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2025시즌 메이저리그 중견수 수비 지표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우익수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바람의 손자'가 아닌 '강철 어깨'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드는 모양새다. 수비 부담이 줄어들자 타격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6회초 실점을 막아내는 결정적인 '홈 보살'을 기록했다. 전날(23일) 컵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보살이자, 중견수 시절의 수비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내는 완벽한 송구를 보여줬다.
사실 2025시즌 샌프란시스코 주전 중견수였던 이정후의 수비 지표는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중견수 수비 지표는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OAA(Outs Above Average·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많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지 나타낸 수비 지표, 0이 평균) -5,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점수를 막아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는 -18로 좋지 못했다. 빠른 타구 판단과 넓은 수비 범위가 요구되는 중견수 자리에서 이정후는 리그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내린 '이정후의 우익수 이동'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중견수 자리에 '골드글러브' 출신 해리슨 베이더(32)가 가세하면서 이정후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강한 어깨를 활용할 수 있는 우익수로 이동했다.
23일 경기에 이어 24일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보살을 만들어냈다. 팀이 3-0으로 앞선 6회초 채스 맥코믹이 친 타구를 파울 지역에서 잡아 포수 에릭 하세를 향해 홈으로 던졌다. 컵스 대주자였던 케인 케플리가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이정후의 정확하고 빠른 송구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자칫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었던 실점 위기를 자신의 '어깨'로 직접 지워버린 순간이었다.
수비에서 안정을 찾으니 타석에서도 집중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눈에 띈다. 이정후는 이날 수비에서의 눈부신 활약은 물론, 타석에서도 2회말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안타를 추가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한 뒤 7회초 시작과 동시에 루이스 마토스와 교체됐다. 수비 범위에 대한 압박감을 덜어내자 특유의 정교한 타격 능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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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수 수비 지표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메이저리그 정상급 우익수를 바라보고 있는 이정후가 2026시즌 정규리그에서 어떤 놀라움을 선사할지 국내와 미국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