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KBO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28·미네소타 트윈스)이 메이저리그 등판 4경기 만에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동시에 떠오르는 팀이 있다. 바로 그의 친정팀인 LG 트윈스다. 최근 LG는 선발진이 부진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만약 고우석이 LG에 복귀해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고, 현 클로저인 손주영이 다시 선발로 전환한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고우석은 21일(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서 팀이 3-10으로 크게 뒤지던 7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고우석은 선두타자 패트릭 베일리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후속 피티 핼핀과 승부에서도 우월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이어 카일 만자르도에게도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헌납하며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1사 후 체이스 드라우터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실점은 '3'으로 늘어났다. 이후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마친 고우석의 올 시즌 성적은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9.00이 됐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고우석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은 것이다. 경기 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의 댄 헤이스 기자에 따르면 미네소타는 켄드리 로하스를 22일 콜업한 대신, 고우석을 빅리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KBO 리그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은 2023시즌 종료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거치며 방출 대기와 마이너리그 강등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4월 친정팀 LG의 러브콜까지 고사하며 미국 잔류 의지를 불태운 고우석은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고우석이 마이너리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LG 복귀 전망이 일기도 했지만, 고우석의 선택은 잔류였다. 당시 고우석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에 많은 응원과 기대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지난 5월 LG의 제안을 거절하고 매일 마음이 좋지 않았다. 팀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팀을 외면한 것만 같아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있었다. 다시 한번 LG 트윈스 팀과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이어 "아내에게 가장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둘째를 임신한 채로 혼자서 아이를 돌보면서도 늘 괜찮다고 이야기해 줬는데, 이 행운이 저에게 찾아와 준 것은 모두 아내 덕분인 것 같다.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되었으니, 응원해주신 만큼 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더했다.
독자들의 PICK!


그리고 지난 8일 고우석이 마침내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미네소타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로부터 고우석을 영입하는 트레이드에는 메이저리그 콜업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디 애슬레틱의 미네소타 전담 기자 댄 헤이즈는 ""고우석의 계약서에는 양도 조항이 있기에 무조건 미네소타 로스터에 포함돼야 한다(He has an assignment clause in his contract and must now be added to the Twins' roster)"고 밝혔다.
이어 이틀 뒤인 10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감격의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 성적은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 계속해서 12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빅리그 두 번째 등판에 나선 고우석은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해내며 첫 홀드를 챙겼다. 그리고 20일에는 1-10으로 뒤지고 있던 8회말 구원 등판, 1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비록 만루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21일 무릎을 꿇었고, 결국 마이너행 통보를 피할 수 없었다.
짧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꿈을 이룬 고우석. 당분간 그는 트리플A 무대에서 투구하며 재차 콜업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고우석은 트리플A 무대에서도 19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60, 27⅔이닝 동안 32탈삼진의 성적을 마크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물론 LG 복귀라는 선택지도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LG는 6연패로 뼈아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후반기 아직 1승이 없다. 특히 시즌 초반 손주영이 클로저로 보직을 변경한 뒤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웰스 3.30, 임찬규 4.08, 톨허스트 4.21, 송승기 4.83의 평균자책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웰스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4.99에 달한다. 설상가상, 불펜으로 활용했던 외국인 투수 악셀 리오스를 전날(21일) 방출시키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LG는 고우석이 하루빨리 돌아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고우석은 포스팅을 통해 해외로 진출했기에, KBO 리그 무대로 복귀할 시에는 원소속 구단인 LG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고우석이 돌아온다면 손주영이 다시 선발진에 합류해 안정감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