상속인인 경우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직계존속과 형제자매가 상속인인 경우에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받았다. 유류분 조항에 대해 헌재가 내린 결정 요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사망자의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민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위헌결정). 두 번째, 민법이 패륜적인 상속인에 대한 유류분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은 점과 피상속인을 돌보고 그
22대 총선이 야당의 완승으로 끝난 지 벌써 한두 달이 넘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화두가 된 조세 이슈는 '금융투자소득세'다. 국민의 힘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내세웠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 시행을 주장했다.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으로 국회 주도권을 연이어 쥔 상황에서 금융투자소득세가 일반투자자 보호,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등과 같은 다양한 현안 및 가치와 슬기롭게 조화하는 조세 정책으로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무엇이길래 그 시행을 두고 정치권이 치열하게 다투는 걸까. 금융투자소득세는 소득세의 일종으로,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한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이념을 담고 있다. 소득 발생 유무와 관계없이 과세하는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는 대신 금융투자 행위로 인해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과세하는 것이다. 세율은 구체적으로 1년에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ETF 매매 차익 등에 대해 수익 5000만원까지, 해외주식, 펀드의 이익 등에 대해 250만원까지 기본 공제되어 0%로 적용된다.
199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시의 게임이론 중 죄수의 딜레마에 의하면 체포된 2명의 죄수가 격리돼 신문을 받을 때 상대방의 선택에 관계없이 자백을 하는 쪽이 언제나 이익을 보기 때문에 합리적인 참가자라면 모두 자백을 선택하는 '내시 균형'이 성립한다고 한다. 이런 이론이 반영된 제도가 바로 담합과 관련된 리니언시 제도로 1978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카르텔을 남보다 앞서 최초로 자진신고하는 사람은 형사소추를 면제해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미국 셔먼법이 금지한 카르텔 또는 담합이 점점 더 은밀하게 이뤄지면서 경쟁당국이 적발하기 쉽지 않아지자 내부자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유인책으로 리니언시 제도가 도입됐다. 미국 법무부는 1993년 리니언시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해 절차를 투명화하고 인정범위를 확대하면서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미국의 리니언시 제도는 현재 EU(유럽연합) 등 경쟁법을 집행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도 도입돼 카르텔을 적발하는 핵심적인 중요한 제도
아무리 훌륭한 권리라도 제때 행사하지 않으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제도 중 하나가 '소멸시효'다. 소멸시효는 권리자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 소멸이라는 법률 효과를 인정하는 제도다. 시간이 지났다고 권리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이 부당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제도를 두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당사자들이 불안정한 법적 상태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법은 상황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을 다르게 두고 있다. 일반적인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고, 상거래로 인해 발생한 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이다. 소멸시효가 더 짧은 경우도 있다. 보험금 청구권에 대해서는 3년, 숙박료·음식료·보험료 등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1년이 적용된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1년 뒤에 돌려받기로 한 경우를 살펴보자. 돈을 갚기로 한 날, 즉 빌려준 날 이후 1년이 지난 때로부터 10년 동안 돈을 갚으라고
60대 여성 A씨에겐 치매 걸린 친정어머니가 있다. 집을 오가며 어머니를 극진히 보살피던 A씨에게 남편 B씨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어머니를 아예 집에 모시고 함께 살자는 것이었다. A씨는 그런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어머니와 합가하게 됐다.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 A씨는 집에 간병인을 두고 생업이던 반찬가게 일을 이어갔다. 택시 운전을 하는 남편은 근무 때 틈이 생기면 어머니를 들여다봐 주곤 했다. A씨는 전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B씨가 간병인 대신 직접 어머니를 보필하는 것이 좋겠다며 일을 그만뒀다. A씨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더욱 커졌다. ━치매 지원금까지 노린 남편, 이혼 소송 하게 된다면━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남편의 배려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 반찬가게 손님이 B씨가 장모를 데리고 은행에서 무언가를 작성하는 모습을 봤다고 귀띔해주면서다. B씨는 A씨 어머니가 가진 재산과 정부 치매 노인 지원금을 가로챌
정부는 지난해 8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법무부에 국제법무국을 신설했다. 신설 국제법무국에는 국제법무 서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초점을 맞춘 국제법무지원과(이하 지원과)가 설립됐다. 지원과가 수행하는 여러 업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부부처와 산하 공기업이 당사자인 국제소송이나 국제중재 사건에 대한 지원이다. 이를테면 방위사업청이 막대한 규모의 방산물자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국제계약상 분쟁이 발생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에 회부되면 법무부 국제법무국 지원과가 출동한다. 정부와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국제소송 재판에 직접 출석해 변론, 증거수집, 법률자문을 하는 곳도 지원과다. 부처 산하 공기업이나 지방정부가 국제분쟁에 맞닥뜨리게 될 경우 사태 초기에 지원과를 찾는다면 적절한 법무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 지원과는 해외시장에 진출하거나 진출할 예정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 무료 법률자문 서비스와 법률설명도 제공한다. 해외에 진출할
