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투여 후 의식 악화된 환자 사망…대법 "제때 검사 안한 과실"

산소 투여 후 의식 악화된 환자 사망…대법 "제때 검사 안한 과실"

정진솔 기자
2026.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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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
대법원 청사.

대법원이 산소 투여 후 의식이 약해져 결국 사망한 환자에게 에 이른 환자에 대해 당시 제때 이산화탄소 축적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의사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배우와 자녀들이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80대 남성 A씨는 만성질환으로 고혈압과 당뇨를 앓았고 2001년에는 폐암으로 좌측 폐를 부분 절제했다. A씨는 이후 폐렴 등으로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2차례 반복했다. 2018년 2월19일 부종 때문에 병원을 찾은 A씨는 폐렴 및 폐부종 의증으로 입원했다.

나흘후인 23일 오후 9시30분쯤 당직의로 근무 중이던 B씨는 A씨의 산소포화도가 최대 80% 정도인 것을 보고, 다음날 오전 3시50분쯤 산소 공급량을 1분당 2L에서 3L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A씨는 약 5시간 후인 오전 9시쯤 의식 수준이 혼미 수준으로 악화됐다. 의사는 체내 이산화탄소 과다 축적 여부를 판단하는 동맥혈가스검사를 당일 오후 4시9분쯤 되어서야 시행했다. 산소공급을 다시 낮추고 인공호흡기도 사용했지만 A씨는 당일 오후 6시3분쯤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병원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진행해 심정지 상태에 일시적으로 벗어났지만 결국 같은 해 3월12일 사망했다.

이에 유족들은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의료진이 제때 동맥혈가스 검사를 하지 않아 과도한 이산화탄소 축적을 확인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사망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고 봤다. '산소요법 시작 후 최소 1시간에 한 번씩 동맥혈가스 검사를 해야 한다'는 진료 지침을 어겼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다만 과거 병력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이 20%로 제한된다고 보고 배우자에게 1079만원, 자녀 3명에겐 각 661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패소 부분을 취소했다. 2심은 진료지침이 권고사항이라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봤다. 또 동맥혈가스 검사 여부는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가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의료진이 진료지침 내용을 지켰어야 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대법원은 "제때 동맥혈가스검사를 시행해 체내 이산화탄소 축적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증명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환자 측이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수준에서 통상의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위반, 즉 진료상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의 존재 및 그 과실이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는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해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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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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