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할머니를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형근씨(55)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2월20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씨(71·여)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다음날 집 근처에 버린 혐의도 받았다. 정씨는 술을 마시던 중 "좋아한다"며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거부당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2심 재판부는 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평소 '엄마'라 부르며 친하게 지내던 70대인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생명을 빼앗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자신이 술에 취해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나 수단, 당시 상황을 정씨가 얼마나 기억하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사물을 변별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심이 정씨의 심신미약에 관한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며 "정씨의 연령, 성행과 범행의 동기 등을 모두 고려하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