영국 유명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제레미 벤담은 죄수를 감시할 목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감옥을 제안한다. 감옥 중앙에 감시탑을 세우고 그 주변에 원형 형태의 죄수 방을 만드는 것이다. 감시탑은 항상 어둡게, 죄수 방은 밝게 한다. 감시탑이 어떤 죄수를 주목하고 있는지 모르게 하기 위함이다. 벤담은 이 감옥을 '판옵티콘'이라고 명명했다.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는 뜻의 'opticon'의 합성어다. 판옵티콘 속 죄수는 항상 감시받는다고 느껴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는 게 벤담의 주장이다. 국세청은 판옵티콘 감시탑처럼 합법적으로 납세자 재산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5조에 따르면 국세청장은 재산 규모,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해서는 상속세 또는 증여세 부과·징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세법에 따른 납세자 등이 제출하는 과세·재산 자료를 그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납세자별로 매년 전산 조직으로 관리해야 한다. 대통
우리 세법은 정책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세금을 깎아주거나 늦게 낼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 직접 농사 짓는 농민이 농지를 물려주면 증여세를 감면해주고, 자녀가 가업을 물려받아 사업을 계속할 때 증여세를 나중에 내게 해주기도 한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것 중 하나가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다. 이 과세특례 적용시 창업자금을 물려주게 되면 증여 당시에는 증여세를 적게 내도록 하고, 나중에 상속이 일어났을 때 상속세로 세금을 걷는다.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받으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증여 받는 사람이 18세 이상 자녀이고, 증여 하는 사람은 60세 이상 부모여야 한다. 증여 당시 부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조부모가 증여해도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증여 받은 자금은 중소기업을 창업하는 데 써야 한다. 법에서는 제조업, 건설업, 전자금융업, 음식점업, 사업시설 관리 및 조경 서비스업 등을 과세특례 적용 업종으로 정하고 있다
A씨와 아내 B씨는 11년 차 부부다. 두 사람은 결혼 전까지 같은 회사에 다녔지만, B씨는 출산 뒤 퇴사하고 가사를 전담하게 됐다. 자연스레 결혼 생활 중 경제적인 부분은 전적으로 A씨 몫이 됐다. 이들 부부가 사는 집은 A씨 부모님이 A씨에게 증여해 준 아파트로, 집과 관련된 각종 세금 역시 A씨 수입으로 충당했다. ━유책 배우자인 내 재산, 가정주부 아내에게 나눠줘야 할까━그러던 중 A씨가 외도를 저질렀다. 아내 B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같이 살고 있는 아파트도 재산분할 해달라고 했다. A씨는 아내의 요구가 황당했다. 집은 어디까지나 부모님이 본인에게 증여해 준 특유재산인데다 그 집의 유지 비용 모두를 자신이 홀로 부담해왔기 때문이다. 유책 배우자라는 이유로 이혼 시 특유 재산도 재산분할을 해줘야 할까. 증여받은 아파트는 이혼할 때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다만 A씨가 유책 배우자인지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우리 민법상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것
'일감 몰아주기'는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종국적으로 지배주주 일가가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일감 몰아주기의 수혜법인은 통상 기업집단의 대주주나 그 친척들을 지배주주로 한다. 초기에 적은 자본으로 설립해 큰 투자위험을 부담하지 않은 채 계열사에 의존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이익을 얻는다. 이는 그 자체로 지배주주에 대한 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은 일반기업은 공정한 시장진입을 통한 성장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각종 사회적 폐단을 낳는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은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규정을 두고 있다. 특수관계법인이 수혜법인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그 지배주주 등의 부를 증식하는 변칙적인 증여행위에 대해 증여세를 매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증세법은 수혜법인 매출액 중 일정한 비율을 초과하는 매출액이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경우, 수혜법인
'법의 부지(不知)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경언이 있다. 법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법 위반을 하게 되었더라도 법 위반이 정당화되지 않고 법 위반으로 인한 제재나 처벌이 면해질 수 없다는 의미다. 이는 우리나라 법에도 반영돼 있다. 예컨대 형사벌과 관련해 형법 제16조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형법 규정에 관한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이 규정에 따라 형사벌의 죄책을 면할 수 있지만 실제 사례에서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법의 부지에 널리 면죄부를 준다면 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법치국가의 시민이라면 마땅히 법을 지켜야 하고, 어떤 법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함은 당연하다. 이러한 생각이 법의 부지는 용서되지 않는다는 법언, 그리고 법제도에 반영되어 있다고 이해된다. 세법의 영역에도 위와 같은 법의 경언은 그대로 적용된다.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한 A씨. 현금이 필요해 시가 약 5억원의 아파트 한 채를 매각하려 한다. 그런데 다주택자 중과세율(1세대 2주택은 20%, 1세대 3주택은 30% 가산)이 적용돼 아파트 양도 시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다. 고민하던 A씨에게 한 지인이 절세 전략을 귀띔해줬다. 6억 미만 아파트를 아내에게 증여한 후 아내가 매각하면 양도소득세를 모두 부담하지 않고 아파트를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 지인의 조언은 맞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틀렸다. A씨가 이런 조언을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6억원의 증여재산 공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증여받은 재산 가액에서 6억원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A씨 지인은 A씨가 시가 5억원짜리 건물을 아내에게 증여할 때는 이 금액 전액이 공제돼 증여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또 양도소득세는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액인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된다. 아내가 증여받은 건물을 바로 매각할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